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잠 자던 그녀, 토요일 아침에 눈이 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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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시간 시행 보름째, 문화예술계 및 관광계 전반 꿈틀

"토요일엔 거의 오후 늦도록 꼼짝 안하고 잠만 잤거든요. 평일에 잠이 부족하니까요. 이번주에는 평일에 덜 피곤해서인지 저절로 눈이 떠지더라구요. 가까운 곳으로 자전거도 타고 서점에도 갔어요"

300인 이상 사업장으로 52시간 적용을 받은 직장인 박모(31)씨는 가장 큰 변화를 묻자 잃어버린 토요일을 되찾은 것을 꼽았다. 잦은 야근에 부족했던 수면을 토요일 하루 통잠으로 보충했던 김씨는 52시간 적용후 주말에 여유를 찾게됐다고 말했다.

박씨는 "주변 직장 동료들을 보면 운동을 다시 시작하거나 근교로 여행을 갔다는 사람도 많다"며 "시행 초반이라 더 지켜봐야겠지만 예전보다는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 52시간 시행 근무 보름을 맞아 직장인 풍토의 변화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문화예술계와 관광계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아직 시행 초반이라 구체적인 통계는 잡히지 않았지만 중장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자료사진=황진환 기자/노컷뉴스)

 

기대치가 큰 곳 중 한 곳은 국내 관광업계이다. '워라밸'(워크 라이프 밸런스)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국내 관광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17년에도 국내 관광업계의 매출과 관광객수가 전년 대비 평균 15%가량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돼 고무된 분위기이다. 52시간 시행으로 올해는 국내 관광 규모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 중소기업 사업장을 대상으로 시행된 '근로자휴가지원제도'도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많은 지원자들이 몰렸다. 정부와 회사가 국내여행 휴가비를 20만원 지원하는 이 제도에 모집 인원의 5배가 넘는 10만명 이상의 근로자들이 지원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워라밸' 문화의 확산으로 국내 관광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서 관광정책도 국내 관광 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올해 큰 인기를 끌었던 근로자휴가지원제도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사진=황진환 기자/노컷뉴스)

 

전시 및 공연계도 기대감 속에 52시간 시행에 따른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공연도 마찬가지지만 상시로 열리는 미술 전시회같은 경우에는 여유 시간이 늘어나면 관람객도 늘어나기 때문에 52시간 시행으로 관람객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판업계도 긍정적인 신호들이 감지된다.

52시간 근무와 함께 지난 1일부터 책 구입과 공연 관람에 대한 신용카드 구매에 추가로 소득공제를 해주는 '도서·공연비 소득공제'가 시행되면서 매출이 소폭 늘어났다. 최대 인터넷서점 예스24가 7월 2일~8일 매출을 비교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가량 증가했다.

문화예술계, 관광업계에 52시간 근로제 시행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수요 예측과 콘텐츠 개발이 뒤따라야 한다. 무엇보다도 정부가 주 52시간 근로제의 정착 의지를 시장에 강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김성수 문화평론가는 "89년도 토요일 반일제가 운영되면서 90년대 들어 토요일 저녁 공연이 폭발적으로 늘었고 대중문화 빅뱅이 일어났다"며 "2004년~2005년 주5일제가 정착되자 영화 관객이 2배로 늘고 소극장의 뮤지컬 관람객이 늘어났다"고 과거 사례들을 상기했다.

이어 김 평론가는 "정부가 이번에 주 52시간 근로제를 확실하게 정착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맞춰서 콘텐츠 개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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