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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아내 전용 기사' 운운했던 언론…가슴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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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장 + 국회장, 시민들 충격 커
총선 직전 동창에게…현실 정치 한계
진보정치 아이콘에 '정의당' 원내대표
특검 소환 후 비난 감수 어려웠을 것
촌철살인의 정치인, 안타까운 죽음..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CBS 대기자)

정의당의 원내대표 노회찬 의원이 그야말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국회장으로 치러지는 것으로 결정이 됐고요. 밤사이 어제부터 시작된 조문 행렬이 계속 줄을 잇고 있다고 하는데 권영철 대기자와 함께 일단 좀 짚어봐야 될 것 같습니다. 권영철 대기자, 어서 오세요.

◆ 권영철>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정의당장으로 애초 알려졌었는데 국회장이 됐네요.

◆ 권영철> 이게 처음 치러지는 형식인데요. 5일장인데 전반부는 정의당장으로 계속 진행이 됩니다. 지금 빈소가 차려져 있는 쪽에서는 정의당장으로 치러지고 여기에 영결식이 있는 27일쯤에 가서는 국회장으로. 현역 의원의 신분이다 보니까 국회장을 하게 돼 있거든요. 그래서 문희상 국회의장이 빈소를 방문해서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족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쾌히 국회장을 허락해 주신 가족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이렇게 얘기를 했거든요. 전체가 국회장으로 진행되는 건 아닌데 정의당장이 전반부에 진행이 되고 영결식 즈음에 가서는 국회장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결정이 됐다는 겁니다.

◇ 김현정> 워낙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은 정치인이었기 때문에 정의당 지지자뿐 아니라 시민들의 충격이 대단해요. 추모 행렬도 계속 이어지고.

◆ 권영철> 그렇습니다. 어제 하루 종일 SNS나 이런 글을 보면 노회찬 의원에 대한 추모의 글,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한 비통해 하는 글들이 참 많이 올라왔습니다. 일일이 소개하기는 그렇지만 시민들뿐만 아니라 평생을 사회적 약자와 노동자를 대변했던 사람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동료 정치인들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많았는데 빈소를 찾은 한 시민은 ‘국민들한테 너무 죄송한 마음이 컸을 것이라 생각을 한다. 유서 내용을 보니까 심정이 너무 이해가 된다. 워낙 거짓말 자체를 못 하는 분이기에 그간 고통스러웠을 것이다’라는 얘기를 하기도 했고요. 한 시민은 ‘회사가 끝나자마자 바로 왔다. 뉴스를 보고 놀라서 일하는 동안 생각하다 끝나고 왔다. 실감이 잘 안 난다. 뭐라고 얘기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게 많은 사람들의 얘기였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어제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또 하나의 아주 안타까운 비보가 전해졌다. 노회찬 의원의 사망 소식에 정말 가슴이 아프고 비통한 심정이다.’ 이런 마음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 김현정> 저도 참 전화 인터뷰 많이 했잖아요. 노회찬 의원이 그 상황들에 대해서 국민들께 설명을 하고 이야기를 했었으면 뭔가 더 실마리가... 이렇게까지 극단적인 상황까지 안 가도 되는 상황은 아니었을까. 저는 그것이 너무나 너무나 마음이 아프고 먹먹하고 무겁습니다.

◆ 권영철> 아마 공식적인 인터뷰에서 내가 정치 자금을 받았다라고 얘기하기는 쉽지 않았을 겁니다. 그리고 돈을 준 사람이 그냥 일반 지지자도 아니고 고등학교 동창이거든요. 고등학교 동창이 건네주는 돈을 받아서 사실은 받은 시기가 2016년 3월이면 총선 바로 직전이지 않습니까? 그러면 당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노회찬 의원으로서는 후배 정치인들에게 격려금도 일종의 거마비도 전달해야 할 것이고 돈 들 때가 많은데 공식 후원금만으로 한계가 있는 게 우리 정치거든요. 우리 정치는 돈과 말을 너무 묶어놓고 있습니다.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노회찬 의원의 빈소를 찾은 시민들이 시민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 김현정> 잠깐만 정리를 좀 해야 될 게 뭐냐 하면 노회찬 의원이 그랬어요. ‘돈을 받았다. 2000만 원씩 두 번을 받았다. 경공모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모금해서 준 돈인 줄 알았고 대가성이 없는 걸 알았기 때문에 내가 신고를 했어야 되는데 신고를 하지 않은 게 후회스럽고 그 어리석은 판단에 대해 지금 너무 안타깝고 후회스럽다.’ 이게 유서 내용 아니겠습니까? 자발적인 모금이라면 얼마든지 신고를 하고 쓸 수 있었을 텐데 왜 그랬을까 하는 부분에 대해서 지금 많은 분들이 너무 안타까워해요. 본인도 안타까워하고.

◆ 권영철> 국회의원이 선거가 없는 해에는 한 해 1억 5000만원까지 정치 후원금을 받을 수 있고요. 선거가 있는 해에는 3억까지 받을 수 있거든요. 그런데 막상 정치인들이 다니는 자체가 다 비용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마을 주민들을 만나도... 장례식장에 가도 뭘 내야 하고.

