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트위터/Twitter)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북미 외교장관 회담이 불발됐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연설 내용이 많이 달라졌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5일(현지시간) 동남아 순방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을 만나, 미국에 불만을 토로하며 ‘단계적 접근’을 촉구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연설 내용 대해 묻는 질문에 “지난해와 비교해보라”고 답했다.
그는 “(리 외무상의) 정확한 연설 내용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외무상은 비핵화에 대한 계속된 약속을 아주 명확히 했다”며 “해마다 북한이 반복해서 내뱉은 분노와 증오를 감안하면 이번에 그의 발언은 달랐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8월 필리핀에서 열린 ARF 연설에서 리용호 외무상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로 “미 본토 전역을 사정권 안에 넣었다”며 “미국이 끝내 군사적으로 덤벼든다면 우리가 지금까지 차근차근 보여준 핵전략 무력으로 톡톡히 버릇을 가르쳐 줄 준비가 돼 있다”고 미국에 위협을 가했다.
리 외무상이 이번 ARF연설에서 단계적 동시적 조치, 특히 종전선언을 촉구하면서 미국에 불만을 토로했지만, 지난해 연설과 비교하면 확연히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점에 폼페이오 장관은 더 큰 의미를 부여한 셈이다.
그러면서 폼페이오 장관은 “많은 대화가 진행 중”이라고 말해, 북한과의 대화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또 ARF 의장성명에서 회원국들이 ‘유엔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을 명시한 점을 지적하면서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종결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전까지는 제재 해제는 불가하다는 점을 밝힌 것.
그는 제재 완화 외에 북한에 다른 보상을 줄 수 있는 것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진행 중인) 협상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다. 이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피해갔다.
이는 대북 제재는 계속 이어가겠지만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상응한 보상방안에 대해서는 미국도 고민 중이라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