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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기찬 평양시내, 냉면 육수 비법은 "비밀입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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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7-0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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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여성 화려한 양산 눈길…미용실 옵션도 다양
9.9절 앞두고 매일 집체극 연습
반미구호는 찾기 어려워
"서울 방값은 얼마나 합니까"
"우린 집을 사고팔지 않습네다"

4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개최된 남북통일농구경기 남자 혼합경기에서 ‘번영’팀 북측 김철명이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남북 통일농구에 참가하는 우리 대표단 101명이 평양에서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3박 4일의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우리측 취재진이 관찰한 평양 시내는 여성들의 화려한 양산과 하이힐이 눈길을 사로잡고, 9.9절을 앞두고 주민들이 동원돼 매일 집체극을 연습하느라 분주했다고 한다.

◇ 냉면 육수 비법은 비밀…외국산 제품도 파는 상점, 가격은 '10,000원'

우리 대표단이 머물고 있는 고려호텔은 '쟁반국수'라는 이름의 냉면 맛이 훌륭하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우리측 취재진이 그 맛에 감탄하면서 호텔 직원에게 "육수에 뭘 넣고 만든거냐"라고 질문하자 그는 "식당 비밀입네다"라며 웃음을 지었다.

호텔의 상점가에는 북에서 생산된 화장품·식료품·기념품 따위를 팔고 있다. 구찌나 마이클 코어스 같은 외국산 명품 가방도 북한 가방과 같은 매대에 진열돼 있었다.

별도 공간에는 샤넬, 불가리 등 명품 브랜드 향수와 화장품을 팔고 있다. 가격 표시는 '10,000원'으로 북한 화폐단위가 표시돼 있고, 이 경우 100달러로 계산한다고 한다.

◇ 미용실 '긴머리 전기파마 45달러'…하이힐 신는 북한 여성들

4일 오전 평양에서 시민들이 거리를 지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호텔 지하 1층에는 미용실이 있는데, 북측 여성들이 커트와 파마등 머리를 하고 있었다.

직원이 "미리 예약을 하고 오면 좋다"고 말하는 것으로 볼 때, 우리처럼 '예약제'가 성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미용실은 머리빨기(샴푸, 2달러), 건발(머리 말리기), 머리모양만들기, 긴머리 전기파마(45달러), 짧은머리 전기 파마(30달러) 등 가격표를 붙여놨으며, 우리나라처럼 성별과 길이에 따라 가격을 차등화하고 있다.

취재진이 '머리 빨기'(샴푸)를 체험해보려하자, 직원은 "머리가 많이 안 좋습니다. 영양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고 제안했다.

머리 영양은 15달러, 40달러, 50달라 등 3가지 종류로 세분화 돼 있었다.

직원은 머리 영양을 해주면서 "머리가 잘 빠지고 푸석푸석하고 힘이 없다"며 "머리카락 영양 상태는 콩팥과 관련이 있으니 건강을 잘 챙기고, 검은깨 등 모발 건강에 좋은 음식을 많이 먹으라"고 조언했다.

머리 영양에 좋다는 헤어 관련 제품은 일본산과 외국산, 북한산이 함께 비치돼 있었다. 북한 직원은 "영양을 하셨으니 건발(드라이)는 서비스로 해드리겠다"며 우리나라 미용사들처럼 웨이브를 살려주는 스타일을 구사했다.

평양 여성들이 샌들과 하이힐을 신고 시내를 오가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2~30대 여성은 물론 중년 여성들도 10cm가 넘는 굽을 신고 다니곤 했다.

또 여성들은 화려한 양산을 패션 아이템으로 들고 다니고 있다. 서울 시내 백화점에서 파는 것보다도 화려하고 반짝거리는 양산이 많았다는 전언이다.

◇ 9.9절 앞두고 집체극 연습하는 주민들…반미구호는 거의 사라져

4일 오전 평양에서 시민들이 거리를 지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평양 시내는 오는 9월 9일 북한 정권수립 기념일(9.9절)을 앞두고 분주한 모습이다.

올해는 70주년이 되는 해라 그런지 매일 저녁시간이 되면 많은 수의 주민들이 김일성광장에 동원돼 집체극을 준비하고 있다.

주민들은 흰색 옷을 입고 모여있었고, 손에 막대풍선을 들고 있는 그룹들도 있었다.

취재진이 북측 관계자에게 무슨 행사가 있느냐고 질문하니, "우리 9.9절 있으니까 그거 준비하는 거지"라며 "남측 기자들 중 아리랑 공연 본 기자들 많지 않디요?"라고 되물었다.

시내 곳곳에는 선전문구가 설치돼 있었다. '일심단결', '계속 혁신, 계속 전진', '만리마 속도 창조' 등 지난 4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의 '사회주의 경제 건설 총력'결정 관철을 독려하는 내용들로 보인다.

반미구호는 만수대 언덕 주변에만 몇 곳에서 찾아 볼 수 있었다. 평양 방문 경험이 있는 우리측 당국자는 "북한 선전물의 숫자도 크게 줄었지만, 반미 관련 내용은 거의 사라진 것 같다"고 전했다.

◇ "서울 방값은 한달에 얼마?" 북측 관계자의 궁금증

북측 관계자들은 "서울은 방값이 한 달에 얼마나 합니까?", "그런 걸 월 얼마씩 내고 있는 거죠?", "그 돈이면 달러로 얼마나 됩니까?"라며 서울 집값에 대해서 궁금해했다.

취재진이 전세냐 월세냐에 따라 다르다고 하자, "그럼 월세는 얼마고 전세는 얼맙니까?" "전기, 난방 이런 돈까지 합하면 한 달에 한 200달러쯤 냅니까?" 라며 상세하게 질문했다.

반대로 취재진이 북측 고층아파트를 가리켜 "저런 살림집 한 채는 얼마입니까?"라고 물어보니 "여기 사정 다 알 텐데 우린 집을 사고팔지않습네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에이~다 사고팔고하는 거 알아요. 얼마에요 대략?"이라고 물으니 별다른 말 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도 "몸살이 나셨다는데 많이 안 좋으신 거냐", "근데 왜 그렇게 되신 거냐" 건강상태에 대한 질문도 많았다.

취재진에게 제공되는 편의도 대체로 만족스러웠다. 회담본부 상황실로 바로 연결되는 직통전화와 서울로 연결되는 별도 전화를 놔주었고, 경기가 열리는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는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0082-10-****-****'처럼 국제전화를 거는 방식으로 서울과 전화 통화도 가능했고, 음질도 매우 깨끗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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