◆ 권영철> 밥을 못 사게 하지만 사실은 축부의금도 못 내게 하지만 지역구를 가진 정치인이 축부의금을 내지 않으면 일반적으로는 이해를 하지만 본인의 일일 때는 또 서운해 합니다.

◇ 김현정> 현실적으로.

◆ 권영철> 현실적으로 그래서 우리가 그런 게 너무 많기 때문에 어제 유창선 시사평론가가 그런 글을 올렸더라고요. ‘그게 죽을 일인가? 그걸로 죽으면 살아도 될 사람이 몇이나 된다고.’ 이런 얘기들. 정의당 의원들도 ‘그게 죽을 일이었나. 터놓고 얘기했으면 될 일인데.’ 그런데 이게 노회찬 의원이 진보 정치의 아이콘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우리가 지금 노회찬 의원이 사망했으니까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건데 특검에 소환되고 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고 거짓말한 사실이 드러나면 얼마나 많은 공격이 또 가해졌겠습니까? 본인이 그동안 쌓아온 본인의 정치적 입지뿐만 아니고 지금 정의당의 당 지지율이 2위로 올라서냐 아니냐 하는 이런 와중 아니겠습니까? 원내대표로서 당을 책임지는 입장에서 그 비난을 감수해야 되는데 그걸 혼자서 견디는 게 참 어려웠을 거다라고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선택은 나쁜 선택이었는데.

◇ 김현정> 이게 사람마다 견딜 수 있는 수치심의 크기가 다른가 봐요. 그러니까 내가 비록 대가를 바라지 않고 대가가 없이 그냥 뭔가를 해 주겠다는 뜻으로 받은 돈이 아니었지만 신고를 안 한 것은 분명 불법이라는 걸 인지한 겁니다, 노회찬 의원이. 그러면 그다음에 닥칠 상황들 어떤 수치심, 수모, 당이 당할 처지. 이런 것들을 다 생각을 했던 거겠죠.

◆ 권영철> 최창렬 용인대 교수도 노회찬 의원하고 경기고 동창입니다. 그런 얘기를 했어요. ‘사람이 사실 4000만 원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도 유서에서 굳이 남길 필요가 없었을 텐데 그 사람이 그걸 안 밝히고는 못 견디는 그런 성품’이라는 거죠. 내가 이렇게 받은 게 맞다, 불법 정치 자금이라고 시인을 한 거거든요. 그런데 돈을 준 사람이 고등학교 동창이고 사회적으로 막대한 사람도 아니고 그런 사람이 준 돈을 받아서 정치에 쓸 수 있는. 지금 국회의원들이 사실은 신고되지 않은 정치 자금, 불법 정치 자금을 받지 않은 정치인이 있을까요? 아마 손에 꼽아야 한 손가락 꼽을까 말까 할 겁니다.

◇ 김현정> 뭘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습니다마는 정가에서는 그런 얘기가 나오죠.

◆ 권영철> 현실이 그렇습니다, 우리 제도 자체가. 제도 자체가 돈을 꽉 묶어놨고 말도 묶어놨거든요. 그리고 새로운 정치 신인들이 진입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 김현정> ‘돈 있는 사람 아니면 정치하기 힘들다.’ 이 말이 사실이에요?

◆ 권영철> 그렇습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 김현정> 노회찬 의원. 진보 정치의 아이콘으로 또 촌철살인의 정치인이었죠, 좀 더듬어보자면.

◆ 권영철> 그렇습니다. 2004년 17대 국회의원 비례대표로 당선이 됐습니다.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으로 인해서 여야가 뒤집히는 그런 과정이었죠. 그때 민주노동당이 지역구 2석, 비례대표 8석을 얻어서 두 자릿수 의석을 확보하는 파란을 일으켰죠. 그때 노회찬 의원이 처음으로 국회 원내 진출을 합니다. 그리고 그다음 해에 삼성 X파일 사건과 관련해서 이른바 떡값을 받은 검사 명단을 앞장서서 공개합니다. 당시 장면 잠시 들어보시죠.

<故 노회찬="" 의원="">
"이 X파일에 보면 말이죠. 존칭 다 생략하겠습니다. '추석에는 뭐 좀 인사들 하세요. 검찰은 내가 좀 하고 싶어요.' 이건희 회장이죠. 회장께서 전에 지시한 것이니까 작년에 3000 했는데 올해는 2000만 하죠. 우리 이름 모르는 애들 좀 주라고 하고 적지 않은 액수인데 이거 받았는지 여기서 한번 밝혀주시죠...... 제가 지금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를 물은 것이고. 집안 사정 제가 물은 게 아닙니다. 이 내용 자체가 우리 국민들이 반드시 알아야 될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제가 알려드리고 응분의 책임을 진다는 그것보다 더 영광스러운 일은 없습니다."

