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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式' 한국당, 초반 엇갈린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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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가치논쟁 불 지피며 광폭행보
“야당의 정부 견제역할 및 반공이념 탈피성과”
“당내 기반 취약해 근본적인 당 개혁에 한계”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 첫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자유한국당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한지 열흘이 지난 가운데 초반 행보를 놓고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김 비대위원장이 부임 후 꺼내든 ‘보수가치 재정립’ 카드 덕분에 한국당을 둘러싼 주요 화제가 계파갈등에서 정책논쟁으로 전환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외부인사인 김 비대위원장의 당내 기반이 취약해 인적쇄신과 같은 고강도 혁신과정에선 한계점을 보일 수 있다는 회의적 목소리도 나온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17일 취임 후 계파갈등 종식과 보수가치 정립 등을 전면에 내세우며 광폭행보를 보였다. 특히 소득주도성장 정책과 탈원전, 부동산 정책 등 현 정부의 핵심 정책 기조를 공략하며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다.

김 비대위원장은 취임 다음날 열린 첫 기자회견에서 국가주의에 대항한 ‘자율’이라는 화두(話頭)를 던지며 현 정부의 과도한 시장 개입을 비판했다.

그는 박정희 정부 뿐아니라 현 정부도 국가주의로 규정하고 날을 세웠다.

이는 이념이나 당내 특정 세력에 얽매이지 않고 ‘가치’ 중심으로 보수진영을 재편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지난 19일에는 김 비대위원장을 예방한 청와대 한병도 정무수석이 “현 정부의 정책을 국가주의라고 표현하기엔 단어가 맞지 않는 것 같다”며 반박하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김 비대위원장이 지난 20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는 과거 노무현 정부가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에 제안했지만 실패로 끝난 ‘대연정'을 언급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대연정을 통해서라도 역사적으로 해야 할 일은 하고 싶었는데 실패했다”며 이를 “아픈 기억”이라고 말했다.

제1야당 수장 입장에서 ‘대연정’의 필요성을 평가한 발언은, 직전 홍준표 전 대표 체제에서 한국당이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한다'는 여론의 비판을 받은 점을 고려한 행보로 관측된다. 오는 30일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는 것도 이같은 통합행보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반공이념에서 정책논쟁 전환 긍정적…야당 역할론 집중

전문가들은 김 비대위원장의 초반 행보를 두고 색깔론 내지 지역주의에 기대고 있었던 한국당을 가치‧정책 중심으로 전환시켰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현출 건국대 교수는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반공에 기초한 보수이념을 탈피해 정책 중심으로 포커스를 맞춘 것은 바람직하다”며 “보수가 그동안 국민들에게 시대착오적인 인상을 심어줬는데 시대적 흐름에 맞추면서 현 집권층의 실정을 공략하는 게 순서상 맞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당장 선거를 앞둔 상황이 아니라 비대위의 권력 장악력이 약하다는 의견이 있지만, 보수의 지향점을 제시하고 결속시키면 새롭게 봐 줄 여지가 있다”며 “지금까지 워낙 지리멸렬했으니 조금만 잘해도 돋보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상준 단국대 교수도 통화에서 “보수 재건이 목표라기보다는 정부를 견제해야하는 야당다운 야당의 역할론에 충실하고 있다”며 “각 정당들에 고정 지지층이 자리 잡고 있어서 결국 중도층의 표심이 중요하다”며 “그런 측면에서 현 정부의 실책으로 인해 중도 지지층이 이탈할 경우 그 표를 받을 수 있는 대안세력으로서 역할을 고민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취약한 당내 기반 근본개혁 걸림돌…‘국가주의’ 자기모순 우려도

정책행보와 가치 재정립 시도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당내 권력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근본적인 개혁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비대위원장이 현 정부를 ‘국가주의’로 규정하고 대립각을 세운 부분이 ‘자기모순’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서강대 손호철 교수는 통화에서 “아무리 정책이나 강령을 바꿔도 결국 핵심은 인적 구성”이라며 “이승만 정권 시절 자유당 강령은 프랑스 공산당 만큼이나 진보이었지만 우리나라 정당에서 강령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반문했다.

손 교수는 “당내 친박 등 반공주의로 무장된 이들을 어떻게 데리고 갈 건지 해법이 나와야 한다”며 “그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든지, 아니면 그 사람들을 바꾸든지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김 비대위원장의 초반 행보를 두고 “현 정부와 차별화하려고 초조함을 느껴 이것 저것 다 건드리고 있는데, 오히려 김 비대위원장이 노무현 정부에서 본인이 추진했던 정책을 스스로 비판하고 있는 점에서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비대위원들과 상의 없이 너무 많은 걸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는 데 힘을 쓰지 말고 방향을 다시 숙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성패는 결국 얼마나 국민 눈높이에 맞춘 당의 변화를 이끌어 내느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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