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가 씨 뿌린 '충청 대망론', 사후 대 끊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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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표' 안 주는 지역色…DJP연합 등 他지역과 '연횡'
JP, 이회창‧이인제 실패, 반기문‧안희정 등은 도전조차 못해
野 이완구‧정진석‧정우택 각축전, 大望과는 거리 있어

고 김종필 전 국무총리(자료사진/윤창원 기자)

 

김종필(JP‧충남 부여) 전 국무총리 서거 이후 충청권 대표 주자의 법통을 누군가 이어받을 수 있을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된다.

충청권은 역사적으로 독자적으로 지역 출신 대선 후보를 당선시킨 적이 없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다른 지역과의 결탁을 통해 정권 창출을 뒷받침하는 전략적 투표를 해왔다. 이른바 캐스팅 보터가 돼 왔다.

최근 반기문 전 유엔(UN)사무총장과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이른바 '충청 대망론(大望論)'을 달성할 기대주자로 기대를 모았으나, 두 사람 모두 허무하게 좌절했다. 여야의 대표적인 인물들은 JP의 아성에 근접하기엔 아직 역부족이다.

◇ '지역 몰표' 없이 PK‧호남 등과 정권창출

정치권에선 충청권 지역주의의 특색이 호남과 영남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옅은 것으로 평가한다. 지역 후보를 밀어주기는 하지만, 결코 몰표를 주진 않는다는 얘기다.

직선제가 부활한 뒤 첫 선거인 13대 대선이 대표적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당선된 해당 선거에서 4위를 차지한 JP는 고향인 충남에서 43.8%를 득표해 2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충북과 경북에서 당시 김대중(DJ) 후보를 꺾고 3위를 차지했다.

각 지역을 대표하는 주자들이 각자의 지역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한 것과 비교된다. 당시 기준으로 노 전 대통령이 대구‧경북(TK)을, 김영삼(YS) 후보가 부산‧경남(PK)을 김대중 후보가 호남권(광주‧전남‧전북)을 대표했다. 야권 관계자는 25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지역 후보들이 자기 지역에서 최소 50%, 최대 80%대(호남) 득표율을 보인 것에 비하면 충남에서 최대 44%를 득표한 JP의 성과는 미미한 것이었다"고 분석했다.

JP가 13대 대선에서 낙선한 뒤 충청권은 독자적인 후보를 내기보다 다른 지역과의 합종연횡을 통해 정권창출에 기여했다. 14대 대선에선 YS와의 3당 합당으로 영남권과 결합됐고, 15대에선 DJP연합에 따라 호남권과 동조됐다.

◇ 충청대망론, 한때 'TK 결탁' 시도했으나 '좌절'

충청 대망론이 다시 고개를 든 것은 박근혜 정부 때였다. 이번엔 충청권이 주인공이고, 박 전 대통령의 TK가 뒤 배경이 된다는 구상이었다.

충남 청양 출신의 이완구(3선) 전 의원이 2015년 총리에 임명됐을 때 친박계가 그를 '꽃가마'에 태웠다는 말이 회자됐다. 계파적으로 영입했다는 의미이면서 충청과 TK 간 결합이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이 전 의원은 충남지사 재임 시절이었던 2009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세종시 수정안에 반발, 사퇴할 만틈 지역색이 강한 인사였다. 그러나 고(故) 성완종 전 의원 사건에 연루된 의혹으로 총리 직에서 낙마하며 '잠룡' 지위도 함께 날아갔다.

이후 대망론을 이어받은 인물은 반 전 총장이었다. 당초 당시 여당 안팎에선 충청 대망론이 최순실의 기획이라는 말이 나돌았으나, 그 구상을 이어받은 것은 김무성 의원 등 바른정당 탈당파였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은 지난 대선전(戰)에서 언론의 '현미경 검증'을 통과하지 못하고 각종 의혹만 남긴 채 퇴장했다.

충청 인사들의 비극은 최근 안희정 전 충남지사로 이어졌다. 지난 대선 충청권을 기반으로 혜성처럼 떠 오른 안 전 지사는 부하 직원을 성폭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허무하게 무너졌다. 충청권 출신인 한 경제계 인사는 사석에서 "이인제, 이회창부터 최근 반기문, 안희정까지 충청 지역 인물들의 대권에 대한 염원이 이어져 왔으나, 최근 큰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 JP‧이회창‧이인제, 반기문‧안희정 이을 맹주는?

JP가 대선 실패 이후 3당 합당과 DJP 연합으로 꿈꾼 것은 내각제를 통한 집권이었다. 이후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부터 이인제 전 의원까지 현 보수야권 인사들의 도전은 매번 무산됐다.

JP가 DJ를 지원했던 15대 대선에선 충남 표심은 이 전 총재와 이 전 의원 등 세 갈래로 분산됐다. 15대 패배에 이어 16대 대선에 다시 도전한 이 전 총재는 당시 노무현 후보의 세종시 공약에 가로막혀 충청권에서 2위로 밀려났다.

이후 17~19대 대선에서 충남권은 대표 주자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이 전 총재가 17대 대선 도전 3수에서 이 지역에서 2위를 차지했고, 지역 기반 정당이 자유선진당이 2008년 총선에서 지역 정당 득표율 1위를 차지했던 것이 그나마 성과였다.

대표주자를 배출하지 못하자 너도나도 포스트 JP, 충청권 맹주를 자처하는 분위기다. 공주 출신의 한국당 정진석 의원은 이완구 전 의원과 충남의 패권을 다투고 있고, 정우택(청주) 의원도 충북 대표주자를 자처하고 있다.

JP와 정치적 진영을 달리하지만 여권에선 노영민 주중대사의 지역구가 충북 청주다. 양승조 충남지사, 이시종 충북지사 등도 충청권 대표 인사다. 그러나 여야를 막론하고 JP와 과거 대권주자들의 반열에 버금갈만한 인물은 아직 눈에 띄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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