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SBS 월화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촬영부 스태프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본팩토리 제공)
SBS 월화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촬영 스태프가 지난 1일 숨진 채 발견됐다. 주 52시간은커녕 길게는 하루 20시간 이상 계속되는 드라마 현장의 고강도 노동에 대해 신속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김환균, 이하 언론노조)은 2일 성명을 발표해 방송사에는 장시간 노동 개선 대책 마련을, 정부에는 '방송업도 예외 없는' 주 52시간 준수를 촉구했다.
언론노조는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스태프의 죽음을 언급하며 "사망 원인이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평소 특별한 지병도 없던 30세의 건강한 노동자가 갑작스럽게 사망한 원인으로 드라마 현장의 악명 높은 장시간 노동 문제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언론노조는 "그는 숨진 채 발견되기 전 5일 동안 야외에서 76시간에 달하는 노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노동부의 만성 과로 인정 노동시간은 주 60시간"이라고 꼬집었다.
언론노조는 연장근로를 포함해 주 최대 68시간 동안 일할 수 있었던 법이 지난달 주 52시간으로 바뀌었음에도, 방송업은 특례업종에서 빠진 지 얼마 되지 않아 시행시기가 1년 늦춰진 점을 지적했다.
언론노조는 "현장에서는 버젓이 노동시간을 지키지 않고 있다. 언제까지 제작 현장은 예외여야 하는가. 게다가 정부는 노동 시간 단축과 관련해 6개월간 단속이나 처벌을 하지 않기로 했다. 정상은 유예되고 예외만 지속되고 있다. 정부는 하루빨리 유예를 철회하고 주 52시간 노동시간 준수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방송사에는 방송 제작현장의 장시간 노동 개선 대책을 즉각 발표하라고 요구했다. 언론노조는 "방송사는 외주제작사의 노동 실태를 파악하고, 제작현장 근로자 보호를 위해 폭염 등 무리한 야외 노동에 대한 지침을 마련하고 감독해야 한다"며 "미온적인 노동시간 단축 논의에 적극적으로 나서 자사와 외주사 모두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고용노동부에는 지난 2월 언론노조가 함께한 드라마 TF 요구에 따라 실시한 드라마 제작현장 특별 근로감독 결과를 하루빨리 발표할 것을, 방송통신위원회에는 사고가 빈번한 방송 제작환경 개선을 위해 나설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