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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석탄 반입 드러났지만 미국 반응은 '덤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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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8-11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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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 "한국 신뢰" 이틀전 논평 그대로 전달…입장변화 없어
세컨더리 보이콧 남용할 경우 한국 뿐 아니라 유럽과 동맹 약화 우려

북한산 석탄 등 이동경로 (자료=관세청)

 

북한산 석탄과 선철이 원산지 위조를 거쳐 국내에 반입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미국은 별다른 입장 발표 없이 '한국 정부는 충실하고 신뢰할만한 동반자'라는 입장을 그대로 유지했다.

대북 제재를 위반한 우리 기업에 대한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같은 입장, 그리고 각종 제재 조치와 맞물려 미국이 처한 상황 등을 감안할 때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

◇ 북한산 석탄 국내 반입 확인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모두 3만5천여톤, 시가 66억원 상당의 북한산 석탄과 선철이 러시아 산으로 둔갑해 국내로 반입됐다.

북한산 석탄 수입이 전면 금지된 유엔 안보리 제재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적발된 수입업자들은 싼 가격의 북한산 석탄을 러시아 산으로 속여 차익을 챙기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관세청 수사결과로 북한산 석탄이 한국으로 반입돼 국내 업체가 유엔 제재를 위반했다는 점이 밝혀졌다. 이로써 미국이 대북제재를 위반한 단체와 개인에 가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적용할지가 이슈로 떠올랐다.

이런 가운데 미국 행정부는 한국에서 북한산 석탄 밀반입에 대한 수사 결과가 발표된 이후에도 별다른 대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미 국무부는 10일(현지시간) 관세청 수사결과 발표에 대한 CBS노컷뉴스의 논평 요청에 “한국은 유엔 안보리 제재의 이행에 있어 충실하고 신뢰할만한 동반자”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미 양국은 북한 이슈에 대해 밀접히 공조하고 있고, 북한에 대한 일치된 대응을 조율하기 위해 긴밀한 연락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덤덤한 미국, '한국 신뢰' 입장 변화 없어

지난 8일(현지시간) 미 국무부는 “한국은 해상에서의 유엔 안보리 결의의 이행에 있어 충실하고 신뢰할만한 동반자”라고 답변했는데 이날 ‘해상(maritime)’이라는 단어를 빼고는 똑같은 내용을 전해왔다.

이는 북한산 석탄의 국내 반입에 대한 미 국무부의 반응이 적어도 11일 현재까지는 변화가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동안 미국은 북한산 석탄의 국내 밀반입 의혹에 대해서는 공식 발언을 자제하는 등 매우 신중한 입장을 이어왔다.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 (사진=C-Span 영상 캡쳐)

 

지난 9일(현지시간)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산 석탄을 반입한 한국 기업에 대한 제재가 내려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 “관련 조사는 한국 정부에서 개시한 것이며, 조사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고만 답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우리의 오랜 동맹으로 긴밀한 협조가 이뤄지고 있으며, 한국 정부가 이 문제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모든 국가가 대북 제재를 유지하고, 제재를 우회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지난 7일(현지시간)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전화통화로 북한산 석탄 밀반입 문제에 대해 논의했으며, 정 실장이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이고, 한국 법에 따라 기소를 포함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들(한국 정부)은 우리와 전적으로 협력해왔다”고 강조했다. 일단은 한국의 수사와 이후 처분을 믿고 지켜보겠다는 뜻이다.

◇ 세컨더리 보이콧 발동, 현실적 제약

이런 미국의 신중한 반응은 트럼프 행정부가 대외 정책을 운용하면서 제재를 남용하고 있다는 우려가 적잖이 제기되고 있는 점과도 맞닿아 있다.

특히 최근 미국이 이란 핵협정에서 탈퇴하면서 대이란 제재를 재개한 가운데,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이란 핵협정 서명 국가들은 협정에 그대로 남아있으면서 제재 불참을 선언한 상황이다.

만약 유럽 기업들이 이란과 계속 거래할 경우 미국은 유럽 기업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을 발동해야 하는데 이것이 나토 동맹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5일(현지시간)자 기사에서 제재가 효과를 보려면 동맹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전제하면서 미국의 동맹들이 좌절을 경험할 경우 제재에 대한 국제사회의 연대를 형성하기가 더욱 어려워 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미국이 나토(NATO) 동맹인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에 세컨더리 보이콧을 기계적으로 적용하기 힘들다는 현실은 동북아에서의 핵심 동맹인 한국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미국이 중국과 무역전쟁을 치르고 있고,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내기 위해 제재 압박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한국과의 동맹을 긴밀히 유지하는 것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 정부가 나서서 제재 위반 사항에 대한 수사와 처벌을 약속한 상황에서 일을 더 크게 만드는 것도 부담이다.

미국이 북한산 석탄의 밀반입과 관련해 신중한 반응을 보이면서, 대북제재의 변함없는 이행과 함께 오랜 동맹으로서 한국과의 긴밀한 협조를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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