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전원책(변호사)
오늘 첫 순서로 만나볼 분, 전원책 변호사입니다. 이유는 어제 크게 화제가 됐던 인물이어서인데 바로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내정설이 정가에 여론에 강하게 퍼졌기 때문입니다. 지금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후보군으로 36명 정도가 오르내리는데요. 후보군 중에는 전원책 변호사가 포함돼 있다고 안상수 비대위 준비위원장이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이 비대위원장 내정설은 더 증폭됐습니다. 당사자한테 직접 확인하는 게 제일 확실하겠죠? 전원책 변호사 직접 연결을 해 보겠습니다. 전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 전원책>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 김현정> 오랜만입니다. 아니, 비대위원장에 내정되셨다는 게 맞습니까?
◆ 전원책> 며칠씩 그러는데... 미리 말씀드리는데 아무런 제의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제의가 있어도 불가능한 얘기고요. 나는 비대위가 코미디라고 생각하는데 내가 왜 이런 인터뷰를 해야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 김현정> 왜 이름이 오르내리는지, 왜 인터뷰를 해야 되는지도 모르겠다.
◆ 전원책> 네.
◇ 김현정> 그러니까 연락도 못 받으셨고 연락이 온다 해도 나는 불가능하다 이러셨어요, 지금?
◆ 전원책> 그럼요.
◇ 김현정> 아니, 왜 불가능이라고까지 생각하십니까?
◆ 전원책> 내가 한국당 내부자가 아니잖아요. 한국당이 과거에 외부 인사를 비대위원장 혹은 비대위원으로 만드는 바람에 지금 사태가 만들어진 겁니다. 한나라당 당시에 박근혜 의원이 홍준표 대표에게서 전권을 받았잖아요. 그리고 김종인, 이상돈, 이준석 이런 분들을 앞세워서 당명을 새누리로 바꾸고 당 색깔을 좌파 색깔인 빨간 색깔로 바꾸고 보수를 공개적으로 지운다고 했어요. 그리고 사민주의의 강령인 경제민주화 타령을 했습니다. 당의 정체성을 바꿔버린 거예요. 보수주의 괴멸이 그때 시작됐어요.
◇ 김현정> 잠깐만요, 전 변호사님. 아니, 그러니까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 비대위원장이 막 외부인들 불러들였어요. 그때 김종인, 이준석. 저도 다 기억이 납니다. 이분들을 불러들여서.
전원책 변호사. (사진=JTBC 제공)
◆ 전원책> 새누리당을 만들었잖아요.
◇ 김현정> 그런데 새누리당 만들어서 그때는 잘되지 않았습니까? 왜 그때부터 잘못됐다고 보세요?
◆ 전원책> 아니죠. 당의 정체성이 완전 흔들려버렸죠. 그런 정당에 나 같은 보수주의자가 들어가서 뭘 하겠느냐고요.
◇ 김현정> 거기 들어가서 뭘 하겠느냐.
◆ 전원책> 우리 정당들도 바뀌어야 하는데 무엇보다도 당의 정체성이 똑바로 서야 됩니다. 그러려면 소속 의원들이 비대위원으로 모시겠다. 이런 말하기 전에 가치와 철학을 두고 문 걸어닫고 서로 싸워야죠. 그걸 똑바로 세워야 합니다. 그다음에 필요하면 비대위원장을 모시든지 내부 수선을 하든지 기초부터 새로 세우든지 하면 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정리를 하자면 한국당은 지금 보수라는 이념을 잡고 치열하게 내부에서는 우리는 어떤 보수의 길을 가는가에 대해서 싸워야 할 때인데 외부에서 누가 하나 들어와서 지금 뭔가를 해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오히려 외부에서 누가 들어오면 상황을 더 어지럽게 할 수 있다. 이런 말씀이세요.
◆ 전원책> 그렇죠. 그런데 더 웃긴 게 국민 공모를 한다는 건데.
◇ 김현정> 국민 공모제. 지금 공모하고 있습니다. 받고 있습니다.
◆ 전원책> 국민 공모를 한다면 약속을 지켜서 공모에 응한 사람 중에서 선택을 해야 됩니다. 공모 절차를 굳이 두면서 엉뚱한 사람 뽑으면요. 그거 사기극이에요. 국민 공모한다면서 왜 40명이 있다, 36명이 있다. 이런 얘기들이 나옵니까? 공모를 하면 그런 말이 없어야죠. 처음부터 공모 절차를 해서 공모에 응한 사람 중에서 훌륭한 분을 뽑아야죠.
◇ 김현정> 그런데 제가 들으면서 약간 의아스러운 것이요. 내부에서 하려고 그랬더니 지금 싸움 난 것 아닙니까? 친박, 비박 이런 계파 망령이 다시 살아나고 내부에서 도저히 안 되니까 지금 외부에서 새로운 피를 들이려고 하는 거 아니에요?
