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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청년이 하늘을 난다면…현실 깨우는 스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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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스파이더맨'과 영화 '주피터스 문'
난민·이민자에 관한 성찰의 메시지로 공명
정우성 "6850만 난민, 각자 삶 지닌 누군가"

영화 '주피터스 문' 스틸컷(사진=엣나인필름 제공)

 

시리아 난민 청년 아리안은 아버지와 함께 국경을 넘는 과정에서 총에 맞는다. 그런데 죽음을 피한 아리안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생긴다. 중력을 마음대로 조정하면서 하늘을 날 수 있게 된 것이다. 뒷돈을 받으며 수용소에서 난민을 빼내주던 의사 스턴은 이러한 아리안의 능력을 알게 되고 청년을 돈벌이에 이용하려 든다.

전 세계 영화인들이 주목하는 헝가리 출신 코르넬 문드럭초 감독 작품 '주피터스 문'(Jupiter's Moon·2017) 이야기다. 다음달 개봉하는 이 영화는 하늘을 나는 난민 청년이라는 SF 요소를 빌려와 난민과 이민자에 관한 깊은 성찰의 메시지를 던진다.

이 영화 소식을 접하면서 최근 전 세계를 감동시킨 현실의 사건 하나를 떠올리는 이들도 있을 법하다. '파리의 스파이터맨'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스물두살 난민 청년 이야기다.

몇 달 전 프랑스로 넘어와 불법 체류 중이던 아프리카 말리 출신 난민 스물두살 마무두 가사마는, 지난 5월 26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어린 아이가 건물 4층 발코니 난간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모습을 목격했다.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이 소리지르고 있을 때 가사마는 맨손으로 그 건물 난간을 타고 거침없이 올라가 아이를 구조했다.

현장의 한 시민이 이 놀라운 광경을 찍어 SNS에 올리면서 가사마는 전 세계인으로부터 찬사를 얻었다. 며칠 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가사마를 대통령궁에 초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가사마는 "일단 오르기 시작하자 계속 올라갈 용기가 생겼다" "아이를 도울 수 있어서 신께 감사한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가사마에게 프랑스 시민권을 부여할 뜻과 함께 그를 파리시 소방관으로 특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프랑스 극우정당인 국민전선 측은 "가사마에게 시민권을 부여하겠다는 뜻을 지지한다"면서도 "다른 불법 이민자들을 즉각 추방해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불렀다.

개봉을 앞둔 영화 '주피터스 문'은 말리 난민 마무두 가사마의 영웅담과 함께, 최근 이슈로 떠오른 제주 예멘 난민 문제를 떠올리게 하면서 우리 사회에도 특별한 문제의식을 던질 것으로 보인다.

UN난민기구 친선대사로 활동 중인 배우 정우성은 최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 6850만명이라는 난민 숫자가 집계되고 있다"며 "(그들은) 6850만명의 개인사를 갖고 있는, 각자 다른 삶을 살고 있던 누군가"라는 말로 '난민은 위험하다'는 일각의 전체주의적인 프레임을 꼬집었다.

그는 "대한민국 역사에 있어서 이렇게 중요한 시기가 없는 것 같다. 그런데 난민 문제로 인해서 대한민국 안에서의 사회 갈등이 크게 확산되는 건 우리 모두를 위해서 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이 접하고 계시는 정보. 그리고 말하려고 하는 말이 서로의 눈높이에 맞는지 양쪽에서 다 심사숙고하면서 논의하는 그런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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