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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 저널리즘 논란, 지상파는 무슨 준비를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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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7월 13일 (금)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택광 (경희대 교수), 장강명 (소설가)

 



◇ 정관용> 다양한 사회 문화 현상을 잡학하고 박식하게 얘기 나눠보는 시간이죠. 격주로 찾아오는 이택광, 장강명의 수요살롱이었는데 금요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요즘 팟캐스트가 인기를 모으면서 공중파 방송에도 비슷한 포맷으로 팟캐스트에서 유명세를 탄 사람들이 진행하는 그런 시사프로그램들을 여럿 만들었죠. 그런데 몇몇 프로그램들 논란 끝에 지금 조기 종영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그래서 팟캐스트 저널리즘 그리고 공중파 저널리즘 이 이야기를 오늘 한번 해 보겠습니다. 경희대학교 이택광 교수, 그리고 소설가 장강명 씨 어서 오십시오.

◆ 장강명> 안녕하세요. 장강명입니다.

◇ 정관용> 팟캐스트라고 하는 건 하나의 형식이에요. 사실 저희 시사자키 프로그램은 공중파로 방송이 됩니다마는 저희가 방송한 내용도 팟캐스트에 다 올려요. 원하시는 분은 팟캐스트를 통해 듣기도 합니다. 그런데 저희가 말하는 팟캐스트 저널리즘 이런 것은 저희처럼 공중파 방송을 팟캐스트에 올리는 거 말고 팟캐스트에서 전문으로 시사방송을 하시는 그런 분들 있지 않습니까? 그렇죠?

◆ 장강명> 지금 팟캐스트 순위 보면 거의 상위권에 팟빵이 사실상 한국 팟캐스트 대부분 차지하니까 거기 순위를 보면 상위권이 다 시사프로그램들이고 그리고 공중파에서 보지 못하던 몇 년 전까지 상상하지 못했던 그런 내용들 얘기하고 있더라고요.

◇ 정관용> 그렇죠. 그리고 이제 거기서 제일 인기를 모았고 화제가 됐던 게 벌써 오래전에, 나꼼수가 어떻게 보면 시작이라고 볼 수 있죠.

◆ 이택광> 나꼼수가 사실은 이제 팟캐스트의 시장을 연 것이고요. 특히 시사 분야는 나꼼수가 이제 선구적 역할을 했다고 말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이후에 우후죽순으로 비슷한 프로그램들이 많이 생겼고 사실 팟캐스트가 왜 이제 특히 시사프로그램이 유행을 하느냐 생각을 해 보면 나꼼수 주요 청취자들이 수도권 통근하는 직장인들이었어요, 30대 직장인. 그러니까 이제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면서 직장에 출근할 때 아침 시간에 주로 이제 듣는 거죠. 그런데 라디오 방송 같은 경우에는 특히 본방사수를 하지 않으면 듣기가 굉장히 어렵지 않습니까? 그런데 팟캐스트는 어느 시간에 구애받지 않기 때문에.

◇ 정관용> 아무때나 들을 수 있다. 이어폰 꼽고 스마트폰으로.

◆ 이택광> 출퇴근할 때 들었던 거죠. 그게 이제 팟캐스트가 굉장히 인기를 끌게 됐던 원인이 아닌가, 하나의 원인인 거죠.

◇ 정관용> 그렇죠.

◆ 장강명> 아마 그런 면도. 매체를 듣기 쉽다, 아무 때나 시시때때로 듣기 쉽고 출퇴근 시간에 듣기 쉽다라는 것도 있고. 콘텐츠도 여태까지 사람들이 그런 수요가 있었던 것 같아요. 저도 어릴 때 친척들 모인 자리 가면 어르신들이 몇 시간이고 끊임없이 정치 얘기를 하시는 거예요. 너무 재미있어하시는데. 저런 거를 왜 방송에서는 못 들을까, 어린 마음에 그런 생각도 하기도 했고.

◇ 정관용> 그런데 그 집안 어른들이 정치 얘기 몇 시간 하면서는 가끔 욕도 하고. 그렇죠? 그리고 막 일방적으로 누구를 비판하고. 보통 그런 대화잖아요.

