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의 댓글조작 행위를 공모한 혐의로 의혹을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6일 특검에 출석해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입장을 밝혔다.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등을 수사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이날 김 지사를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 소환했다.
이날 오전 9시 28분쯤 정장 차림으로 사무실 앞에 모습을 드러낸 김 지사는 포토라인에 서서 "특검보다 더한 조사에도 응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며 "이번 사건의 진실을 밝혀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 공방이나 갈등을 확산하는 정치특검이 아니라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진실 특검이 되시기를 다시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킹크랩 시연회 단 한번도 본 적 없나', '지방선거에서 도움 요청했나', '센다이 총영사직을 역으로 제안했나' 질문에 "사실이 아니다", "없습니다"라며 부인했다.
이날 특검은 김 지사가 드루킹의 댓글조작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와, 드루킹에게 지난 6.13 지방선거 때 도움을 요청했는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2016년 11월 김 지사가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아지트인 경기 파주 소재 느릅나무출판사를 찾아가 댓글조작 매크로 프로그램인 '킹크랩' 시연회에 참석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시연회 참석 사실이 입증되면 김 지사가 드루킹 일당의 댓글조작의 실체를 알고 있었다는 방증이 될 수 있다. 이후 '인사거래'가 있었다는 가능성도 설득력을 갖추게 된다.
특검은 김 지사가 드루킹과 함께 댓글 조작을 공모했거나 알고도 묵인한 것으로 의심하고 김 지사의 동선을 파악하는 데 주력해왔다.
특검은 또 드루킹 일당이 지난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불법행위를 저질렀는지와 이 과정에 김 지사가 관여했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다.
특검은 당시 선거를 앞두고 김 지사가 드루킹에게 댓글조작을 요청하고 그 대가로 경공모 핵심 회원에 대한 인사청탁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앞서 드루킹은 자신의 측근 도모(61) 변호사를 오사카 총영사직에 앉혀 달라고 김 지사에게 청탁하자, 김 지사가 센다이 총영사직을 역으로 제안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이날 특검 사무실 앞에는 김 지사를 지지하는 시민과 반대하는 시민 백여명이 모여 서로를 향해 고성을 지르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