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 마련된 회담장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백악관 제공)
북한과 미국이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미군 유해 송환 절차가 시작됨에 따라 한미연합훈련 중단 조치와 맞물리면서 북미간 비핵화 후속 협상이 조만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주한미군사령부는 6.25 전쟁당시 북한에서 전사한 미군들의 유해 송환을 위해 나무로된 100여개의 임시운송 케이스를 어제(23일) 판문점으로 보냈다고 밝혔다.
주한미군은 또 유해를 오산으로 이동시키기 위한 유엔기와 관 받침대도 이송했고, 이와는 별도로 오산에서 미국으로 이송할 때 필요한 158개의 금속관을 용산에서 오산으로 보냈다고 말했다.
조만간 판문점을 통해 200여구 안팎의 유해가 미군 측에 전달되고, 오산 공군기지를 거쳐 미국으로 보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군 유해 송환은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 합의문에 명시된 내용으로, 양 정상 간 합의 사항의 본격적인 이행 국면에 들어간다는 의미가 있다.
이에 앞서 한미 양국은 북한이 북침훈련이라고 비난해온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중단 조치를 발표했다.
이처럼 북미 양측이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는 신뢰 조치를 이행함에 따라 완전한 비핵화와 체제안전보장 이행 방안을 논의할 북미간 후속협상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미국은 유해 송환 절차가 시작되자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다시 강조하는 등 북미 협상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윤창원기자/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 시간으로 23일 기독교 케이블 방송 TBN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으로 기업을 들여오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입지라는 측면에서 엄청난 잠재력이 있고, 놀라운 부동산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자연의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이것으로
뭔가를 하고 싶어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네바다 주(州) 공화당 전당대회 연설에서는 "북한이 핵실험을 하지 않는 것뿐만 아니라 탄도미사일 엔진을 만드는 공장을 없애고 있다"며 "북한이 전면적인 비핵화에 동참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 "북한은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며 "엄청난 일이 많이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후속 고위급 협상 대표로 나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23일(현지시간) 방송 인터뷰를 통해 "북미 양측 모두 넘어서는 안 될 레드라인을 이해하고 있다"며 "이번 협상은 이전과는 다를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된다"고 협상 전망을 비교적 낙관했다.
폼페이오 장관 역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유머 감각이 있고 서구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으며, 똑똑하고 사안들을 매우 잘 알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대남 선전매체들은 24일 일제히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을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사실상 후속 협상을 촉구하고 나섰다.
'우리민족끼리'는 "조미(북미)쌍방은 내외에 천명한 대로 공동성명을 성실히 이행해 두 나라 사이에 수십 년간 지속되어 온 긴장 상태와 적대관계를 해소하고 조미 협력의 새 시대를 열어나가기 위해 책임 있는 노력을 다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