◆ 장강명> 그러다가도 또 왁자지껄하게 갑자기 웃음 터지기도 하고 얼굴 잠깐 붉혔다가 화해하기도 하고 그랬었는데. 시사 팟캐스트 한번 들어보니까 옛날 그 생각 나더라고요.

◆ 이택광> 좋은 지적을 하셨는데 사실 한국의 사랑방 문화 있잖아요. 그게 방송으로 옮겨진 거라고 볼 수 있고 금방 말씀하신 것처럼 팟캐스트의 강점이라고 한다면 표현에 제약이 없다는 거죠. 그리고 뭘 해도 상관이 없고.

◇ 정관용> 이건 뭐 방송법이나 뭐나 이런 거에 규제받는 게 아니니까.

◆ 이택광> 그래서 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그런 창의성을 아주 방송과 접목시켜서 마음껏 발휘할 수 있고 그러다 보니까 듣는 사람들도 일반 공중파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느낄 수 없는 그런 쾌감 같은 거를 느낄 수가 있는 겁니다. 그게 특징이었던 거죠.

◇ 정관용> 이 정도 설명하면 청취자분들이 무슨 얘기하는지 다 알 거예요. 그런데 바로 핵심으로 들어가서 나꼼수를 유명하게 했던 그 4명의 주역이 있습니다. 정봉주 전 의원, 김어준, 주진우, 김용민. 그런데 이 4명이 차례차례로 지상파 방송에 진출을 해요. 그렇죠? 그리고 최근에 논란이 되는 몇몇 프로그램들이 논란을 불러일으키다가 징계도 받기도 하고 조기종영 하기도 하고 이렇습니다. 이제 오늘의 토론 주제는 바로 이거예요. 이 현상, 우리 어떻게 봐야 합니까?

 


◆ 이택광> 사실은 금방 말씀하신 게 팟캐스트 저널리즘과 이른바 우리가 방송이라 부르는 이제 공중파 또는 지상파의 어떤 그런 공공성, 그런 저널리즘. 둘 사이의 어떤 충돌. 저희가 곳곳에 인터뷰를 하기도 했고. 물론 그분들이 잘하실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뭔가 코드가 다르지 않을까, 아니나 다를까 코드가 달랐고 많은 잡음들이 발생을 했죠. 제가 생각할 때는 그겁니다. 그러니까 사실은 전혀 개념이 다른 방송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일단 공중파 방송은 공정성이 되게 중요합니다. 그러니까 특정인에게 굉장히 유리한 내용이 사실 다른 특정인에게는 굉장히 불리할 수가 있거든요. 그 두 가지를 조정해 주는 게 또 공중파 방송의 역할이지 않습니까?

◇ 정관용> 맞습니다.

◆ 이택광> 이제 그런 부분들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죠. 그리고 이제 만약에 그러면 김어준 씨나 이런 분들이 팟캐스트가 가지고 있는 그런 특성을 제거해 버리고 말 그대로 말끔한 공중파 진행자로 거듭나게 되면 또 방송이 재미가 없을 거예요.

◇ 정관용> 그렇겠죠.

◆ 이택광> 그래서 저는 이 두 가지를 어떻게 절충해야 될까 되게 궁금했었어요, 처음에 시작한다고 그랬을 때. 그런데 결과는 지금 말씀하신 것 같은 결과를 낳게 된 거죠.

◆ 장강명> 저는 큰 틀에서는 매스미디어라는 게 저물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 정관용> 거기서 말하는 매스미디어는 공중파 방송.

