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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지 "나보다 나은 조현우, 나보다 못한 노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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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전 승리, 5천만이 바랐던 기적
압박·협력 수비로 최강공격 지웠다
미친선방 조현우, 申감독 최대성공작
공격참여 노이어…"내 옛모습 생각나"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병지(전 축구 국가대표 골키퍼)

 

[김영권/월드컵 대표팀]
너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너무 잘해 줘서 너무 고맙고요. 정말 4년 동안 너무 힘들었는데 이번 월드컵을 통해서 그 힘듦이 조금이나마 나아져서 진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이제 앞으로도 더 중요하니까 앞으로 대한민국 축구를 위해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조현우/월드컵 대표팀]
독일이 세계 1위지만 저희가 주눅들지 않고 정말로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하자고 말했고 그리고 국민들이 응원을 해 주시니까 정말 국민을 생각하면서 후회 없이 경기 하자고 그렇게 말씀했습니다.

[손흥민/월드컵 대표팀]
선수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자랑스럽고 저희가 16강에 올라가지는 못했지만 선수들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고 4년 전과 비교해 보면 너무나도 후회 없는 경기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축구팬들한테 조금이나마 저희가 희망을 드린 것 같아서 선수로서 너무 뿌듯합니다.

다시 들어도 저는 전율이 오르네요. 첫번째 골 넣은 김영권 선수, 조현우 골키퍼, 그리고 두 번째 골 넣었던 손흥민 선수의 짧은 소감 멘트 들으셨습니다. 여러분, 밤잠은 주무셨어요? 저는 이 경기 다 끝나고 나서도 흥분된 마음에 잠을 설쳤는데요. 57위인 우리가 1위인 독일을 꺾었습니다. 비록 16강 진출은 실패했지만 희망을 봤습니다. 이게 우리의 저력이구나, 끈기구나, 우리의 투지구나. 저는 이 생각을 했는데요. 오늘 첫 순서는 선수 출신의 해설위원이죠. 김병지 해설위원. 저는 김병지 선수라고 다시 부르고 싶은데요. 불러보겠습니다. 김병지 선수 나와 계세요? 안녕하세요?

◆ 김병지> 안녕하세요. 골 넣는 골키퍼입니다.

◇ 김현정> 밤잠 주무셨어요?

◆ 김병지> 못 잤습니다.

(로스토프=박종민 기자)

 


◇ 김현정> 왜 못 주무셨습니까?

◆ 김병지> '꽁병지TV'를 하고 있는데, 중계를 했고요. 중계 이후에 다음 올릴 영상을 위해서 준비했고. 팬들과 조금씩 소통했고. 그렇게 밤잠을 설쳤습니다.

◇ 김현정> 이거 사건 맞죠?

◆ 김병지> 대단한 거죠. 5000만 국민이 바랐던 기적을 만드는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요. 이게 뭐 우리에게만 기적이 아니라 축구 역사에서 볼 때도 57위 국가가 피파랭킹 1위, 지난 월드컵 우승팀을 이겼다는 건 기록적인 역사 아닌가요?

◆ 김병지> 그렇죠. 정말 3차전에서 일어났던 경기 중에서 제일 큰 이슈가 됐고. 기적과 같은 스토리가 만들어졌던 게임이 바로 한국과 독일의 2:0 승이죠.

◇ 김현정> 그러면 어제 독일전을 보신 총평, 총 소감을 한마디 하신다면?

◆ 김병지> 5000만 국민의 염원인 기적과 같은 드라마를 썼다.

◇ 김현정> ‘기적과 같은 드라마를 썼다.’ 한마디로 하면 그렇고 그러면 어느 부분이 그렇게 인상적이었는지 기억에 남는 장면. 참 이 부분 잘했다, 어떤 거 기억나세요?

◆ 김병지> 조현우 선수가 마지막 보루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잘 했고.

◇ 김현정> 조현우 골키퍼?

◆ 김병지> 그렇죠. 그리고 수비 라인에서 김영권 선수의 리더십이 빛나는 협력 수비, 이런 게 또 빛났고. 미드필드에서 문제가 생길 거라고 생각했지만 철저하게 외질에 대한 공략을 잘 해냈던 미드필드의 압박 수비 좋았고. 독일의 강점인 측면 공격수들의 그림자 역할들을 완전히 다 지워버렸죠.

◇ 김현정> 아니, 저는 이 생각이 들어요. 이렇게 잘하는데 도대체 스웨덴하고 멕시코전에서는 왜 이렇게 못했나, 이런 게 안 나왔나?

◆ 김병지> 참 안타까운 게 바로 그 부분이에요. 물론 멕시코를 상대했을 때도 조금 아쉬운 게 있지만, 더 아쉬운 건 스웨덴전에서... ‘첫 경기에서 스웨덴을 잡으면 16강 진출 가능하다’라는 그 계획이 정말 맞았던 거죠.

