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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이 보여줄 것은 '사포·세리머니 아닌 경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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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 (이한형 기자)

 

황희찬(22, 레드불 잘츠부르크)는 아시안게임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다.

황의조(26, 감바 오사카), 손흥민(26, 토트넘 핫스퍼) 만큼이나 뜨겁다. 다만 뜨거움의 의미가 다르다. 황의조와 손흥민은 기량으로 뜨겁다. 연일 골과 도움을 기록하면서 한국의 결승행을 이끌었다. 하지만 황희찬은 논란으로 뜨겁다.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2차전. 1대2로 충격패를 당한 황희찬은 말레이시아 선수들과 하프라인에서 악수를 나누지 않고, 경기가 끝나자 곧바로 벤치로 걸어들어갔다. 경기 후 인사는 스포츠의 매너.

황희찬의 비매너에 축구팬들은 뿔이 났다. 경기에도 지고, 매너에도 졌기 때문. 결국 황희찬은 SNS를 비공개로 전환해야 했다.

논란은 계속 됐다.

이번에는 키르키즈스탄과 3차전이었다. 황희찬은 측면에서 사포(레인보우 플릭)를 시도하려다 실패했다. 물론 경기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기술이지만, 약체 키르키즈스탄을 무시하는 행동이라는 비난이 뒤따랐다.

정점을 찍은 것은 우즈베키스탄과 8강에서 나온 골 세리머니였다.

3대3으로 맞선 연장전. 황의조가 그림 같은 볼 트래핑으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손흥민이 키커로 나설 준비를 했다. 이 때 황희찬이 황의조와 손흥민에게 "내가 차겠다.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3대3, 그것도 연장에서의 페널티킥. 황희찬의 강심장은 칭찬할 만하다. 여기에 골까지 성공시켰다.

문제는 다음이다. 황희찬은 카메라 쪽으로 달려가면서 손가락을 입에 붙였다. 마치 비난했던 사람들을 향해 "조용히 해"라는 제스처처럼 보였다. 이어 유니폼을 벗은 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가 했던 세리머니를 펼쳤다.

황희찬의 경기력은 눈에 띄지 않았다. 마지막 페널티킥 골을 넣었지만, 황의조가 만든 페널티킥이다. 비난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김학범 감독은 황희찬에게 기회를 줬다. 29일 베트남과 4강전에 선발로 냈다.

황희찬은 눈에 확 띄는 경기력은 아니었다. 선제골의 시작점이었지만, 황의조의 볼 키핑이 워낙 좋았다. 이승우(헬라스 베로나)의 세 번째 골 장면이 그나마 황희찬의 우직한 돌파가 돋보였다.

하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 수비에도 적극 가담했다. 공격수로서 마무리는 부족했지만, 우직한 플레이로 베트남 격파에 힘을 보탰다. 한국은 베트남을 3대1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아직 결승이 남았다. 팬들의 마음을 돌릴 마지막 기회다. 팬들이 보고 싶은 것은 황희찬의 세리머니가 아닌 황희찬의 경기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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