◆ 장강명> 그것도 그렇고 신문도 그렇습니다. 저도 신문에 종사를 했었고 신문도 사실 똑같은 내용을 모든 사람이 편집국에서 정한 대로 봐야 하는 거지 않습니까, 방송도 역시 그렇고요. 그런데 팟캐스트라든가 이제 신문에 해당하는 것은 어떤 종류의 뭐 새로운 카드뉴스라든지 어떤 페이스북에 기반한, SNS에 기반한 미디어라든지 이런 거는 기본적으로 개인 미디어거든요. 당신이 원하는 거를 대중매체가 못하는 지점까지 들어가서 우리가 시원하게 얘기를 해 주겠다. 그리고 우리는 대중매체처럼 어떤 제약이 없으니까 그 일을 할 수 있다, 개인매체들의 특성이고. 그래서 그렇게 이제 시원시원하게 내용을 카타르시스를 주는 내용이 있었고 기존 올드 미디어 저널리즘으로 보면 저건 많이 나간 거 아니냐, 이런 지점도 있었는데 올드 미디어들이 어쨌든 지고 있습니다. 그런 쪽으로 젊은이들은 훨씬 더 자기하고 밀착된 이야기, 내가 편한 시간에 볼 수 있는 즉각적인 정보들 원하고 있고. 그러다 보니까 올드 미디어들이 우리는 이렇게 시장을 뺏길 수는 없다라는 생각으로 그럼 뉴미디어들을 접목해 보자라고 이렇게 결합을 한 결과고. 이게 또 어떤 면으로는 대세 같기도 하거든요.

◇ 정관용> 두 분도 팟캐스트 같은 데서 해 보자고 하는 제안들 있지 않아요?

◆ 이택광> 여기는 아마 장강명 작가는 하고 있죠, 지금.

◆ 장강명> 저는 지금 독서팟캐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책 이게="" 뭐라고=""> 하는 프로그램이고요. <책 이게="" 뭐라고="">라는 독서팟캐스트입니다.

◇ 정관용> 거기서 시사 얘기는 안 해요?

◆ 장강명> 시사 얘기는 제가 그다지.. 시사자키에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 이택광> 인기순위는 높나요?

◆ 장강명> 꽤 높은 편입니다.

◆ 이택광> 사실 제가 들어서 아는데.

◇ 정관용> 이택광 교수한테는 제안 온 게 없었습니까?

◆ 이택광> 저는 제안은 왔지만 제가 좀 안 했고요. 시간도 없고. 게스트로 몇 번 나간 적은 있습니다.

◇ 정관용> 제안 왔는데 거절한 이유는 뭐예요?

◆ 이택광> 시간이 없어서. 저도 학자잖아요. 공부해야되니까, 너무 시간이 많이 뺏길 것 같아서.

◆ 장강명> 제가 독서 팟캐스트인데도 독서 라디오 프로그램 나갈 때랑 꽤 다릅니다. 공중파 라디오 프로그램이 아니, 이런 단어도 금지어야 그런 단어 그런 게 있더라고요. 그런 제약이 있고. 또 시간도 팟캐스트 같으면 꼭 1시간 안 맞춰도 되거든요. 얘기를 하다가 재미가 있으면 1시간 10분 이렇게 가도 되고. 조금 짧게 끝나도 되는데 어떤 그런 규격 같은 게 확실히 좀 자유롭지 못한 그런 느낌은 들어요, 기존 매스미디어들이.

◇ 정관용> 그러니까 사람들이 좋아하는 거죠, 뉴미디어를 좋아하는 겁니다. 그런데 그 좋아하는 형태가 뭐랄까요, 내가 좋아하는 것만 찾아서 듣는 형태잖아요. 그거는. 지상파나 공중파라고 하는 것은 내가 듣고 싶건 안 듣고 싶건 그 시간대에는 그 방송이 나오는 거고. 원하는 걸 찾아듣는다는 뉴미디어의 특성 때문에 정치적 성향이 맞는 것만 골라 듣거나 이런 부분들도 생긴단 말이죠.

◆ 장강명> 사실은 저널리즘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원하는 걸 전해 주는 게 저널리즘이 아닙니다. 당신이 듣기 싫어하는 정보라도 이건 중요하니까 들어라라는 태도가 기존에 매스미디어에 있었고 또 우리가 저널리즘 그런 매스미디어가 영향력이 크잖아요.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이건 만화영화 대사이기는 하지만. 맞습니다. 미디어에 큰 힘이 있으니까 큰 책임을 우리가 부과를 했죠, 거기다가. 그런데 마치 우버라는 게 등장을 해서 택시규제를 피해가듯이 팟캐스트 저널리즘이라는 것은 그 책임은 피하고 영향력은 누린다라고 하면 조금 모순이 있죠.

