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5개월간 필리핀 앙헬레스 교도소에서 억울한 옥살이를 한 이연호 목사(원주 선한목자교회)가 수감생활을 하던 모습.
최근 백영모 선교사의 경우처럼 필리핀에서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셋업 범죄로 억울한 옥살이를 하는 이들이 종종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기선교여행 차 필리핀을 방문했다가 셋업으로 4년 5개월 동안 억울한 옥살이를 하다 무죄로 풀려난 목 지난해 11월 말 귀국해 최근에 원주에 선한목자교회를 개척한 이연호 목사의 경우도 그 예다.
지금 평범한 개척교회 목회자로 사역을 하고 있지만, 이 목사는 1년 여 전 만 해도 필리핀 앙헬레스 교도소에서 지옥 같은 수감생활을 하고 있었다.
이 목사는 필리핀 단기선교여행 차 지인의 소개로 한국인이 운영하는 신학교에서 3개월간 체류했던 중 2013년 4월 15일에 느닷없이 필리핀 연방수사국, NBI 수사관들에게 체포됐다.
수사당국의 체포 대상자였던 신학교 대표인 A 선교사가 피신하자 같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체포된 것.
A 선교사가 데리고 함께 생활하던 40여 명의 신학생들 가운데 앙심을 품은 일부 학생들이 오 선교사를 셋업하려 했으나 피신해 버리자,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이 목사가 체포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영문도 모른 채 잡혀간 이 목사는 미성년자 노동착취와 임금미지급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4년 5개월 동안 억울한 수감생활을 했다.
이 목사는 필리핀 교도소 수감생활에서 큰 고통을 겪어 당시 상황을 기억조차하기 싫을 정도다.
교도소에서의 식사 등 모든 생활을 수감자가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아무런 연고도 없는 이 목사에겐 너무 고통스러웠다.
이연호 목사(우측)가 목회하는 원주 선한목자교회 앞에서 기자와 함께한 모습.
특히 8평 되는 작은 감방에서 수용 정원 30명보다 4배가 많은 120여명이 함께 수용된 열악한 환경을 견디는 게 매우 힘들었다고 말한다.
이런 수감생활로 이 목사는 피부병을 비롯해 종기, 급성빈혈 등 여러 질병으로 고통을 받은 것은 물론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생사의 기로에 놓인 적도 있었다.
불행 중 다행히 A씨가 잡혀서 지난해 8월 14일 앙헬레스 법원의 1심 재판에서 무죄판결을 받아 지난해 11월 말에 한국에 들어올 수 있었다.
비록 누명을 벗고 고국에 돌아오긴 했지만 오랜 수감생활에서 얻은 질병으로 이 목사는 지금도 많은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이 목사는 최근 셋업으로 필리핀서 억울한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백영모 선교사 소식을 전해 듣고는 악몽이 떠오르는 듯 누구보다도 고통스러워했다.
한 달 반 전 선한목자교회를 개척한 이 목사는 4년 5개월 동안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게 만든 필리핀을 위해 ‘하나선교회’를 만들었다.
석방을 도와준 한인선교사들을 지원하고 필리핀이 복음으로 올바르게 새워질 수 있기를 소망하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