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를 위해서라며?' 세네갈축구협회가 폴란드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공돌리기로 시간 보내기에 급급한 일본 축구대표팀의 행동이 축구 정신에 위배된다며 국제축구연맹에 공식 서한을 보내 징계를 촉구했다. (사진=노컷뉴스/gettyimages)
일본에 밀려 16강 진출이 좌절된 세네갈이 국제축구연맹(FIFA)에 항의 서한을 보냈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축구 정신에 어긋난 행동을 보인 일본에 대한 징계를 촉구하는 내용을 담을 서한이다.
영국 BBC는 2일(한국시간) "세네갈축구협회가 6월 30일 FIFA에 공식 항의했다"며 "일본의 시간 끌기를 축구 정신을 위배한 행위로 봤다"고 보도했다.
일본과 함께 2018 러시아 월드컵 H조에 속한 세네갈은 1승 1무 1패로 승점 4를 기록해 일본과 동률을 이뤘지만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득실차(0)와 다득점(4골)이 같았고 2대2 무승부로 상대 전적에서도 우위를 가릴 수 없었다.
양 팀의 운명을 가른 것은 페어플레이 점수였다. 페어플레이 점수는 이번 대회 처음으로 도입된 제도다. 경고 1점 감점, 경고 누적으로 인한 퇴장 3점 감점, 즉각 퇴장 4점 감점 등으로 감점이 적은 팀이 높은 순위를 차지한다.
세네갈은 조별리그에서 총 6장의 경고를 받았다. 일본은 이보다 2장 적은 4장을 받아 페어플레이 점수에 앞서 16강에 올랐다.
문제는 일본이 이 점수를 의식해 최종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이었다.
폴란드와 경기를 치른 일본은 0-1로 끌려가던 상황에서도 공격할 의지를 보여주지 않고 공을 돌리며 시간 보내기에 급급했다. 같은 시간 콜롬비아와 세네갈의 경기에서 콜롬비아가 1대0으로 앞서있다는 얘기를 듣고 추가 실점을 막음과 동시에 경고를 받지 않기 위한 행동이었다.
경기를 지고 있는 팀이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었지만 일본은 16강 진출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이같은 작전을 펼쳤다.
팬들을 야유를 보냈고 경기를 마친 선수들 역시 팬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세네갈축구협회는 "축구 정신을 위배하는 모습이었다. 일본과 같이 경기하는 팀의 선수, 감독에는 징계가 주어져야 한다. FIFA가 적절한 규정을 마련해 달라"고 밝혔다.
일본 대표팀에 대한 비판도 빼놓지 않았다.
세네갈 축구협회는 "니시노 아키라 일본 감독이 기자회견에서 '0-1로 경기를 끝내려고 했다'고 말했다. 충격적인 인터뷰였다"며 "공정하지 못한 일본 대표팀의 태도에 개탄한다"고 분노했다.
하지만 FIFA가 이미 '페어플레이 점수제를 바꿀 필요가 없다'고 밝힘에 따라 세네갈축구협회의 요청은 수용되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