◇ 정관용> 책임은 피하고 영향력은 누린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택광 교수.

◆ 이택광> 그게 사실 팟캐스트의 속성이라서 그게 일단 팟캐스트를 진행하시는 분들이 본인들이 언론이라고 생각을 할까. 고민해 봤을 때는. 저는 이제 언론보다는 엔터테이닝에 더 가깝죠.

◇ 정관용> 본인들은 언론이라고 생각할 것 같은데요.

◆ 이택광>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미디어 성격상 제가 봤을 때는 약간 엔터테인먼트가 더 강하다고 생각해요. 나꼼수 같은 것도 정치쇼, 정치오락물이죠. 거기에 정치에 대한 어떤 정견을 정확하게 전달한다든가 그런 거보다는 훨씬 더 풍자를 한다든가 패러디를 한다든가 이런 것들이 훨씬 더 컸기 때문에 문화적인 어떤 콘텐츠에 가깝다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데 이제 일단 그 당시에 시대적 상황이 이제 나꼼수를 언론으로 정립을 시키면서 팟캐스트가 좀 혼란이 왔다고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보시면 그러니까 이런 언론과 엔터테인먼트 경계가 굉장히 모호해지면서 팟캐스트를 지상파로 그대로 가져가는 것도 가능하다는 생각이 있었던 거죠. 그래서 8월 종방을 하게 되는 블랙하우스를 보시면 취지는 되게 좋습니다. 지상파에서 하지 못했던 것을 팟캐스트의 힘을 빌어서 쉽게 말하면 지상파의 한계를 확장하겠다는 것인데 저는 이렇게 질문을 하고 싶습니다. 거기에서 그러면 지상파는 뭘 준비했느냐는 것이죠. 그러니까 그냥 이 팬덤을 가져가서 그런 어떤 공공성의 확장을 도모하는 것인지. 말 그대로 시장성을 가지고서 공공성을 대체하려고 한 것인지. 아니면 시장성 자체를 공공성으로 착각을 한 것인지. 지상파가 팟캐스트 방송을 가져가서 지상파를 혁신하겠다고 했을 때 굉장히 나이브한 게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든다는 거예요, 많은 부분에서.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지상파에서 하지 못하는 것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거기에 관련된 어느 정도 인프라가 구축돼야 되는 거예요. 지상파와 팟캐스트는 사실 방송 인프라의 규모를 생각하면 지상파가 어마어마하지 않습니까? 다윗과 골리앗이잖아요. 그런데 골리앗이 다윗을 데려가서 다윗처럼 만들어버리면, 사실 김어준 씨뿐만 아니라 주진우 씨가 진행했던 스트레이트도 있거든요. 그런데 제가 개인적으로 알아보니까 사실 스트레이트 같은 방송이 나오려고 하면 굉장한 투자를 했어야 합니다.

◇ 정관용> 했어야죠.

◆ 이택광> 그런데 그렇게 큰 투자를 하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저는 블랙하우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이 듭니다. 왜 김어준 씨의 역할이 왜 커졌냐 그러면 이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한 여러 가지 투자가 이뤄져야 되는 거죠. 그 정도의 정보가 확보되어야지만 공익성이 보장된다는 말씀이에요, 저는. 그런데 그러지 않았다는 거죠. 그냥 김어준 씨라는 어떤 개인의 개인기에만 모든 걸 맡겨두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물론.

이택광 경희대 교수 (사진=시사자키팀)

 