◇ 김현정> 지금 스웨덴이 결국 1위로 올라간 거예요. 16강을.

◆ 김병지> 그렇죠.

◇ 김현정> 결국 알고 보니까 뚜껑 열고 보니까 스웨덴이 1위였어요.

◆ 김병지> 스웨덴이 유럽 예선 리그에서 보여줬던 저력이 지금 나왔었는데. 스웨덴전이 올라올 때 플레이오프로 이탈리아 2연전을 거치면서 올라왔거든요. 그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올라오면서 가졌던 저력이 지금 월드컵을 예선전에서 그대로 지금 보여줬습니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 축구가 얻은 가장 큰 소득은 골키퍼 조현우의 발견이다. 박종민기자

 


◇ 김현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1:0이었잖아요. 조금만 더 막았으면 사실은 지금 조별 리그에서 1위 한 스웨덴도 이길 수 있었던 거 아닙니까?

◆ 김병지> 그렇죠. 그때 당시 보면 비디오 판독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1, 2차전 때는 우리나라가 좀 아쉬운 부분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독일전에서는 주심의 약간은 기운 듯한 판정이 됐지만, 마지막의 결정적인 두 골은 다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분석을 해서 내린 두 골이었거든요. 정말 비디오 판독 시스템 잘했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주심이 기울어졌어요. 제가 보기에도 ‘이거 우리한테 너무 불리한 상황이 아냐’라는 생각이 드는 상황에서도 우리 선수들 잘 뛰었습니다. 그리고 물론 다 잘했습니다만, 그중에서도 전 경기를 통틀어 가장 돋보인 한 명을 뽑으라는 조현우 골키퍼 맞죠?

◆ 김병지> 아마 저뿐만 아니라 모든 분들이 보셨을 거예요.

◇ 김현정> 아니, 골키퍼 후배를 보는 골키퍼 출신의 김병지 선수 느낌은 또 일반 국민들하고는 남달랐을 것 같은데. 어떠셨어요?

◆ 김병지> 그렇죠. 항상 월드컵 나가서 고생하는 포지션은 골키퍼잖아요. 그런데 이번에는 조현우 선수도 많은 고생을 했지만, 그 고생을 희망으로 바꾼 선수가 조현우 선수였죠.

◇ 김현정> 월드컵 무대 같은 큰 무대에 섰을 때 골키퍼의 부담감 이런 건 어떤 겁니까?

◆ 김병지> 일단은 정말 ‘하드캐리’ 해야 된다. 그렇지 않고서는 대패하거나 내지는 승리하기 힘들다는 생각을 가지거든요. 아마 조현우 선수도 저와 똑같은 마음을 가졌을 거예요. 정말 미친 선방을 해야만 팀을 살릴 수 있다는 생각을 했을 겁니다.

◇ 김현정> 그런데 조현우란 사람은 K리그 팬들에게는 모르겠습니다마는, 일반 국민들에게는 사실 낯선 이름이었거든요. 도대체 우리가 이런 보물을 왜 여태 몰랐을까요?

◆ 김병지> 팀적으로 보면 작년 2016년도에 보면 K리그2에 있다가, 그 팀을 올린 장본인이 조현우라고 생각을 하고 그다음에 이번 시즌 대구FC에 있는데 성적 그렇게 좋지 않지만.

◇ 김현정> 지금 대구FC가 팀 성적은 최하위 아니에요? 꼴등.

◆ 김병지> 그렇지만 개인 선방률은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조현우 선수예요.

(자료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김현정> 그랬군요. 그런데 국가대표 발탁된 뒤에도 조현우는 3순위였습니다, 여러분. 1순위가 아니었어요. 그런데 신태용 감독은 어떻게 1순위로 끌어올렸고 세 경기를 다 뛰게 했을까요?

◆ 김병지> 6개월 전까지만 해도 말씀하신 것처럼 3순위였는데 그 이후에 국내에서 평가전을 몇 차례 가졌었어요. 그러면서 좋은 선방을 보여줬었고. 또 조현우가 가지고 있는 ‘빌드업’이라든지 ‘킵력’이라든지 ‘제공권’에 대한 것들을 계속 지켜보면서 기회를 줬었어요. 그러면서 마지막까지 경쟁을 통해서 결정적으로 하루 전날 조현우 선수에 대한 낙점을 확실하게 가진 거죠.

◇ 김현정> 이거 신태용 감독의 최대 업적이 아닌가 싶어요, 조현우 발굴?

◆ 김병지> 최대의 성공작이라고 평가를 받아야 되겠죠.

◇ 김현정> 잘했습니다, 잘했습니다. 그래요. 그런데 우리가 잘한 건 잘한 겁니다만, 독일은 왜 이렇게 못한 겁니까? 왜 이렇게 부진한 겁니까, 랭킹 1위가.

