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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혜선 "'후덕 구혜선'이라 할까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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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간도 나고, 이후 시간도 나다"
일각의 외모 평가·성적 대상화'에 일침

구혜선(사진=황진환 기자/노컷뉴스)

 

감독 겸 배우 구혜선이 인간으로서 나이 들어 변할 수밖에 없는 외모와 마음가짐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단편영화 '유쾌한 도우미' '미스터리 핑크' 등을 연출한 감독으로서 제2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참석한 구혜선은, 지난 14일 경기 부천시청에서 열린 부천영화제 프로그램 '영화 그리고 나, 감독 구혜선'에 참석해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미스터리 핑크'는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들이 대물림 되는 아픔을 공유하는 한편, 그들에게 상처를 입히는 한 남성을 등장시킨다는 점에서 여성주의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구혜선은 "내가 여성이어서 여성성을 지닌 영화를 작업하는 것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향"이라며 "나이 들어 상실하는 것들과 인정해야 할 것들을 극대화하면서 나타낼 수 있는 매체"라는 생각을 전했다.

앞서 구혜선은 지난 12일 열린 부천영화제 레드카펫 행사를 통해, 알레르기성 질환인 아나필락시스 투병 생활로 활동을 중단한 뒤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참석했다.

그런데 이후 온라인에서 구혜선에 대한 '임신설' '성형설' 등이 확산됐다. 투병 과정에서 살이 오른 그를 두고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 철 지난 외모 평가에 따른 성적 대상화가 이뤄진 것이다.

결국 구혜선은 자신의 SNS에 화장기 없는 민낯 사진과 함께 "밥을 많이 먹어서 10㎏이 쪘다"는 글을 올렸다. 소속사 파트너즈파크도 "한동안 건강이 좋지 않아 살이 많이 빠졌고, 다시 좋아지는 과정에서 살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구혜선은 이날 관객과의 대화에서 "'살이 많이 쪘다'는 기사도 많이 나고 실시간 검색어 1위도 했다"며 "오늘 행사에서 '후덕한 구혜선입니다' '살찐 구혜선입니다'라고 소개할까도 고민했다"는 말로 자신에 대한 성적 대상화를 에둘러 꼬집었다.

그는 "굉장히 재밌기도 했는데, 나이 들어 가는 것을 스스로 느끼기도 했다"며 "겨울에도 춥지 않고 열이 많아지는 것을 느낄 때처럼, 실제적인 몸의 변화를 체감할 때 '나이가 드는구나' 싶다"고 덧붙였다.

구혜선은 "배우 활동을 하면서 늙어 간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스스로를 보는데 스무살 때 내가 아니더라"며 "화면에 비치는 나를 봤을 때 '이게 뭐지?' 싶은 때가 있다"고 했다.

특히 "세월이 지나고 좋은 면도 있지만 지나온 것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 연애하고 결혼하는 과정에서 그런 상상들을 해본 것 같다"며 "그렇지만 '지금의 시간도 나고, 그 이후의 시간도 나'라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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