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2차 전국위원회를 통해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인된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19일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나 "제가 이 자리에 앉은 데 대해 언제 한 번 이해를 구하려 했는데 이렇게 간접적으로나마 대통령을 뵙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를 찾아 자신을 예방한 한 수석으로부터 문재인 대통령이 선물한 취임 축하 난을 전달받고 이 같이 말했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자신은 정책실장으로, 문 대통령은 비서실장으로 함께 일했던 이력과 관련, 진영을 옮겨 보수당인 한국당의 비대위원장을 맡게 된 것에 대한 이해를 구한 발언이다.
이에 한 수석은 "김 위원장님이 진보와 보수를 뛰어넘는 새로운 정치에 대한 갈망이 있으시고, 그 희망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고민하신 것으로 안다"며 "우리 정치도 진보‧보수를 넘어서 정책과 가치로 경쟁하는 정치문화가 정착되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이들은 10분가량 비공개로 환담을 나눴다. 한 수석은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위원장이 되셔서 여야가 논쟁과 다툼보다 건전하게 정책적으로 경쟁하는 정당이 되도록 노력해달라는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이어 "김 위원장도 야당이 표현하는 언어도 달라지고, 정책적으로 경쟁해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좋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전날 김 위원장이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국가주의 성향’을 지적한 데 대한 미묘한 갈등 기류도 흘렀다. 김 위원장은 18일 기자간담회에서 초‧중등학교에서 카페인이 포함된 음료의 자판기 판매를 금지한 법률을 사례로 들며, "노무현 전 대통령 같았으면 거부권을 행사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가주의 지적에 대해 한 수석은 "국가주의라는 단어에 대해서는 어떤 의미에서 말씀하신 건지 파악하지 못했는데 정책적 비판이라고 생각하겠다"면서도 "현재 저희가 추진하는 정책이 국가주의 정책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
그는 여권 일각에서 김 위원장이 보수로 향하면서 이른바 '노무현 정치’를 훼손했다는 주장에 대해 "(민주당과 한국당이) 서로 정책을 가지고 건강한 경쟁을 하는 정당이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말했다고 생각하고 뭐 좋게 생각한다"며 동의하지 않았다.
한편 김성태 한국당,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여야 영수회담을 제안한 데 대해선 "언제든지 야당 원대들도 다 빠른시간 안에 대통령과 만날 수 있도록 말씀을 드리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