◆ 김병지> 결과론적으로 하면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고요.

◇ 김현정> 첫 단추, 멕시코전?

◆ 김병지> 그렇죠. 거기에다가 아무래도 뢰브 감독이 11년간 독일 감독을 지냈었는데 세대교체에 따른 선택이 조금 아쉬움을 남기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가집니다.

◇ 김현정> 세대 교체하는 과정에서 매끄럽지 않았다는 말씀이에요?

◆ 김병지> 그렇죠.

◇ 김현정> 그게 두고 두고 독일은 회환이 남겠네요.

◆ 김병지> 아마 이번에 돌아가게 되면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이 있을 텐데 그거 미끄러지면 그럴 거예요. 그렇다면 뢰브 감독이 2022년까지 계약이 되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만약 이번 결과로 인해서 문제가 생기고 새로운 감독이 온다 그러면, 절반 이상의 대표팀 구성원이 바뀔 가능성이 많고요. 만약에 뢰브 감독이 그대로 간다 하더라도 아마 큰 폭의 세대교체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집니다.

◇ 김현정> 지금 청취자들 문자도 뜨겁게 들어옵니다. 다들 밤잠 못 주무셨다는 분들도 굉장히 많이 계시고 여러 가지 궁금증들도 많이 계시는데 아무래도 김병지 선수가 골키퍼시다 보니까 골키퍼 관련된 질문이 많아요. 어제 독일의 골키퍼 노이어 선수. 마지막에는 하프라인을 훨씬 넘어서 공격에 참여를 했는데 그때 손흥민 선수가 정말 죽기살기로 볼을 끌고 가서 넣은 거 아니겠습니까? 왜 그렇게 튀어나와 있었을까. 마음이 그렇게 급했던 걸까? 이거 너무 무리했던 거 아닌가. 어떻게 보셨어요?

◆ 김병지> 지금 말씀하신 게 다 포함되어 있고요. 게임을 1:0으로 지고 있으니까 공격적으로 나왔었는데 옛날의 제 모습이 생각나더라고요. (웃음)

◇ 김현정> 김병지 선수. (웃음).

◆ 김병지> 저는 그래도 공 뺏기고 나갔다가 그 볼을 다시 뺏었거든요. 그런데 노이어는 못 뺏었어요.

◇ 김현정> 노이어가 한참 아래네요, 김병지 골키퍼보다.

◆ 김병지> 좀더 배워야 될 것 같아요.

◇ 김현정> 그 말 나온 김에 까마득한 후배, 조현우는 어떻습니까? ‘조현우가 나보다 낫다.’ ‘아니다, 그래도 내가 조현우보다 낫다.’ 이 생각도 해 보셨어요?

◆ 김병지> 조현우 선수 좋죠. 제공권, 위기관리 능력, 빌드업. 그런데 저보다 딱 한 가지 못하는 게 있기는 있더라고요.

◇ 김현정> 뭐요?

◆ 김병지> 그게 드리블이더라고요. (웃음)

◇ 김현정> 드리블. (웃음) 그러면 점수 내면 누가 위예요?

◆ 김병지> 드리블은 골키퍼한테 그렇게 필요한 건 아니니까요. 조현우 선수는 9.8점 줄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겸손한 김병지 골키퍼. 후배 사랑입니다, 이게. 정말 귀한 보물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이 느껴지는데요. 요즘 많이 바쁘시다고요. 아까 꽁병지TV 얘기하셨는데 이게 축구 팬들 사이 굉장히 화제더라고요?

◆ 김병지> 재미있게 공영 방송에서 할 수 없는 그런 얘기들을 중계를 할 때 재미나게 풀었는데 하고 나서 인기는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열심히 지금 축구 사랑 실천하고 있는 김병지 골키퍼. 30초 남았습니다. 우리 잘 뛰고 이제 돌아오는 선수들 신태용 감독에게 한마디.

◆ 김병지> 신태용 감독 고생 많이 하셨고요. 우리 5000만 팬들은 정말 원팀으로서 우리도 함께 뛰었습니다. 돌아오시면 우리 5000만 국민들이 어깨 두드려주고 한국 축구를 위해서 응원 많이 보내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 김현정> 후배들아 하면서 한마디.

◆ 김병지> 후배들아, 정말 고생했고. 힘들었지만 어제 정말 우리 행복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래요. ‘사랑한다!’ 이런 거 하나 하셔야 되는 거 아니에요?

◆ 김병지> 사랑한다, 후배들아. 파이팅!

◇ 김현정> 고맙습니다. 기분 좋은 인터뷰하게 돼서 저도 기쁘고요. 저도 ‘사랑한다’ 전하고 싶네요. 김병지 골키퍼 고맙습니다.

◆ 김병지> 감사합니다.

◇ 김현정> 전 국가대표 선수죠. 김병지 골키퍼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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