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7월 26일 (목)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은평아동보호전문기관 최일선 팀장
◇ 정관용> 아이들이 안전하게 자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일선에서 일하는 분들이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들입니다. 그런데 이 폭염 속에 그분들이 일주일째 1인시위를 이어가고 있다고 하네요. 2001년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출범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하는데요. 그 사연을 들어보겠습니다. 은평아동보호전문기관의 최일선 팀장부터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최일선> 안녕하세요. 저는 은평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최일선 팀장이라고 합니다.
◇ 정관용> 최일선 팀장께서도 1인 시위에 동참하신 바 있나요?
◆ 최일선> 7월 16일부터 지금 진행되고 있는 1인 시위에 저는 20일날 참여했었습니다.
◇ 정관용> 우선 우리 청취자분들한테 예를 들어서 은평아동보호전문기관, 그럼 어떤 일을 하는 기관입니까?
◆ 최일선> 저희 기관 같은 경우는 서울시에서 위탁을 받아서 아동학대 예방업무를 은평구, 종로구, 강북구 3개 구에서 아동학대 신고 접수가 되었을 때 나가서 현장조사와 또 그 이후의 후속 관리를 하는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아동학대가 벌어지고 있다는 신고전화가 되면 여기로 연결이 되는 거고.
◆ 최일선> 지금 우선은 경찰 통해 112를 통해서 접수가 되고요. 저희랑 같이 현장 조사를 하고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그럼 학대를 하지 못하도록 예를 들어서 부모가 학대했다 그러면 그 부모를 상담한다든지 이런 일들을 하시는 겁니까?
◆ 최일선> 주로 저희가 학대의 경우는 대부분 좀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가해자가 부모님들이 좀 많으시고요. 부모님 상담을 하고 아이들을 상담해서 지원하는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1인 시위가 시작된 이유는 뭡니까?
최일선 팀장 1인 시위 사진 (사진=본인 제공)
◆ 최일선> 과거부터 이쪽 아동학대 예방업무에 대해서 좀 어려움들이 많이 있긴 있었는데 최근에 계속적으로 신고가 늘어나는 부분들과 저희가 관할하는 지역들이 굉장히 넓고 상담원의 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그런 걸로 인해서 궁극적으로 좀 아이들을 지원하는 데 어려움들이 계속적으로 발생해서 저희가 기관을 좀 증설하고 예산 확보를 절실하게 지금 필요한 상황이라서 1인 시위를 좀 하게 되었습니다.
◇ 정관용> 아동학대 신고는 얼마나 늘어나고 있습니까?
◆ 최일선> 작년 기준으로 약 3만 4000건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가 됐고요. 해마다 계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들 속에서 전국의 상담원들은 지금 715명 정도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 정관용> 전국 다 합해서 715명밖에?
◆ 최일선> 715명.
◇ 정관용> 그것밖에 없어요?
◇ 정관용> 지금 제가 알기로는 미국 같은 경우는 보통 이제 1인 상담원들이 한 10케이스에서 15케이스를 하고 있는데 저희 지금 은평아동보호전문기관 같은 경우는 상담원들이 보통 한 70~80케이스들을 담당하고 있어서 굉장히 어려움이 좀 큰 상황입니다.
◇ 정관용> 이름이 은평으로 붙었습니다마는 아까 팀장님 말씀하신 것 보면 은평구, 강북구, 종로구 3개 구를 다 관할합니까?
◆ 최일선> 네. 지금 현재 전국의 아동보호전문기관이 62개 소인데 거의 기관당 한 네다섯 개 지자체를 담당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서 굉장히 커버해야 될 지역들이 넓은 상황입니다.
◇ 정관용> 62개소의 715명이 전국의 아이들을 다 돌본다? 참 그건 터무니없이 부족한 것 같은데 왜 이게 기관 증설이 안 되는 겁니까?
◆ 최일선> 지금 아동학대 예방이나 사업은 예산이 범죄피해자보호기금과 복권기금 예산으로 하고 있어서, 실제 업무는 보건복지부나 지자체에서 위탁받는데 법무부의 이러한 불안정한 예산으로 진행이 되다 보니까 그 기관 증설이나 상담원 증설이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고 불안정한 예산으로 돼 가고 있어서 근무 여건이 열악하고 또 실제로 상담원들도 그래서 일을 지속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잠깐만요, 아동보호전문기관 예산을 범죄피해자보호기금하고 복권기금에서 준다고요?
