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열린 '제1304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수요시위'에 참석한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가 발언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이한형 기자/노컷뉴스)
14일인 오늘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국내외에 알리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기 위해 제정된 국가 기념일이다.
지난 2017년 12월 국회 본회의에서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보호·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이 통과되면서 국가기념일로 확정됐다.
이 날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처음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증언한 날이기도 하다.
故 김학순 할머니가 기자회견을 통해 생존자 중 최초로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하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인권문제로 국제사회에 알려질 수 있게 됐다.
첫 국가 기념일로 맞은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기념해 공연·영상·책 등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다룬 영화 ‘귀향’의 조정래 감독(가운데). (자료사진/CBS노컷뉴스)
먼저 제44회 '인문예술콘서트 오늘'이 오늘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술가의 집을 찾는다.
'귀향'(2015)을 통해 위안부 아픔을 다룬 영화감독 조정래가 국악봉사로 '나눔의집' 할머니들과 인연을 맺은 뒤 '귀향' 프로젝트를 이루기까지 과정을 돌아본다.
창작 판소리 단체인 '판소리공장 바닥소리' 최용석 대표와 함께 국악 공연도 선보인다.
'인문예술콘서트 오늘'은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에 열리지만, 이번에는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날 특집으로 꾸미면서 일정을 조정했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오늘부터 21일까지 상암동 시네마테크KOFA에서 '하나 된 울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특별전을 연다.
할머니들의 과거를 재현한 '귀향'(조정래 감독·2015)을 비롯해 끝나지 않은 투쟁을 그린 '그리고 싶은 것'(권효·2012), '침묵'(박수남·2016), '에움길'(이승현·2017) 등 다양한 다큐멘터리와 극영화 9편이 상영된다.
행사 기간에는 나눔의 집 할머니들이 직접 그린 그림을 감상하는 '소녀들의 기억' 전시도 함께 열린다.
전시 그림들은 피해 할머니들이 1993년부터 미술 심리 치료를 통해 그린 작품들로, 국가기록원 유품 유물로 등재됐다.
전시는 어린 시절 순수하기만 했던 고향에 대한 기억, 일본군에 끌려가 위안소에서 생활한 당시 고통과 그들의 바람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관람은 무료.
국립국악원은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과 오는 14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예악당 무대에서 '소녀를 위한 아리랑' 공연을 선보인다고 7일 밝혔다.
할머니들의 소녀 시절을 회상하는 '꿈꾸는 소녀-강강술래'로 시작해 할머니들의 아픔을 위로하는 전통 공연으로 이어진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이 연주하는 '넋풀이', '구음시나위'와 함께 국립민속국악원 안무자 복미경의 '살풀이춤'으로 민족의 슬픔을 표현한다.
마지막 순서는 아리랑으로 꾸민다. 출연자와 관객 모두가 민요 아리랑을 부르며 화합과 평화의 장을 꿈꾸는 순서다. 관람은 무료.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을 위한 프로젝트 앨범 '이야기해주세요'를 한정판 LP도 출시됐다.
여성 음악가들이 2012년과 2013년 파트.1과 파트.2가 잇달아 발매한 앨범이다.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인 이날 한정판 LP와 LP미니어처 CD로 발매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을 위한 외침과 속삭임'이란 부제의 이 앨범은 이른바 '홍대 신'에서 활동하는 여성 음악가들이 목소리를 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밴드 소규모아카시아 출신 송은지 제안으로 시작한 이 프로젝트에는 이효리, 이상은, 남상아, 한희정, 송은지, 이아립, 박혜리, 지현, 트램폴린, 빅베이비드라이버, 로터스 프로젝트 등 장르와 영역을 아우른 뮤지션이 참여했다.
소설가 김숨(44)이 올해 국가 공식 기념일로 지정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8월 14일)에 맞춰 할머니들의 증언을 토대로 한 소설 2편을 펴낸다.
김복동(92) 할머니의 증언으로 구성한 '숭고함은 나를 들여다보는 거야'(현대문학 펴냄)와 길원옥(90) 할머니의 증언을 토대로 한 '군인이 천사가 되기를 바란 적 있는가'(현대문학)는 증언들을 서사시 형식의 독백으로 재구성한 소설들이다.
(사진=서경덕 교수팀 제공)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팀이 일본의 위안부 역사왜곡을 꼬집는 영어영상을 오늘 공개했다.
2분 30초 분량의 영상은 전 세계에 만들어 지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관련 소녀상 및 기림비를 일본 정부에서 없애려는 작업을 낱낱이 고발하고 있다.
서 교수는 "아직도 일본군 위안부의 존재를 잘 모르는 외국인들에게 널리 알리고, 또한 위안부의 역사적 사실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은폐하려고만 하는 일본 정부를 비판하고자 영어영상을 퍼트리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영상의 내레이션은 방송인 안현모가 재능기부로 참여했다. 그는 "이런 의미있는 영상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게 되어 기쁘며, 하루 빨리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진심어린 사죄와 보상을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