◇ 정관용> 일단 느낌이 들었고. 장강명 씨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장강명> 저는 이 교수님보다는 조금 부드러운 의견인데요. 일단 저희 처지가 금요살롱이라는 프로그램 자체도 어떻게 보면 나꼼수가 일으킨 뉴스 연성화 어떤 시사의 엔터테인먼트화에 기대고 있으니까 잘못 얘기하면 꼭 누워서 침뱉기 같은 얘기가 되는 것도 있겠고. 또 첫 시도라는 게 100점을 못 받았다고 해서 이게 어떤 그런 의미가 사라지는 것도 아닐 테고요. 또 저희가 지금 팟캐스트 저널리즘을 얘기하는 거지 어떤 개별 프로그램을 구체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게 뭐 준비를 잘해서 성공을 했으면 팟캐스트 저널리즘이 문제가 없는 거라고 얘기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게 성공을 했어도 저희가 지적하는 부분은 의미가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어떤 모호한 영역. 굉장히 여러 면에서 모호한데 이게 정치냐 예능이냐. 보통 예능에는 어느 정도 책임감을 그렇게 요구하지 않습니다. 시사프로그램은 강하게 요구를 하고 지금 이 프로그램들이 어떤 면에서는 정치프로그램, 시사프로그램 같은 영향력을 발휘하다가 어디서는 우리는 예능이야라고 살짝 한 발을 뺄 때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또 어떤 면에서는 우리는 대안언론 같은, 약자의 저널리즘, 개인미디어 같은 그런 성격을 보이기도 하다가 어디에서는 공중파 프로그램으로서의 그런 플랫폼의 힘을 한껏 발휘하기도 하는 데에서 저는 그렇습니다, 이 흐름 막을 수는 없겠고.

◇ 정관용> 막을 수는 없다?

◆ 장강명> 적절하게 여기 책임을 부여를 해야 되는데 늘 규제라는 게 또는 어떤 그런 논의라는 게 제대로 적시에 따라가지 못합니다.

◇ 정관용> 제가 조금 논의의 지평을 확장시켜보면 사실 종편의 탄생. 그리고 종편 중에 특히 몇몇 방송에서 정치 토크쇼의 범람, 그리고 그게 토크쇼의 기존에 매스미디어가 하던 토크쇼가 아닌 예능적 요소와 편파적 요소가 지독하게 가미된. 그래서 한때는 아무 말 대잔치가 막 벌어졌던 그런 현상과 맞대응하는 면도 있는 것 같아요. 종편은 그런 식으로 하는데 팟캐스트는 또 그 정반대의 편파성을 가지고 하기도 하고. 이러면서 지금 우리가 논의하고 있는 결국 정치와 예능의 경계, 공정성과 편파성의 경계, 이게 조금씩 애매해져버린 그런 현상은 있다는 얘기죠?

◆ 이택광> 저는 그게 결국 청취율이라든가 시청률 경쟁이 이제 모든 것을 재편하게 되고 그러면서 거기에서 이제 청취율이나 시청률이 높은 사람이 그 내용이 공정한가, 않은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결국 그 수치의 높음이라는 것이 모든 것을 결정해 버리게 된다는 거죠. 그 팬덤이 모든 걸 결정해버리는 시대가 된 거예요. 그게 이제 팟캐스트가 가지고 있는 가장 어두운 점이죠. 그러니까 1인 미디어시대고 많은 정보를 전달할 수가 있고 또 규제 없이 자유롭게 그걸 표현할 수 있다는 좋은 점도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굉장히 어두운 면이 생긴 거예요.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그러면 우리가 이야기하는 어떤 공정함, 언론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 공론을 만들어내는 것이고.

◇ 정관용> 공정함과 책임성.

◆ 이택광> 사회의 토론장을 여는 것인데 그렇지 않고 편을 갈라서 팬덤에 따라서 지지자들에 따라서 좋은 말과 나쁜 말 상관없이 지지하게 되는. 과연 이제 이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언론의 환경인가 했을 때는 의문이 든다는 거죠.

◇ 정관용> 의문이죠. 양극화예요.

