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 카피탄 전시 모습 = 조은정 기자
1992년 스페인 남부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코코 카피탄(Coco Capitan). 순박했던 시골소녀는 18살 영국 런던으로 건너와 런던패션대학과 영국왕립예술학교에서 수학하며 패션과 예술에 눈을 떴다.
명품 브랜드 구찌는 이 젊고 감각있는 아티스트를 단번에 알아봤다. 지난해 구찌와의 협업으로 작품들을 패션물에 투영해 단박에 떠오르는 스타가 됐다. 밀라노와 뉴욕에서 수백 제곱미터에 이르는 아트 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현재 유명 브랜드의 광고 사진 뿐 아니라 페인팅, 벽화, 핸드라이팅, 영상, 설치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고 있다.
'힙'(Hip)한 20대 예술가의 대표주자격인 코코 카피탄이 한국에 왔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대림미술관은 코코 카피단의 첫 개인전
전시를 2일부터 선보인다.
전시에서는 예술과 상업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들이 눈에 띈다. 어떤 것이 패션 화보이고, 순수 예술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경계가 모호하다. 자신이 쓴 글이 구찌 티셔츠에 새겨져 팔리고, 이 티셔츠를 입은 인물을 다시 사진이나 설치작품으로 만드는 식이다.
1일 기자간담회에서 앳된 모습의 코코 카피탄은 예술과 상업물의 경계를 허무러뜨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녀는 "미술관은 왜 패션매거진처럼 운영될 수 없을까 질문을 던지고 싶다"며 "(예술과 상업의) 얇은 경계를 넘나들고 싶다.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다면 얼마나 세상이 지루하겠는가"라고 되물었다.
화려한 사진을 보면 감각적인 부분만을 쫓을 것 같지만 다른 작업에는 '죽음'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엿보인다. 지난해 여름 미국 서부를 여행하면서 마주한 빈 건물과 버려진 도로 등 황량한 배경을 담은 사진에서 죽음을 생각하기도 한다.
패션계에서 주목을 받으며 순식간에 뜬 그녀지만 아티스트로 자리잡으려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미디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크게 신경쓰지 않으려 한다. 이 시대의 '잇걸'이 되겠다는 생각은 없다. 그저 제가 있어야 할 자리는 런던의 작은 스튜디오에서 사진과 페인팅 작업을 계속 하는 것이다"
전시는 내년 1월 27일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