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은 모로코와 2-2 무승부로 B조 1위로 러시아월드컵 16강에 올랐다. 하지만 모로코전을 마친 뒤 웃지 못하는 스페인 선수들의 표정에서 예상에 미치지 못했던 스페인의 아쉬운 경기력을 확인할 수 있다.(사진=노컷뉴스/gettyimages)
결국 패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승 후보’라고 부르기에는 크게 부족한 모습이다.
스페인은 26일(한국시각)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모로코와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예선 B조 3차전에서 극적인 2대2 무승부를 거뒀다.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승점 1점을 추가한 스페인은 이란과 비긴 포르투갈을 제치고 B조 1위로 올라섰다. 덕분에 A조 2위인 개최국 러시아와 16강에서 만나 A조 1위 우루과이를 만나는 포르투갈보다 한결 수월한 8강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하지만 모로코와 조별예선 3차전에서 드러난 스페인의 수비 문제는 과연 스페인을 우승 후보로 부를 수 있을까 싶을 만큼 큰 허점을 노출했다. 사실상 주심의 판정도 스페인에 다소 유리했던 만큼 이날의 무승부는 스페인에 상당히 고마운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스페인은 전반 14분의 첫 실점부터 꼬였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빗셀 고베)와 세르히오 라모스(레알 마드리드)가 패스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서로 미루는 듯한 모습으로 역습을 허용했고, 결국 칼리드 부타이브(예니 말라티아스포르)에게 역습을 허용하고 선제골을 내줬다.
1대1로 맞선 후반 10분에는 실점이나 다름없는 슈팅을 내줬다. 노르딘 암라바트(왓포드)가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 때린 강력한 슈팅에 수비는 물론,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맨체스터 유나이티드)까지 꼼짝 못 하고 당했다. 스페인은 암라바트의 슈팅이 골대에 맞고 나온 것이 다행이었다.
연이은 수비 불안은 결국 후반 36분 코너킥 상황에서 교체 투입된 공격수 유세프 엔 네시리(말라가)에게 추가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경기 내내 모로코의 거친 몸싸움과 신경전에 시달렸던 스페인의 수비수들이 엔 네시리를 막지 못했다. 패색이 짙었던 스페인은 후반 추가시간 비디오 판독(VAR)에 의해 얻은 이아고 아스파스(셀타 비고)의 동점골로 패배를 면할 수 있었다.
특히 스페인은 심판의 덕을 상당히 크게 본 경기였다. 경기 중 페널티 박스 안에서 헤라르드 피케(바르셀로나) 등 핸드볼이 의심되는 상황이 여럿 발생한 데다 모로코가 거듭된 항의로 주심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덕에 스페인에 다소 유리한 판정이 나왔다는 해석이 나올만한 판정도 수차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