◆ 장강명> 교수님 말씀에도 저는 찬성을 하고 그런데 이런 어떤 맞춤형 미디어라는 것의 순기능도 있거든요. 지금 복잡다단한 문제들이 있고 어떤 문제는 또 소수의 문제, 마이너리티들의 문제인데 이거 적절한 문제제기해 주는 기존 공중파들이 못하는, 주류 언론들이 못하는 문제제기들을 할 수가 있죠. 이게 매스미디어가 어떤 구심력을 발휘를 하고 사회에. 아젠더 세팅을 한다든가. 어떤 큰 뉴스 같은 것에 대해서 의견을 모은다든가 하는 구심력을 발휘를 하고 맞춤형 미디어들이 각각 이렇게 그런 큰 미디어가 못하는 일들을 하고 이런 식으로 역할분담이 되면 참 좋겠는데. 그렇지는 않고 지금은 거의 파편화되는 현상 같은 느낌입니다. 그리고 이걸 우리가 막을 수 있겠느냐 하면 저는 약간 좌절감도 들어요. 지금 제가 또 갑자기 거대한 얘기를 해서 뜬금없습니다마는 아즈마 히로키 지난번에도 지난번에 말씀드렸는데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이라는 책을 썼거든요. 그 책 내용이 약간 제목이 여기 맞는 것 같은데 모든 지금 미디어 기술들이 다 개인화, 맞춤화를 지향을 합니다. 그러면서 굉장히 즉각적인 보상을 또 지향을 하고요. 그런 미디어 기술 위에서 나오는 뉴미디어들이 다 어떤 공동체보다는 너의 지금 순간적인 만족, 뉴스 수용자의 순간적인 만족을 추구를 하고 이거를 어떤 미디어 교육이라든가 또는 저널리스트들의 각오라든가 이런 걸로 대응을 할 수 있겠나, 그런 열패감, 무력감.

◇ 정관용> 열패감, 무력감? 그래서 요즘 미디어 리터러시라는 단어가 있지 않습니까? 미디어를 어떻게 소비하는가에 대한 교육이 정말 중요한 시대다 그런 얘기들 나오고 있어요.

◆ 장강명> 그런데 그게 참 힘든 게 과거 매스미디어 시대에도 그런 미디어 문해력을 많이 강조를 했었습니다. 우리가 매체 비평이라는 그런 장르가 있었고 그런 비평 문화가 있었고 균형 있게 조선일보랑 한겨레신문 같이 봐야 된다 이런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때도 그런 미디어 문해력이 잘 퍼지지는 않았어요. 학계에서나 학자들이.

장강명 소설가 (사진=시사자키팀)

 


◇ 정관용> 장강명 작가는 거의 포기를 했군요. 이건 안 된다 이런 생각이군요.

◆ 장강명> 그런데 참 저도 업계 종사자로서 지금 동료들 만나면 얘기를 하고 있고 다들 머리를 골머리를 싸매다가.

◇ 정관용> 문제는 문제인데 해결책이 안 보인다?

◆ 장강명> 그렇다고 그러면 지금 이런 블랙하우스나 스트레이트 같은 프로그램은 옛날 질서에, 옛날 가치에 반하는 것이다라고 반대를 하고 우리는 그러고 그냥 있을 것인가 이건 아닌 것 같고요.

◇ 정관용> 이택광 교수 어떻게 생각해요?

◆ 이택광> 사실 그런데 블랙하우스나 스트레이트 같은 이 프로그램, 그러니까 나꼼수 제작자들이 만든 이런 공중파 프로그램이 왜 문제가 되냐면 팟캐스트 진행자들이 공중파 방송을 맡아서 문제가 된다기보다는 편파적인 어떤 방송들, 잘못된 정보를 준다라는 방송을 했기 때문에 그렇다는 거죠. 이거는 윤리적 문제예요, 사실은.

◇ 정관용> 제도적 문제이기도 해요.

◆ 이택광> 저는 그런 제도적 문제가 말씀드렸듯이 그런 여러 가지 것들과 결합이 돼 있다고 보는 거죠. 시청률 중심으로 가다 보니까 대충 이 정도 해도 시청률만 잘 나오면 되는 거 아니냐, 문제가 되지 않으면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식의 생각들을 하게 만드는 게 있다는 거죠. 그래서 저는 그렇기 때문에 교육이 더 필요하다고 보는 거죠. 그리고 저는 포기라고 말씀하셨는데 사실은 이건 포기를 할 수 있는 문제가 저는 아니라고 보거든요. 우리가 사회를 이루고 살아가는 조건에서 끊임없이 대응을 해야 되는 것이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결책들을 고민해야 된다는 거죠. 그게 저는 언론의 사명이라고 봐요.

