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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만에 열린 남북노동자 축구경기… "승리보단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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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상암월드컵에 양대노총과 시민 3만여명 응원하러 모여
시민들 "경기결과보단 하나된 모습이 가장 보고 싶어"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에서 한반도기가 게양되고 있다.(사진=이한형 기자)

 

11년 만에 남한에서 열린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의 첫 번째 경기인 한국노총과 조선직총 건설노동자 축구팀 간 대결이 11일 오후 5시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쳐지고 있다.

이날 경기장엔 평화를 상징하는 하늘색 옷을 걸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조합원 등 3만여명의 시민들이 응원석을 채웠다.

저마다 한반도 지도와 '우리는 하나다' 문구가 적힌 응원봉을 들고 경기장을 찾은 응원객들은 경기의 승패보단 남북 선수들이 한 경기장에서 같이 땀 흘리는 모습에 주목하는 모습이었다.

아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원석현(41)씨는 "처음 시작은 작지만 이렇게 남북 간 민간교류가 진행되다보면 서로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아 응원하러 왔다"며 "스포츠인 만큼 양팀이 스포츠맨쉽을 갖으면서도 예의를 갖춘 모습을 경기 중에 보고 싶다"고 말했다.

함께 근무하는 조합원들과 경기장을 찾았단 전민석(45)씨는 "북한하고 남한이 판문점 선언도 맺어서 뜻깊단 생각이 들어 이 경기를 보러 왔다"며 "노동조합을 하는 사람으로서 남북 노동자가 하나가 먼저 된다면 통일이 빨리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웃어보였다.

대학생이 되고서 첫 대외활동으로 통일축구 서포터즈를 한단 홍성희(19)씨는 "누군가 골을 넣었을 때, 득점한 팀만이 아닌 상대팀이 같이 축하해주는 모습을 보고 싶다"면서도 "그래도 한국사람이라 남한 대표팀이 골을 먼저 넣었으면 좋긴 하겠다"며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이날 경기에 앞서, 조선직업총동맹 주영길 위원장 등 북측대표단은 이날 오후 2시 30분쯤 양대노총 대표와 함께 용산역 강제징용노동자상을 참관해 헌화를 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들은 두번 째 경기인 민주노총과 조선직총 경공업노동자축구팀 간 경기를 끝으로 축구대회를 마무리하고 숙소인 서울 워커힐호텔로 돌아가 환송만찬으로 둘째날 일정을 마칠 계획이다.

이어 북측대표단은 오는 12일 오전 경기 남양주 마석모란공원 전태일 열사와 문익환 목사 묘소 등을 참배한 뒤 서해 육로를 통해 북한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2박 3일 일정의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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