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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직후 실종된 아버지, 70년 만에 '독립유공자' 서훈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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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이미동 선생, 해방 직후 연락 두절…'옥사' 추정
70년 만에 독립유공 훈장 받아…자손들 "비교할 수 없는 영광"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에서 열린 ‘제73주년 광복절 및 정부수립 70주년 경축식’ 참석자들과 출연진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일제로부터 독립한 직후 실종된 한 독립운동가가 70여년 만에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아 자손들이 가슴에 품고 살았던 그리움을 달랠 수 있게 됐다.

올해 부산에서만 6명이 유공 훈장을 받는 등 정부의 유공자 발굴 정책이 효과를 보고 있다.

부산 영도구에 사는 이모(72) 할머니는 1947년 1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나자마자 홀어머니 슬하에서 힘겨운 유년기를 보내야 했다.

독립운동가로 알려진 아버지 이미동 선생이 광복 직후 네 가족을 남겨둔 채 갑자기 실종됐기 때문이다.

이 할머니는 종종 어머니로부터 "아버지는 독립운동을 하시다가 여러 차례 옥살이까지 했다"는 말을 들으며 자랐다.

이후 수십 년 동안 이 선생은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최근 다른 독립운동가가 "이미동 선생은 해방될 때까지 옥고를 치르고 있었다"고 증언을 한 게 마지막 행적이었다.

하지만 이를 증명하기 어려워 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한 채 '아버지는 훌륭한 분'이라는 자부심만으로 긴 세월을 버텼다.

그러던 이씨는 이번 달 초 국가보훈처로부터 이미동 선생을 독립유공자로 인정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 선생이 일제에 맞서 울산지역에서 항일 운동을 벌인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기 때문이다.

국가보훈처는 이 선생에게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여하기로 했다.

광복과 함께 사라졌던 아버지의 흔적이 70여년 만에 독립유공 훈장과 함께 돌아온 순간이었다.

이 할머니는 "얼굴조차 몰랐던 아버지가 독립유공자로 인정을 받게 돼 더할 수 없이 영광이며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자랑스럽다"며 "훈장 수여식에 자손이 모두 참여해 아버지의 공을 기릴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부산지방보훈청은 15일 제73회 광복절 기념식에서 이 선생을 비롯한 유공자 6명에게 훈장을 수여한다.

부산에서 독립유공자로 지정받는 사례는 한 해 평균 1~2명에 그쳤지만, 올해에는 큰 폭으로 늘었다.

전국적으로도 지난해보다 49명이나 많은 177명이 국가유공훈장을 받게 된다.

보훈처는 지난해부터 국가유공자 지정 기준을 완화하고 적극적으로 발굴 정책을 펼친 결과라고 설명했다.

부산지방보훈청 관계자는 "국가유공자 신청을 받는 정책에서 적극적으로 발굴하는 정책으로 변화를 주는 한편 유공자 지정 기준도 넓인 결과 서훈자 수가 큰 폭으로 늘었다"며 앞으로도 유공자를 발굴하고 예우를 갖춰 지원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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