◆ 전원책> 친박, 비박 싸움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문제거든요.
◇ 김현정> 어떻게 볼 것인가냐보다도 가까운 분들, 안 가까운 분들. 이렇게 나눠진 거 아니에요?
◆ 전원책> 글쎄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른바 탄핵 사태 그리고 그 뒤의 구속 사태. 이 문제에 대한 시각의 차이가 친박, 비박의 싸움이고 그리고 집권 세력의 적폐청산 프레임하고 연결이 돼 있어요. 그래서 나는 한국당 재건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빨리 끝나야만 가능하다고 나는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골수 진박은 박 대통령 무죄라고 보잖아요. 비박은 대부분 박 대통령 탄핵이 옳다고 보고 있고. 그래서 이 문제의 근본적인 뿌리를 살펴보면 결국은 보수주의가 과연 무엇인가 하는 근원적인 문제와 연결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진단하시는군요.
◆ 전원책> 지금 한국당에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이 그래서 벌어지는 겁니다. 비대위원장에 이정미 전 재판관이 거론되고 김용옥 씨가 거론되고 심지어 진보주의 이데올로기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는 최장집 선생님이 거론돼요. 한마디로 너무 희극적입니다. 얼마나 자기들의 정체성을 모르면 이런 말들이 나와요.
◇ 김현정> 그분들이 들어가서 그냥 확 뭔가 새롭게 바꿔버릴 가능성은 전혀 없어요?
◆ 전원책> 좌파 정당 만들라고요? 더 웃기는 게 김종인 선생이 또 다시 거론이 되죠. 그분은 무슨 비대위 전문가입니까?
◇ 김현정> 김종인 전 비대위원.
◆ 전원책> 나는 그래서 한국당 의원들이 아직도 정신들을 못 차리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게다가 지금 비대위원장이 절대적인 권한을 준다. 이런 말들이 나오는데 그거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총선이 1년 10개월 남아 있는데 절대반지라면 모르겠지만 (웃음) 절대권한이라는 것이 뭘 의미하겠어요. 김종인 선생이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에서 비대위 하면서 폼 잡고 주목 받을 수 있었던 건 총선이 눈앞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 김현정> 공천권이 눈앞에 있었기 때문에.
◆ 전원책> 자기 목줄이 걸려 있으니까 그랬죠. 나는 보면 좀 코미디 같다는 생각을 해요.
◇ 김현정> 그런데 전 변호사님, 아까 듣는 와중에 친박, 비박 갈라진 이유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가치 판단 때문이다. 재판이 끝나야지 이게 해결될 거다 그랬는데 저는 조금 이의를 제기하고 싶은 게 결국은 공천권 싸움 아니에요, 친박 비박도? 누가 공천권 잡고서 다음 총선에 공천권 휘두르느냐. 그 싸움이 더 근본적인 것 아닙니까? 이제 박근혜라는 이름이 그들에게 중요하지는 않지 않습니까?
◆ 전원책> 글쎄요. 그게 하나의 명분이죠. 그리고 실상은 개인의 입신영달이고 결국은 공천권을 두고 벌이는 경쟁이지만 결국 명분은 그거란 말이에요. 그래서 이 문제가 사실은 굉장히 어려운 문제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고 자유한국당이라는 공동체가 동질성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번의 사태도 쉽게 해결할 수 있었을 거예요. 그런데 그만큼 정체성에서 우선 동질성이 떨어진다는 겁니다.
◇ 김현정> 비슷한 거 아니에요, 모여 있는 분들?
◆ 전원책> 제가 보기로서 이게 스펙트럼이 너무 넓어요. 민주당도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지만 자유한국당도 만만치 않게 넓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넓으면 다양한 목소리가 나와서 그게 순기능이 있는 것 아닙니까?
◆ 전원책> 정당이라는 것이 정권을 획득하기 위해서 같은 정책과 이념을 가진 사람이 뭉친 결사체입니다. 그런데 개인의 입신영달을 위해서 이 당으로 갔다 저 당으로 갔다 마음대로 갈 수 있다는 자체가 사실은 반민주주의자들입니다. 우리나라에 솔직히 말씀드려서 조직폭력배보다 역사가 다 짧아요, 정당들이. 10년이 넘는 정당이 없잖아요. 심심하면 당명 바꾸고 그러면서 자기들 하는 말은 우리는 민주 세력을 계승했다, 우리는 오래전부터 보수 정당을 계승할 정당이다. 계승은 무슨 계승. 그 자체부터 자신들이 뭔지를 모르는 거예요.
◇ 김현정> 그러면 지금 한국당에 내놓을 묘책은 뭔가요? 외부에서는 안 보이신다는 얘기고.
