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권에 도전하는 이해찬·김진표·송영길 세 후보들이 본격 세몰이에 나섰다.
세 후보들은 29일 지난주 당대표 예비경선 이후 처음으로 연달아 기자간담회를 가지며 치열한 8.25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 레이스에 들어갔다.
더불어민주당 당권에 도전하는 이해찬·김진표·송영길 후보
이해찬 후보는 참여정부 시절 총리 경험과 7선 의원의 '경륜'을 내세웠고, 김진표 후보는 경제관료 출신으로서 '경제정당 건설'을, 송영길 후보는 '당 세대교체'를 통한 젊은 피 수혈을 내세운다는 전략이다.
우선, 이 후보는 한 시간 동안 기자들과 질의 응답 시간을 가지며 정치 현실과 국정 현안에 대한 '경륜'을 과시했다.
그는 가장 핵심적으로 '최소한 20년 집권할 수 있는 '장기집권 플랜'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당대표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이 후보는 "근본적으로는 경험한 바와 같이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10년 갖고는 정책 의 뿌리를 못내렸다"며 "실제로 유럽에서도 영국의 노동당과 독일 사민당이 개혁적 정책을 뿌리내리기까지 16년, 4번 집권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차원에서 우리도 그동안 굉장히 보수적 사회인데 개혁적 정책이 뿌리 내리기 위해서는 최소한 20년은 집권할 수 있는 계획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당청관계에 대해 전 정부의 총리 경험을 바탕으로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제가 총리를 할 때 당정청 협의를 많이 했다. 당에서 준비를 안하고 나가면 정부의 주장에 동의해주고 만다. 당이 안보인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라며 "사전에 잘 준비를 해서 서로 충분히 대화해, 이를 지속적해야 한다"고 설명하며 수평적 당청 관계를 내세웠다.
현재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떠오른 남북문제와 관련해서 그는 "남북관계가 지금 자유한국당이 집권했더라면 이렇게 안 풀렸을 것"이라면서도 남북문제 해결이 예상보다 더딜 수 있다는 점을 들며 지지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기도 했다.
이어 "제가 노무현재단 이사장이어서 10월 4일날 남북정상회담 기념 행사도 평양과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에는 김진표 후보가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자신의 강점인 '경제'를 내세웠다.
간담회 내내 김영삼 정부 시절 금융실명제 개혁과 김대중 정부에서의 IMF 수습 등 화려한 이력을 재차 강조했고, 문재인 정부의 '금융 개혁'을 도와 혁신 성장을 가속화하겠다는 구상을 앞세웠다.
그는 "당에서 몇 안되는 경제전문가 출신이고, 문 정부 국정자문위원장으로서 5개년 계획 설계했다"며 "경제살리는 유능한 경제정당을 만드는 당대표가 되려고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융자에서 투자로의 금융개혁이 시급하다"며 "관료들은 소극적 태도로 기득권에 안주하고 위험부담 없이 영업하려는 금융권의 기득권을 못깼다. 금융개혁을 당이 주도해가야한다"고 '금융개혁'을 적극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이를 통해 내년 초부터는 창업 열풍 일어나고, 하반기로 가면서 성공사례들이 많이 만들어져서 기업가치가 뛰는 성공신화를 만들어 경제 활력을 만들겠다. 이를 통해 경제 정당을 건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특히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서 "특히 규모별로 업종도 있고 지역별로의 어려움이 있다. 규모별로 무리하게 적용할 때 여러 문제가 있는 것인데 적용기간을 좀 늘려주는 등의 방법 통해서 현실에 맞게 조정할 필요성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의 이런 인식은 현재 청와대와 정부의 공식 방침과는 다른 것이어서 경선 과정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 후보 가운데 가장 젊은 송영길 후보는 세대교체론을 설파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이날 오전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서 기자들과 만나 "우상호, 임종석은 20년 전 DJ의 영입으로 30대 때 국회의원이 됐다"면서 "언제부턴가 당내 30대 국회의원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당대표가 되면) 20~30대 에너지를 키워내 '청년 민주당'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소통을 강조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오찬간담회에서 "모든 국회의원의 상임위 내용을 다 알려서 저는 항상 소통하겠다. 당대표가 대통령과의 독대와 비서실장과의 상시 소통이 필요하다"며 "현재 당대표는 정부 현안을 갖고 대통령과 얘기 해 본적이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후보 중 문 정부를 가장 이해할 수 있고 소통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 러시아특사나 정상회담 등 북방경제협력위원회하면서 교감이 잘되었다"면서 당정 관계에서의 원활한 소통을 자신의 강점으로 꼽기도 했다.
경쟁 후보인 이해찬 의원과 김진표 의원에 대해 견제구도 날렸다. "당청 소통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이 의원이 청와대와 소통이 잘 될 거라고 보는 분들은 적지 않느냐"며 이해찬 후보를 겨냥했다. 김 후보에 대해서는 "정통 경제관료 출신으로 경제전문가를 자처하지만, 정부부처와 당은 엄연히 다른 조직"이라고 꼬집었다.
각 후보들은 다음주부터 전당대회를 향한 광폭 행보에 나선다. 이 후보는 광주 빛그린산단을 방문하며 정책 중심 홍보를 할 계획이다. 김 후보는 제주에서 전당대회 일정이 있는 만큼 지역 당원과의 만남에 집중할 예정이다. 송 후보는 다음주 별도의 출마기자회견을 갖고 구체적 공약을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