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는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대회' 기간에 마련되는 남북 교육자 대표 간 협의에서 남북 교육자 교류협력방안을 제안하고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남측의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북측의 조선직업총동맹은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를 오는 8월 11일 서울에서 개최한다.
조선직업총동맹 대표단은 10일 오후 5시 30분 민주노총 사무실을 방문하는데, 이 자리에서 조창익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과 조선교육문화직업동맹 위원장이 상봉할 예정이다. 단식투쟁 26일차를 맞게 되는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박옥주 수석부위원장이 대신 참석할 예정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조선교육문화직업동맹과 만나는 자리에서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교육교류사업 제안서'를 제시하고 각종 사업을 구체적으로 제안할 예정이다.
'조선교육문화직업동맹 중앙위원회'는 지난달 20일 "합법화 실현을 위한 귀 단체의 의로운 투쟁을 적극 지지하며 평화롭고 번영하는 통일조국의 미래를 키워나가기 위한 교육활동에서 귀 단체와 언제나 어깨겯고 나갈 것"이라는 내용의 서신을 전교조에 팩스로 보내온 바 있다.
이에 전교조는 답신에서 전교조는 조선교육문화직업동맹의 서신에 대해 감사를 표하면서, 지난 10년간 단절되었던 교육 교류를 재개하여 평화의 시대에 조응하는 새 교육의 청사진을 함께 설계하자고 제안했다.
전교조가 조선교육문화직업동맹에 보낸 서신
조선교육문화직업동맹 위원장 귀하
판문점 선언으로 제2의 6·15 시대를 맞았습니다. 우리 민족끼리 새 시대를 여는 역사적 과업에 헌신해 오신 조선교육문화직업동맹 위원장님과 일꾼들의 노고에 대하여 경의를 표합니다.
전교조는 과거 적폐정권의 탄압으로 인해 법외노조가 되었고 다시 합법화를 이루기 위해 농성과 단식 등 치열한 투쟁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7월 20일 팩스로 받은 귀 단체 중앙위원회의 7월 14일 자 서신은 폭염을 뚫고 솟아오르는 분수처럼 커다란 청량감을 안겨주었습니다. 전교조에 대한 애정과 관심으로 굳건한 연대의 의지를 밝혀주신 조선교육문화직업동맹에 대하여 전교조 조합원들을 대표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참교육과 노동해방의 심장이 맥동하는 한 전교조는 기필코 법외노조라는 걸림돌을 치우게 될 것이며, 사랑과 정의와 평등이 넘치는 교육에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될 것입니다.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이 흘려 온 고난의 피땀을 생각하면 가슴이 메어옵니다. 냉전과 분단의 체제를 완전히 청산하고 대립과 갈등을 넘어 자주, 평화, 번영의 통일시대로 나아가겠다는 남과 북 당사자의 의지를 당당하게 선포한 것이 판문점 선언입니다. 이로써 우리는 이 땅의 밝은 미래를 자신 있게 전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남측과 북측의 아이들이 평화의 땅, 하나의 조국에서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보는 것만으로도 벌써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반도의 봄이 남과 북을 가리지 않고 오듯이, 이 땅의 모든 미래세대는 남북 교원 모두의 제자들입니다. 이제 남북 정상이 만나 새 역사의 시작을 알렸으니, 남측 교원들은 이 중대한 시기에 교육 부문이 수행해야 할 과제를 자각하고 적극적인 실천을 다짐하고 있습니다. 이는 북측 교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과거 남북 교원들이 직접 만나 공감 속에 나누었던 소중한 뜻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전교조 교사들이 분단의 벽을 넘어 평양을 방문했던 2003년 당시의 남북교육자 상봉모임은 잊지 못할 감격의 순간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2008년 5월 금강산에서 개최되었던 ‘남북교육자대표회의’ 이후 만남은 중단되고 말았습니다. 이제 10년의 긴 터널을 지나 마주하는 새 시대는 남북 교육자의 재상봉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교육 부문의 교류를 재개하여 평화의 시대에 조응하는 새 교육의 청사진을 함께 설계해야 할 시점입니다.
우리는 오는 8월 10일부터 12일까지 개최되는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를 벅찬 가슴으로 맞이하고 있습니다. 특히 8월 11일로 예정된 전교조 대표단과 조선교육문화직업동맹 대표단의 재상봉은 남북 교육교류 재개의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의 만남은 남녘에서도 종종 연주되는 북녘 작곡가 최성환의 ‘아리랑’ 첫 소절이 그려낸 대로 아지랑이처럼 아름답게 피어올라 마침내 신명나는 큰 마당을 펼쳐내게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남과 북의 교육자들이 어깨겯고, 얼싸안고, 발맞추어 나아간다면 평화와 통일의 땅을 앞당겨 이루어 후대에 자랑스럽게 물려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조선교육문화직업동맹과 함께 한 마음, 한 뜻으로 노력하고자 합니다.
재상봉의 날을 기다리며
2018년 7월 24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조창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