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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패와 조롱’ 사우디, 끝내 웃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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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감독 교체와 비행기 사고까지 당해
조별예선 2경기 만에 16강 조기 탈락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행에 성공한 사우디아라비아는 무려 3번의 감독 교체와 불운이 겹치며 조별예선 2경기 만에 16강 진출이 무산됐다.(사진=노컷뉴스/gettyimages)

 

12년 만에 월드컵 출전은 깊은 상처만 남겼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1일(한국시각)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우루과이와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예선 A조 2차전에서 0대1로 패했다. 이 패배로 사우디아라비아는 조별예선 2경기에서 모두 패하며 일찌감치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개최국’ 러시아와 이번 대회 개막전에서 예상 밖의 0대5 패배를 당하며 망신을 당했던 사우디아라비아는 우루과이와 2차전에서는 불운에 발목을 잡혔다. 12년 만의 월드컵 복귀는 기뻐할 새도 없이 사실상 끝났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에서 일본, 호주와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친 끝에 12년 만의 월드컵 본선 복귀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들의 월드컵 준비는 본선행 확정과 함께 꼬이기 시작했다. 월드컵 본선행을 이끈 네덜란드 출신 베르트 판 마르바이크 감독이 재계약 협상 도중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전격 사퇴했다.

부임 후 빠른 세대교체와 개편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다시 아시아 축구의 중심으로 돌려놓은 마르바이크 감독과 결별 후 아르헨티나 출신의 에드가르도 바우사 감독이 부임했다. 그러나 바우사 감독 체제도 불과 2개월, 5경기 만에 막을 내렸다.

바우사 감독이 경질된 공식적인 이유는 분명했다. 사우디아라비아축구협회가 밝힌 경질 이유는 12년 만의 월드컵 본선행 진출로 대표팀이 큰 기대를 얻는 가운데 바우사 감독 부임 후 치른 5경기에서 2승3패로 부진한 성적에 그쳤다는 것.

월드컵 본선행을 앞두고 사우디아라비아는 다시 아르헨티나 출신의 후안 안토니오 피치 감독을 선임했다. 칠레의 월드컵 본선행 불발 후 자유의 몸이 된 피치 감독 체제로 어렵사리 월드컵을 준비한 사우디아라비아는 결국 본선에서 열악한 경기력으로 망신을 당했다.

러시아월드컵에 참가하는 32개국 가운데 객관적인 전력에서 가장 열세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대결이었지만 결과는 예상 밖의 큰 점수차가 벌어졌다. 러시아가 무려 5골이나 꽂으며 사우디아라비아의 자존심을 짓밟았다.

이 패배에 사우디아라비아와 단교 중인 카타르의 한 방송사는 0대5 대패를 강도 높게 조롱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소해 정치적인 공방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피치 감독은 “러시아도 잘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가 못해 패했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자초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불행은 러시아와 1차전 대패가 끝이 아니었다. 그들은 우루과이와 경기를 위해 로스토프로 이동하던 비행기 날개에 불이 붙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엔진에 새가 빨려 들어가는 ‘버드 스트라이크’로 추정되는 사고였다. 무사히 비행기는 목적지에 착륙했지만 선수들의 육체적, 정신적 충격은 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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