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CBS 임미현의 아침뉴스
■ 채널: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임미현 앵커
■ 대담: CBS 사회부 김명지 기자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안희정 전 충남지사 1심 무죄 판결과 홍대 몰카 사건 등 성범죄 수사와 재판을 둘러싼 후폭풍이 거셉니다. 여론이 성 대결 양상으로까지 치닫고 있는데요
김명지 기자와 함께 이 사안 짚어보겠습니다.
◇ 임미현> 최근 성범죄 판결과 수사를 두고 청와대 게시판이 뜨겁다고 하는데, 어느 정돕니까?
◆ 김명지> 홍대 누드모델의 몰카를 찍어 워마드에 올린 사건의 1심 판결을 두고 청원 글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선고에 대해서도 60여개에 달하는 청원 글이 올라오는 등 성범죄 관련 사건에 갑론을박이 한창입니다.
◇ 임미현> 네. 홍대 몰카 사건부터 보겠습니다. 촬영을 해서 유포한 20대 여성에게 실형이 선고됐습니다. 초범이고 자백을 했는데 집행유예 아니냐, 이런 목소리가 큰 것 같습니다.
◆ 김명지> 네. 징역 10월이 선고됐죠.
◇ 임미현> 네. 여성이라고 무겁게 처벌했다, 이런 건데 맞습니까 이게?
◆ 김명지> 재판부도 여론을 의식했는지, 그 점을 판결문에서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몰카를 인터넷에 유포해 회복 불가능한 인격적 피해를 입혔다"면서 "피해자가 남자냐, 여자냐에 따라 처벌 정도가 달라지는 건 아니다"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이를 비난하는 청와대 게시글을 보면, "편파 수사와 여성혐오의 산물"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판사가 여자라서 봐준 티가 난다"는 반박 글까지 등장했죠.
◇ 임미현> 남성과 여성이 갈려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것 같습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김명지> 논란에 기름을 부은 건, 그제 있었던 안희정 전 지사 1심 판결인데요.
◇ 임미현> 네. 미투 첫 판결이었습니다. 무죄가 나왔어요.
◆ 김명지> 네. 비서였던 김지은씨의 증언에 신빙성이 의심된다, 증명이 부족하다, 이런 취지였죠. 판결 직후 안 전 지사는 고개를 숙였습니다.
먼저 안 전 지사의 발언 들어보시죠.
[녹취: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13일 서울서부지법 앞)]
"죄송합니다. 부끄럽습니다. 많은 실망을 드렸습니다. 다시 태어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임미현> 김지은씨를 지지했던 여성단체들은 그야말로 격렬히 반발을 하고 있죠.
◆ 김명지> 네. 법원 앞에서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천주교성폭력상담소 김미순 소장입니다.
[녹취: 천주교성폭력상담소 김미순 소장(13일 서울서부지법 앞)]
"이것이 위력이 아니라면 무엇이 위력이겠습니까. 여성도 성적 자기결정권을 준수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과연 그러한지, 이 무능한 사법부가 어떻게 변화될지 개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임미현> 김 기자, 이번 판결이 편파 판결, 또 남녀에 따른 차별이 맞습니까?
◆ 김명지> 일단 안희정 전 지사 사건에서 1심 재판부의 설명은 엄격하게 범죄가 증명되지 않았다는 형사대원칙을 내세운 것이고요. 홍대 몰카 사건에 실형이 나온 건 인터넷 유포, 그리고 피해자와 합의되지 않았다는 점 등이 반영된 것이라는 게 법원 판단인 겁니다.
◇ 임미현> 여성우월주의 커뮤니티 워마드죠. 워마드는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는 집회에 동참하겠다고 했었죠?
◆ 김명지> 네. 이른바 혜화역 시위에 이어서, 여성단체들이 경찰청 앞에서 편파 수사를 규탄하는 집회를 가졌고, 심지어는 어제 일부 워마드 회원들로 추정되는 이들이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는 집회에 동참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이 음란물 유포 방조 혐의로 워마드 운영자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건데, 이를 두고 일베와의 차별 대우라는 주장까지 편 건데요.
경찰은 어쨌거나 몰카, 그리고 음란물 유포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 대책을 계속 내놓고 있고요. 아무래도 여성 피해자가 많은 게 성범죄 사건이니 그런 반성적 입장에서 수사를 하겠다, 편파 수사는 오해다, 이런 해명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 임미현> 네. 성범죄는 어쨌거나 피해자를 보호하고, 반면 가해자에 대해선 엄하게 처벌하는 게 원칙 아니겠습니까. 단순히 성 대결로 몰고 갈 건 아닌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 김명지> 동의합니다. 실제 전문가들 역시 우리 사회가 여성에게 불리한 보수적인 면이 있다면서도 이를 구조적인 관점에서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설명하는데요.
전북대 사회학과 설동훈 교숩니다.
[녹취: 전북대 사회학과 설동훈 교수]
"현행법이 국민의 상당수가 원하는 것과는 다른 형식으로 만들어져 있다고 봐야될 거고요. 사회구조, 사회제도를 고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렇게 본다면 남녀대결의 문제로가선 문제를 풀지 못한다."
◇ 임미현> 결국 남녀를 따지지 않고 평등하고 엄정한 수사, 그리고 또 판결이 바탕이 돼야 한다는 원칙이 바로 서야할 것 같습니다.
◆ 김명지> 바로 그렇습니다.
◇ 임미현> 네. 지금까지 김명지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