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급 회담의 남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북측 대표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남북 대표단이 13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회담을 마친 뒤 인사말을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청와대는 13일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3차 남북정상회담이 9월 안에 평양에서 열기로 합의한 것과 관련해 9월 초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현실적 여건을 감안하면 9월 초는 좀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실적 여건이 어떤 것인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김 대변인은 "여러분이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만 답했다.
북한은 올해 70주년을 맞는 정권수립일(9·9절)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를 대대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앞서 올해 초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신년사에서 평창동계올림픽과 9·9절 정권수립일을 민족적 경사로 지목하고 민족적 대사들을 성대히 치루고 민족의 존엄과 기상을 내외에 떨쳐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청와대의 이같은 반응은 문 대통령이 9·9절 이전에 방북하는 것은 자칫 남남갈등 유발 소지가 있는 등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변인은 "대략적인 날짜와 장소가 나왔으니 고위급회담을 통해서 나온 합의 내용들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지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평양 남북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날짜는 이후 진행될 실무회담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오는 16일 청와대에서 판문점선언 이행추진위원회 전체회의가 예정된 만큼, 이 회의에서 실무단 구성과 의제, 정상회담 날짜 등이 결정돼 북과 실무회담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