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프라이빗커브 제공)
올해 우리 나이로 지천명(知天命)을 맞은 배우 유준상은 참 부지런한 스타다. 스크린과 브라운관, 무대를 넘나들며 꾸준히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은 물론, 꽤 오랫동안 진지하게 음악 활동을 병행 중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유준상은 2013년 1집 '쥬네스'(JUNES)를 발표하고 가수로서 본격적인 첫발을 내딛었으며, 3년 전부터는 기타리스트 이준화와 듀오 '제이앤조이20'(J n joy 20)로 활동 중이다.
"제가 알게 모르게 음반을 좀 많이 냈죠? 하하" 최근 기자들과 만나 나눈 대화의 주제도 연기가 아닌 음악이었다. 유준상은 "연기가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며 이야기의 전달자가 되는 분야라면, 음악은 오롯이 저의 감성을 보여줄 수 있는 분야라는 점에서 또 다른 매력이 있다"며 음악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그는 "음악은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던 꿈이었다"며 "학창시절 헤비메탈 밴드 보컬을 맡기도 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유준상은 이달 초 솔로 신곡 '서든리'(Suddenly)를 냈다. 사랑을 기다리는 심정을 유쾌하게 풀어낸 곡으로, 박효신, 존박과 협업한 바 있는 영국 출신 밴드 마마스건의 보컬 앤디 플렛츠가 작곡에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유준상은 "외국 작곡가에게 곡을 꼭 한번 받아보고 싶었다"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메일로 제 프로필 메일을 보냈는데 흔쾌히 수락해줘 재미있는 작업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협업이 성사되고 나서는 가장 먼저 '음원차트 순위권에는 들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부터 해줬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번에는 곡을 다른 뮤지션에게 받았지만, 유준상은 직접 작사, 작곡까지 해내는 싱어송라이터다. 또 10년 넘게 보컬 레슨을 받으며 노래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힘쓰고 있고, 대학 시절 전공(영화연출)을 살려 뮤직비디오도 연출도 도맡는다. 물론, 출연도 직접 한다. 유준상은 "뮤지컬 무대에서 노래할 때와 가수로서 노래할 때의 느낌이 또 다르다. 소리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들어서야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느낌의 소리를 자연스럽게 내는 법을 조금이나마 깨달았다"며 "나이가 벌써 쉰 살이지만, 지금이라도 알게 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미소 지었다.
여행, 자연, 그리고 사람들. 유준상이 음악으로 풀어내는 주제들이다. 그는 "너무 편안해서 듣다가 잠이 들 정도의 음악, 다른 일을 하면서 들어도 방해되지 않을 만한 음악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제가 꼭 사랑이 아니더라도 노랫말 한마디 한마디가 사람의 마음을 아스라이 건드릴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 내고 싶다"고 소망했다. "녹음실에 가면 엔지니어 분들이 '맨날 비슷한 노래 듣다가 생각지도 못했던 곡을 들려줘서 고맙다'고 하시면서 엄청 반겨주세요. (미소). 저 역시 생각지도 못했던 그런 반응을 들을 때마다 힘이 나고, 앞으로도 계속 하고 싶은 음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100세 시대잖아요. 이제 딱 '반백살'인데 아직 젊은 나이 아닌가요?" 유준상의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박대성 화백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기 시작한 국악 앨범, 월드비전과 함께하는 프로젝트 앨범 등을 제작 중이며, 세 번째 음악 영화 연출작 '스프링 송'(Spring Song)의 촬영을 이미 마친 상태다. 뿐만 아니라 동료 배우 엄기준, 민영기, 김법래와 '엄유민법'이라는 이름으로 틈틈이 공연도 펼치는 중. 유준상은 "'한번 하고 말겠지'라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꾸준히 했고, 저도 모르게 결과물이 쌓이면서 '허투루 하지 않는구나' 하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며 "앞으로도 해보고 싶은 일들을 실천해나가겠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저의 음악을 들어주시는 분들이 많아지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더불어 많은 분들이 제가 꿈을 실현해나가는 모습을 보고 용기를 얻으셨으면 한다"며 미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