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탁구대표팀 선수들이 국제탁구연맹(ITTF) 투어 대회인 2018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북한 탁구대표팀 선수들이 국제탁구연맹(ITTF) 투어 대회인 코리아오픈에 처음 참가하려고 방남했다.
주정철 북한탁구협회 서기장이 이끄는 북한 선수단 25명은 중국 베이징을 경유한 항공편을 이용해 15일 오후 12시 10분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북한 탁구 선수들이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과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등 국제 종합대회 출전을 위해 방남한 적이 있지만 ITTF 투어 대회인 코리아오픈에 참가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선수들은 비교적 밝은 표정으로 공항 입국장을 들어섰고, 마중나온 대한탁구협회의 박주봉 부회장과 박창익 전무,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현정화 렛츠런 감독 등으로부터 환영의 꽃다발을 받았다.
주정철 서기장은 한 마디를 해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반갑습니다'라는 짧은 말을 남긴 채 예정된 일정에 따라 선수단 버스를 이용해 대전으로 이동했다.
선수들은 대전 Y호텔을 선수단 숙소로 사용하며, 대회가 끝난 후 23일 귀환할 예정이다.
이번 북한 선수단 25명에는 2016년 리우 올림픽 여자단식 동메달리스트인 김송이를 비롯해 남녀 선수 각 8명이 포함됐다.
이들 선수는 17일 개막하는 '2018 신한금융 코리아오픈'에 참가해 남녀 단식과 남녀 복식, 혼합복식에서 승부를 겨룬다.
북한 선수 16명에는 김송이 외에 지난 5월 스웨덴 세계선수권대회 때 여자단체전에서 남북 단일팀에 참가했던 차효심, 최현화, 김남해와 리현심, 정은주, 김설송, 편송경(이상 여자), 박신혁, 최일, 로광진, 안지성, 김형진, 함유성, 리광명, 김성건(이상 남자)이 이름을 올렸다.
ITTF 세계랭킹 55위인 김송이를 빼고는 북한 선수 대부분이 100위 아래로 세계적인 수준에는 못 미친다.
하지만 국내 ITTF 투어 대회 사상 북한이 처음 참가해 남북 스포츠 교류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적지 않다.
대한탁구협회는 5월 스웨덴 세계선수권대회 때 남북 단일팀을 구성했던 의미를 되살려 이번 코리아오픈에서도 남녀 복식과 혼합복식에서 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했다.
코리아오픈 남북 단일팀은 아시안게임 종목이 아닌 남녀 복식을 중심으로 추진했고, 아시안게임 종목인 혼합복식에서도 추가로 출전 선수 2개조가 호흡을 맞춰 코리아오픈에 출전한다.
남자 복식의 이상수(국군체육부대-박신혁(북측) 조와 여자 복식의 서효원(한국마사회)-김송이(북측), 혼합복식의 장우진(미래에셋대우)-차효심(북측), 유은총(포스코에너지)-박신혁(북측) 조가 호흡을 맞춘다.
남북 단일팀 구성 과정에서는 지난 5월 스웨덴 세계선수권대회 때 단일팀을 주도했던 국제탁구연맹이 이번에도 적극적으로 남북을 중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단일팀 구성의 한국 창구를 맡았던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은 "세계선수권대회 때 깜짝 단일팀을 구성했지만 일회성이 되지 않도록 하려고 국가대항전이 아닌 단일 대회인 코리아오픈에서 성사시키려고 했고, 그게 이뤄져 뜻깊다"고 말했다.
유 위원은 이어 "아시안게임에선 남북 단일팀이 무산됐지만 앞으로 남북 탁구가 다양하게 교류할 수 있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면서 "이번 코리아오픈에서 남북 선수 합동훈련을 포함해 여러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