◆ 권영철> 그러니까 이게 자체가 공개했을 때 본인이 유죄를 받을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국민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이기 때문에 이걸 알려드리고 응분의 책임을 지겠다 그랬죠. 그때 이걸 폭로한 것 때문에 2012년 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에 10개월 만에 의원직 상실을 하게 되죠.

◇ 김현정> 기억하실 겁니다.

◆ 권영철> 그렇습니다. 그리고 노회찬 의원이 진보 정당 내부의 부침 때문에 당적이 참 변화가 참 많았습니다. 민주노동당에서 진보신당, 통합신당 그러다 정의당을 다시 창당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지만 어쨌든 진보 정당의 외길을 걸어온 정치인이었죠. X파일 사건으로 기소된 사건이 의원직 상실형 선고가 나니까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정의는 지지 않았다.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라고 강조를 했고 선고 직후에 ‘폐암 환자를 수술한다더니 폐는 그냥 두고 멀쩡한 위를 들어낸 의료사고와 무엇이 다르냐.’ 이런 얘기를 하기도 했죠. 그리고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된 뒤에 박사모 등 지지자들이 인권 침해라고 공격을 하니까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故 노회찬="" 의원="">
"실제 수용 면적은 1.06제곱미터입니다. 제가 이걸 실제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서 한번 보여드리겠습니다. 제가 한번 누워보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수용돼 있는 그 거실의 면적은 10.08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인권 침해라고 제소해야 될 사람은 박근혜 대통령이 아니라 일반 수용자들입니다."

◇ 김현정> 기억하실 거예요. 이건 누워서 국회에서.

◆ 권영철> 사실 신문지에 눕는 그런 장면이고요. 2009년 이명박 정부의 4대강과 관련해서 4대강 부자 감세를 비판하면서 한 얘기도 있는데 그 얘기도 잠시 들어보시죠.

<故 노회찬="" 의원="">
"현 정부 들어와서는 오히려 다른 어떤 악재들. 경제 문제 푸는 데 가장 악재가 바로 4대강 사업하고 부자 감세입니다. 이건 거의 신종플루 비슷한 겁니다. 확진 상태예요. 여기 다른 데 들어가도 모자랄 돈을 그쪽으로 다 빼고 있다는 거죠. 그래서 국민을 살릴 거냐 4대강을 살릴 거냐 결단을 하셔야 됩니다."

◇ 김현정> 저도 소개된 인터뷰 말고도 노회찬 의원하고 했던 인터뷰들을 떠올리면 말이죠. 어떻게 이런 말을 여기서 할 수 있지? 그러니까 너무나 어려운 상황인데 노회찬 의원이 한마디로 정리를 하면 청취자들의 귀에 쏙쏙 이해가 되는, 비유의 대가였어요.

◆ 권영철> 촌철살인.

◇ 김현정> 어떤 복잡한 문제가 있을 때 노회찬 의원을 인터뷰이로 부르면 시원하게 정리가 10분 안에 다 되는 그런 분이었습니다.

◆ 권영철> 사실 손혜원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린 게 있는데요. ‘고등학교 동기동창이 진보 진영에서 절치부심하는 친구를 돕겠다고 선거 전 돈을 모아다 준다. 위법인 줄 알았지만 의심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이것을 이용하려 한 드루킹과 그들에 대해서도 허익범 특검팀에서 수사를 하겠다고 그러니까 그 부분도 어떻게 발목을 잡았고 해명을 했는지 드러나게 될 걸로 기대를 합니다.

◇ 김현정> 지금 청취자 정** 님. ‘어찌 이런 일이. 워낙 청정한 이미지의 정치인이라서 심리적인 부담이 컸었던 게 아니냐.’ 이런 말씀들 많은 분들이 보내주고 계십니다. 오늘 2부에서 이해찬 의원을 만나거든요. 민주당의 당대표 후보시죠. 이해찬 의원과의 또 추억도 있을 것 같아요.

◆ 권영철> 인연들이 많죠.

◇ 김현정> 뉴스닥에서도 오늘 김광진, 이준석 두 분의 패널이 출연하시는데 이야기를 조금 더 이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권영철> 한 가지만 딱 전하고 싶은데 사실은 사망하기 전날 조선일보가 보도한 게 있습니다. ‘집 안에 아내 전용 운전기사가 있을 정도면 재벌 아닌가. 이런 사람들이 노동자를 대변한다?’ 이런 칼럼식의 기사가 하나 있었어요. 그런데 사실은 선거 시기에 자원봉사자가 노회찬 부인의 자원봉사 운전을 한 거거든요. 그걸 전용 기사고 재벌이고 이렇게 공격한 것도 있습니다. 명백한 공격이거든요. 아니라고 확인을 했는데도 그냥 기사가 나갔는데 이런 잘못된 보도들이 마음의 부담을 얼마나 가중시켰겠습니까? 그걸 견디지 못한 것. 정말 참 가슴이 아프고 안타깝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권영철 대기자 수고하셨습니다. (속기= 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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