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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투톱' 엇갈리는 메시지…미묘한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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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新당권 주목받는 김병준, '통합' 강조…당 안정화에 방점
- '투쟁형 리더십' 김성태, '성 정체성 혼란' 돌출발언으로 갈등 중심에
- "당권주자 김성태, 김병준에 조기 견제구" 분석도…비대위 내부선 '쓴소리'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과 김성태 원내대표 (사진=윤창원 기자)

 

자유한국당이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되면서 극에 달했던 당내 갈등은 물밑으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이번엔 김병준 비대위원장과 김성태 원내대표 '투톱'의 메시지 방향이 엇갈리면서 두 사람 사이에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외부적으론 문재인 정부의 각종 정책에 '국가주의'라는 표현으로 견제구를 던지면서도 '사회 통합'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지난 달 30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도 찾아 "결국 우리 사회가 통합을 향해 가야 한다"며 방명록에 '모두, 다 함께 잘사는 나라'라고 적었다.

그는 내부적으로도 '당내 갈등 봉합'을 중요 과제로 여기는 모양새다. 과거 행보를 심판하는 인적청산론 대신, 보수가치 재정립 후(後) 인적쇄신론을 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처음부터 인적청산론을 띄웠다면 대상 계파의 반발이 극심했을 것"이라며 "당내 기반이 약한 김 위원장이 일단 당 안정화를 통해 힘을 키운 뒤 이후 쇄신에 나서겠다는 기술적 행보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의 행보와 관련해선 "그냥 안정화에 끝날지, 막판 '한 칼'을 숨기고 있을지 잘 모르겠다"는 물음표도 당 안팎에서 나오지만 어쨌든 체제 전환 직전까지 이어졌던 극심한 계파갈등은 표면적으론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렇다보니 '투쟁형 리더십'에 가까웠던 비박계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 체제가 현 체제의 비교대상으로 당내 구성원들 입에서 오르내리는 것도 사실이다. 비대위가 꾸려진 뒤 대표 대행에서 원내사령탑의 자리로 돌아간 김 원내대표는 지난 달 31일 임태훈 군 인권센터 소장을 겨냥해 "성 정체성 혼란을 겪는 분"이라며 다시 이슈의 중심에 섰다.

보혁 논쟁을 촉발시켜 전통적 보수층을 결집시키기 위한 전략적 발언이라는 평가와 함께, 김 위원장이 외치는 '사회 통합론'과는 정반대의 "극우적 발언"이라는 지적이 내부에서도 제기됐다.

김 원내대표의 발언은 공교롭게도 김 위원장이 봉하마을에서 '통합'을 언급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일각에는 내년 초 당권도전을 염두에 둔 김 원내대표가 '돌출 메시지'로 김 위원장에게 집중됐던 스포트라이트를 분산시킨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당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김 원내대표에겐 당연히 김 위원장에 대한 견제심리가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당 이미지 쇄신'과 '이슈 파이팅'이라는 각자의 역할에 충실한 것이라는 반론도 있지만, 비대위 내부에선 김 원내대표의 행보를 두고 일부 불편한 시각도 감지된다. 한 비대위 관계자는 최근 당적·전과 이력으로 논란이 됐던 김대준 비대위원의 거취를 두고 비대위 내부에서 김 원내대표와 구성원 간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의견의 온도 차는 있었지만, 비대위가 초반에 흔들려선 안 된다는 공감이 있었기에 그리 큰 문제가 아니었다"고 했다.

다만 김 원내대표의 '성 정체성' 발언에 대해선 "(기무사 문건) 사안만 놓고 본다면 정말 실체가 있는 것이냐, 시민단체에 관련 문서가 유출이 되도 좋은 것이냐에 언론이든 관계 당사자가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본질과는 동떨어진 얘기로 소모적 논쟁을 촉발시켰다는 뜻으로도 풀이되는 대목이다.

한편 일부 한국당 의원은 오는 15일에 건국절 행사를 대대적으로 주도해야 한다는 제안도 내놨지만, 비대위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한 관계자는 "정치·경제 상황이 엄중한데, 언제까지 진영 이슈에 집중할 것인가. 그런 것을 한 번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며 "위원장의 지향점도 국민통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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