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공단 세일전자 화재 희생자들의 합동 분향소가 마련된 길병원 장례식장. 22일 이곳에는 졸지에 사랑하는 아내와 남편, 아들딸을 잃은 유가족들의 슬픔이 가득했다.
장례식장 곳곳에서 유족들의 흐느끼는 울음소리가 계속되는 가운데 동료들을 구하기위해 불길속으로 뛰어들었다 희생된 직원들의 안타까운 소식도 속속 확인되고 있다.
치솟는 불길 속으로 동료들을 구하려고 전산실에 다시 들어갔다가 숨진 것으로 알려진 김모(51·여)씨 유족은 슬픔을 참지 못했다.
세일전자 직원인 김씨는 불길을 목격한 뒤에도 동료 직원들을 찾으려고 다시 전산실에 뛰어갔다고 했다.
그러나 불이 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4층 전체에 시커먼 연기가 퍼지면서 김씨는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김씨 올케는 "우리 시누이가 막상 방에 들어가서 못 나오니까 난간을 잡고 있었나 봐요"라며 "그런데 연기를 너무 많이 마시니까 정신을 잃고 떨어진거야…"라고 울었다.
힘들게 말을 이은 그는 "(시누이는) 직원들이 안 나오니까 빨리 내려오라고 전화하고 다시 들어가고…"라며 "우리 시누이는 살 사람이 다시 들어갔다는 거에요. 그래서 못 나오고 창문에 매달려서 죽은 거야"라고 오열했다.
이 회사 전산팀 과장인 민모(35)씨도 동료 직원들을 구하려고 전산실에 들어갔다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층에서 연기를 보고 4층으로 다시 올라가 직원들을 대피시켰지만, 끝내 전산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 영정 앞에서 "거길 왜 들어가 사지(死地)에를…남 구하려다가 그랬어"라고 목놓아 울었다.
화재로 딸을 잃은 유가족도 "(시신이) 누가 누군지 알 수가 없어서 나보고 확인해 달라고 그래…딸 얼굴을 내가 또 봤다구요"라며 가슴을 쳤다.
그는 빈소를 찾은 안재화 세일전자 대표 앞에 쓰러진 채 절규했다.
이어 "살려달라고는 안 합니다. 죽고 나서 돈이나 받으려고 이런 줄 압니까"라며 "부모 같은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라 이거에요"라고 회사측 대응태도를 지적했다.
이번 화재는 21일 오후 3시 43분께 남동구 논현동 세일전자 공장 4층 검사실에서 발생했다.
이 불로 A(53·여)씨 등 공장 근로자 9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전체 사망자 9명 중 7명의 시신이 공장 건물 4층에서 발견됐다.
이번 화재 사고 희생자 유가족과 세일전자는 인천시 남동구 이 병원 장례식장 5층에 합동분향소를 마련했다.
길병원으로 이송된 A(37)씨 등 사망자 5명 외 인천적십자병원과 인천사랑병원에 안치된 시신 4구도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길병원 장례식장으로 옮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