◆ 전원책> 스스로 토론을 벌어야죠. 본인이 스스로 문제를 깨우쳐야 돼요. 본인이 과연 보수주의자인가 범자유주의자인가 하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 김현정> 내부에서 그렇게 치열하게 몸부림을 치지 못하거나 쳤는데 실패하면 그때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 전원책> 실패하면요? 대답은 뻔하죠. 한국당이 완전히 궤멸돼서 폐허가 되겠죠. 그러면 서로 보수주의운동이 벌여질 겁니다. 그나마 필연적일 거예요. 그러면 새 보수 정당이 등장하겠죠. 마치 프랑스의 마크롱처럼 말이죠. 그런데 이 문재인 정부로서도 그게 정말 겁날 겁니다. 커다란 시민혁명이 될지도 모르니까 말이죠. 그리고 아마 제 생각은 우리 민주주의가 한 단계 더 성숙하려면 그게 옳은 방향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차라리 한국당이 아예 궤멸되고 다시 보수가 시작되는 게, 새 판에서?
◆ 전원책> 그런데 그게 한국당 정계 개편으로 끝날 것 같아요. 이 상태에서 예컨대 올해를 넘긴다면 어떻게 되겠어요? 전당대회를 해서 새 지도부가 정말 훌륭하신 분이 이 야당을 리드를 할 수 있는지 모르겠는데 제 생각은 나는 적어도 한국 보수주의는 폐허가 되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그리고 이 당이 살아남으면. 그러니까 이대로 흐지부지. 그러니까 처절하게 고민하지 않고 이대로 흐지부지 전당대회 치르고 흐지부지 가면 그다음에 총선 참패? 어떻게 되는 겁니까?
◆ 전원책> 아니죠. 대중의 임계점은 반드시 옵니다. 물이 끓는 비등점이 있게 마련이죠. 반드시 옵니다. 지금 더불어민주당도 긴장해야 돼요. 지방선거의 승리에 자만하고 지금처럼 경제 상황을 방치를 한다면 나는 더불어민주당은 엄청난 후회를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더불어민주당도 그렇고 한국당도 이대로 가면... 총선 참패, 총선 참패, 이렇게 나오는데 진짜로 참패할 거라고 보시는 거예요?
◆ 전원책> 지금 이대로 가면 참패할 수 있죠. 하지만 대안 세력이 등장하겠죠. 나는 대안 세력이 반드시 등장한다고 봐요.
◇ 김현정> 그렇게 보세요?
◆ 전원책> 등장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 김현정> 그러면 지금 전원책 변호사님이 한국당에 들어가서 그 일을 하는 건 불가능하다. 내가 들어가서 외부인이 들어가서 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하셨지만 그런 상황이 되면. 진짜 보수 헤쳐모여, 새판 짜기 상황이 되면 그때는 나서서 뭐 할 생각이 있으세요?
◆ 전원책> 글쎄요. 아무도 하지 않는다면 저라도 해야 되겠지만 하지만 저는 그런 것보다는 소를 키우고 싶습니다. 소나 키우지 뭐하러 소 장사까지 하려고 합니까?
◇ 김현정> 아니, 그런데 이렇게 열변을 토하시면서 보수에 대해 얘기하시는 분이.
◆ 전원책> 하도 답답하니까 열변을 토하는 거지. 우리나라에 저보다 나은 인재들 많아요.
◇ 김현정> 그러면 내부에서 뭔가 처절한 고민을 이끌고 가실 리더는 보이십니까?
◆ 전원책> 글쎄요. 한나라당에 괜찮은 중진들 많아요.
◇ 김현정> 자유한국당에.
◆ 전원책> 3, 4선 의원들. 재선까지 포함하면 괜찮은 중진들 꽤 있어요. 제가 꼽기로도 한 열 손가락은 다 채울 수 있습니다. 그분들이 나는 그룹핑을 해서라도 문 걸어닫고 치열하게 토론 좀 해서 어떤 대안을 만들어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바른미래당에 있는 분까지 포함하면 정말 많은 분들 만나거든요. 정말 괜찮은 분들 많아요.
◇ 김현정> 이제 인터뷰를 정리해야 될 텐데 전원책 변호사님. 어쨌든 난 비대위원장 아니다, 나는 시켜줘도 안 한다. 이것만은 분명하시네요.
◆ 전원책> 왜 같은 질문을 왜 자꾸 하십니까? (웃음)
◇ 김현정> (웃음) 소나 키울랍니다. 이게 정답이군요.
◆ 전원책> 소나 키워야죠. 외양간 커요. 소 많아요.
◇ 김현정> 소들 여물 잘 먹이시고요.
◆ 전원책> 그럼요.
◇ 김현정> 저 한 번 놀러가겠습니다, 외양간으로.
◆ 전원책>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보수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분이죠. 지금 한국당의 비대위원장 내정설이 어제 돌면서 하루 종일 화제였습니다. 직접 의사 들어봤습니다. 전원책 변호사였습니다. (속기= 한국스마트속기협회)김현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