◇ 정관용> 또 그런 의미에서 방송국만 있는 게 아니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있고 또 방송통신위원회도 있고 방송국에 대한 인허가권도 또 부여하고 그런 장치가 있지 않습니까?

◆ 장강명> 저도 아까 이렇게 무조건 백기를 들자 이런 이야기는 아니고요. 저도 이 교수님 말씀하신 거, 또 정 선생님 말씀하신 거 다 찬성을 합니다. 태풍이 몰려올 때 해일이 몰려올 때 우산들고 있는 그런 느낌이 약간 드는 거예요. 이거 교육으로 해결이 될 문제일까 생각을 하고 팟캐스트 그런 방송심의를 할 수 있을까, 이것도 좀 의심스럽습니다.

(사진=시사자키팀)

 


◇ 정관용> 팟캐스트는 심의 안 하더라도 공중파 방송에 그런 요소를 차용하려고 자꾸 하는데. 너무 오버하면 안 된다, 이건 지금 작동하고 있는데 그게 지금 논란이라는 거죠. 과연 그 심의는 제대로 된 거냐. 또 맨날 이런 뒷담화들이 나오지 않습니까?

◆ 장강명> 지금 블랙하우스가 경고를 징계를 받았죠. 그래서 그것도 문을 닫는 데, 폐지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고. 스트레이트라든가 이런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비판이 나오고 저는 아직까지 위험할 정도는 아닌 것 같고요. 지금 공중파에 한해서만 보면. 팟캐스트 전체의 저널리즘 변화가 아니라 공중파 3사에서 차용한 정도만 보면 컵에 물이 좀 찰랑찰랑한 느낌이고 잘못 치면 엎어지겠다, 이런 정도인데. 넘쳤다고까지 생각은 안 하거든요. 그리고 이 심의 같은 것도 여기서도 작동하겠고요. 그런데 이제 사실 공중파가 그 심의를 작동한다고 해도 지금 많은 사람들이 라디오 시사프로그램보다도 그냥 팟캐스트 오리지널 프로그램들을 들으면서 거기에 영향받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는 약간 넘어가면 팟캐스트뿐 아니라 예를 들어서 대형 커뮤니티 같은 것들. 오유나 그런 사이트들 이런 것도 지금 사실상 미디어 역할을 합니다. 젊은 사람들 뉴스 사이트도 오기 싫어서 자기가 가는 커뮤니티에 누군가 링크해 놓는 거 보고 하는데.

◇ 정관용> 알겠습니다. 정말 태풍처럼 이 미디어의 유형과 내용과 형식들이 매우 다양해지고 있어요. 또 일반 우리 청취자, 시청자, 대중들은 그런 새로운 현상들을 굉장히 쫓아다니고 있습니다. 그럴수록 또 지상파, 공중파는 그 나름의 역할을 또한 충실히 해야 되기 때문에 사회적 추세와 그런 시대 변화를 쫓아가려고 하는 노력도 해야 됩니다. 공중파 방송사가 반드시. 그러나 그러면서 동시에 중심도 잡을 수 있는. 그런 걸 우리는 동시에 요구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 장강명> 그렇죠.

◆ 이택광> 둘이 사실은 공존을 해야 되는 거죠.

◇ 정관용> 공존을 해야 된다.

◆ 이택광> 공존을 해야 되고 이 대세, 플랫폼이 사실 팟캐스트잖아요. 팟캐스트라는 건 플랫폼입니다. 플랫폼의 다변화, 유튜브도 마찬가지고. 플랫폼의 다변화에 기존의 어떤 기성 언론들이 적응을 해야 되지만 그렇다고 기성 언론들이 시장성만 쫓아서 공공성을 버리면 지금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이 둘의 어떤 기준들이 가치를 공존할 수 있는 그런 방법들을 모색해야 되겠죠.

◇ 정관용> 청취자분들께서도 저희 시사자키도 잘 들어주시고 또 좋아하는 팟캐스트도 골라서 들으시기 바라고.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여기까지 할까요.

◆ 장강명> 오늘도 마무리는 참 훈훈하네요.

◇ 정관용> 이택광 교수. 소설가 장강명 씨 수고하셨습니다.

◆ 이택광>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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