◆ 최일선> 네. 지금 현재는 예산이 그렇게 책정되어 있어서 저희가 이러한 부분들을 앞서 말씀드린 대로 좀 현실화하고 안정적인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서 지금 1인 시위와 국민청원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정관용> 가해 부모들을 만나려면 사실 낮이고 밤이고 없을 거 아니에요?
◆ 최일선> 저희가 24시간 당직근무 체제로 운영을 하고 있고요, 365일. 그래서 새벽에 신고가 들어오면 응급한 상황의 경우 나가서 직접 조치를 해야 되는 상황들이 계속적으로 좀 발생하고 있어서.
◇ 정관용> 그러니까요. 근로시간, 노동시간도 굉장히 길 것 같고 현장에 가면 폭언에 욕설, 심지어 성희롱 이런 일들이 벌어진다고요?
◆ 최일선> 실제로 만나서 욕하고 이런 것들은 거의 기본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부분들이 많고요. 그로 인해서 사실 상담원들이 심리적인 위협이 커서 실제로 그런 트라우마 때문에 공황장애나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담원들도 꽤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최일선 팀장도 그런 위협적 상황에 맞닥뜨린 적이 있으세요?
◆ 최일선> 네. 저도 실제로 학대행위를 하셨던 부모님께서 주머니에서 이렇게 칼을 꺼내서 직접적으로 위협을 하면서 아이들 복귀를 계속 종용하셨던 적이 있었습니다. 아마 제가 봤을 때는 모든 상담원들이 수차례씩 경험을 하지 않았을까 싶거든요.
◇ 정관용> 모든 상담원이 수차례?
◆ 최일선> 네. 제가 생각했을 때는 그랬을 것 같습니다. 저희가 알아서 조심하거나 이러지 않는 이상 사실 굉장히 위험에 노출돼 있는 상황입니다.
(사진=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홈페이지 캡처)
◇ 정관용> 동료 여성 상담원의 경우 또 어떤 사례가 있을까요?
◆ 최일선> 좀 전에 질문 주셨던 것처럼 성적인 발언들을 하시는 경우나 노골적으로 그런 이야기들을 하시는 경우에는 상담 자체를 진행하기 어렵고 인격적으로 좀 무시하는 경우, 위압감을 많이 느끼고 있죠.
◇ 정관용> 성적인 얘기까지 꺼내면서 조롱을 한다고요?
◆ 최일선> 그런 경우도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 경우고요. 그럴 때는 사실은 상담 자체가 진행이 안 되고 아까 말씀드린 대로 이 아이들이 학대 상황에 계속 노출될 수 있는 확률이 더 높은 상황입니다.
◇ 정관용> 그런 부모를 만났을 때 그 후에 그러니까 상담이 제대로 진행이 안 되면 그 후에 할 수 있는 조치가 뭐 다른 게 있습니까?
◆ 최일선> 저희가 이제 사회복지적인 용어로는 '사례관리'라고 해서 어떻게든 또 아이들을 학대에서 저희가 방지하기 위해서 만남을 계속적으로 시도를 하기는 하는데 계속적으로 됐을 때는 저희도 법적인 수사 조치를 의뢰하거나 이런 방향으로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지금 월급은 어느 정도나 되세요?
◆ 최일선> 사실 그 부분도 굉장히 열악한 부분인데 지금 연봉이 2700만 원으로 동결이 된 상황이라 1년을 일하나 20년을 일하나 1년차든 직급이 팀장이든 2700만 원의 동일한 상황으로 책정이 되어 있기 때문에 아까 말씀드렸지만 상담원 수를 늘리려면 예산이 책정돼 있어서 임금을 오히려 줄여야 하는.
◇ 정관용> 딱 돈이 묶여 있으니까 사람 더 뽑으려면 결국 임금을 깎을 수밖에 없는.
◆ 최일선> 네, 맞습니다.
◇ 정관용> 이거는 그러니까 무슨 복권기금 이런 데서 나올 게 아니라 본예산으로 제대로 예산을 배정하고 상담기관 수도 늘리고 상담원도 더 많이 뽑고 이거밖에 방법이 없는 거로군요.
◆ 최일선> 현재로써는 국가에 대해, 국가가 1차적으로 아이들의 권리를 지켜야 될 책임이 있기 때문에 그 일들을 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예산을 책정하고 그런 일들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게 아주 급한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고맙습니다.
◆ 최일선> 감사합니다. 1인 시위 많이 참여 부탁드리겠습니다.
◇ 정관용> 은평아동보호전문기관 최일선 팀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