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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한반도는 평화와 협력의 시대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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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만에 러시아 국빈방문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하원에서 연설
"남북러 철도·에너지·전력 협력은 동북아 경제공동체 튼튼한 토대"
러시아 하원 의원 410명 전원 기립박수…일부는 셀카 세례

문재인 대통령(사진=청와대 제공/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이제 남북미는 전쟁과 적대의 어두운 시간을 뒤로하고 평화와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대통령으로는 19년 만에 처음으로 러시아를 국빈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모스크바에 있는 러시아 하원(두마) 본회의장에서 "지금 한반도에는 역사적인 대전환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 대통령의 러시아 하원 연설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판문점선언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더는 한반도에 전쟁은 없다'고 세계 앞에 약속했다"며 "북미정상회담에서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북미 간 적대관계 종식을 선언했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은 핵실험장과 미사일실험장 폐기 등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 조치를 진행하고 있고, 한국과 미국은 대규모 한미연합훈련 유예 등 대북 군사적 압박을 해소하는 조치로 호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놀라운 변화에 러시아 정부와 국민의 적극적 지지와 협조가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남북관계 진전으로 러시아와 함께 하는 경제협력 필요성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구축되면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화할 것이며 러시아와 3각 협력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러시아와 남북 3각 경제협력은 철도·가스관·전력망 분야에서 이미 공동연구 등 기초 논의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또 "3국간 철도·에너지·전력협력이 이뤄지면 동북아 경제공동체의 튼튼한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남북 간 공고한 평화체제는 동북아 다자 평화안보협력체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시베리아 횡단 열차는 단순한 하나의 철도가 아니다"라며 "러시아 노동자들의 황금손에 의해 건설된 생명의 길이며 세계 인식의 지평을 넓힌 문명의 길이고 평화의 길로, 단순히 상품과 자원만 오가는 게 아니라 유라시아 한복판에서 동양과 서양이 만나는 길이다. 그야말로 유라시아 시대를 여는 관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한국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통해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내가 자란 한반도 남쪽 끝 부산까지 다다르길 기대하고 있다"며 "한국과 북한이 유라시아의 새로운 가능성에 동참하고 유라시아 공동번영을 이루는 데 함께 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한 명의 지혜는 좋지만 두 명의 지혜는 더 좋다'는 러시아 속담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다"며 "러시아의 지혜와 한국의 지혜, 여기에 북한의 지혜까지 함께한다면 유라시아 시대 꿈은 대륙 크기만큼 크게 펼쳐질 것"이라고 했다.

향후 한국과 러시아의 더욱 공고한 경제협력 필요성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2020년은 러시아와 한국이 새롭게 이웃이 된 지 30년이 되는 해로, 양국은 뜻깊은 수교 30주년에 맞춰 유라시아 발전을 위한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교역액 300억 달러, 인적 교류 100만 명을 달성하자는 구체적 계획을 세웠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첫째가 미래 성장 동력 확충으로, 혁신을 통해 미래 성장을 준비하는 것은 양 국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진다는 면에서 중요하다"며 "한국은 국내에 한러 혁신센터를 설립하고 모스크바 한러 과학기술협력센터를 확대하겠다. 세계 최고 원천·기초과학기술을 지닌 러시아와 IT 기술에 강점을 가진 한국이 협력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또 "둘째는 극동개발협력으로, 작년 동방경제포럼에서 나는 '9개 다리 전략'을 중심으로 양국 협력을 제안했다"며 "가스·철도·전력·조선·일자리·농업·수산·항만·북극항로 개척 등 9개 중점 분야에서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셋째가 국민복지 증진과 교류기반을 강화하는 것으로, 러시아의 '2024 국가발전목표'에서 최우선 과제 중 하나는 국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국민 보건 향상"이라며 "그 과제에 협력하고자 한국 고급 의료기술이 스콜코보에 함께 하게 될 것이며, 러시아와 한국 기업 협력으로 설립되는 최첨단 한국형 종합병원은 암·신장·뇌신경에 특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재활을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려이 추진하고 있는 국가발전 목표를 언급하면서 한국과의 동질성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러시아는)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변화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잘사는 경제를 목표로 한다"며 "내가 추진하는 사람중심 경제도 목표가 같다. 경제성장 혜택을 국민에게 고루 돌려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양국이 극동지역에서 꾸는 꿈도 다르지 않다. 유라시아 평화·번영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우리 모두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님의 신동방정책은 평화와 공동번영의 꿈을 담은 유라시아 시대의 선언"이라며 "내가 지난해 동방경제포럼에서 발표한 신북방정책은 신동방정책에 호응하는 한국 국민의 꿈으로, 한국과 러시아의 협력이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번영의 주춧돌이라 생각하며, 그동안 진심으로 노력해왔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자 하원의원 410명이 전원 기립해 약 30초 간 박수를 쳤다.

문 대통령은 연단 뒤쪽 의장단과 악수한 뒤 앒자리 의원들과 또 일일이 악수를 하면 환담을 나눴다.

연설 뒤 의원들과의 대화 중도 여러차례 박수갈채가 나오는 등 러시아 하원의원들은 여야를 떠나 문 대통령을 환영했다.

일부 의원들은 문 대통령을 둘러싸고 자신들의 휴대전화로 '셀카'를 찍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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