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당이 전당대회를 8월 초로 앞당기면서 당권 레이스가 본격화되고 있다.
당대표를 두고 '새 얼굴'이냐 '중진 책임론'이냐로 당의 중심 역할을 했던 다선 의원들 간 견해가 엇갈리면서 어느 진영에 힘이 더 실릴지 주목된다.
평화당은 20일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최고위원-국회의원 워크숍을 열고 지방선거 결과 평가, 전당대회 준비 등에 대해 논의했다.
평화당 최경환 대변인은 워크숍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헌이 규정한 오는 8월 31일 보다 앞선 7월 29일~8월 5일 사이에 조기 전당대회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당대회 준비위원장은 사무총장인 정인화 의원이 맡는다.
앞서 당 내에서는 선거결과를 두고 엇갈린 평가가 나왔고 이에 일각에서는 지도부 사퇴와 원내대표 중심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출범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전대까지 남은 기간이 1개월 정도로 짧기 때문에 지도체제를 바꾸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의견이 다수 나오면서 현 지도부가 전대 준비를 마무리하게 됐다.
새 얼굴을 강조하는 사람은 그간 당의 구심점 역할을 해 온 박지원 의원이다.
박 의원은 워크숍에서 "나와 천정배, 정동영, 조배숙 의원은 나서지 말고 새 인물을 내세우자. 네 사람은 병풍역할을 하자"며 중진들의 일선 지도부 일선 후퇴를 촉구했다.
박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는 "대표를 세웠는데 약하다면 정동영 사무총장, 천정배 정책위의장, 박지원 대변인과 같은 식으로 차라리 백의종군을 하자고 했다"며 "솔직히 광주의 최경환, 전남의 이용주, 전북의 김광수 의원을 한 번 시켜보자고 했다"고 밝혔다.
반면 정 의원은 "지금은 당이 위기국면에 놓여 있어 초선의원들이 나설 때가 아니다"라며 "중진 의원들이 모든 것을 걸고 나서서 책임을 지고 일해야 할 때"라고 반대했다. 당의 인지도가 낮은 만큼 박-정-천(박지원, 정동영, 천정배)과 같은 얼굴이 알려져 있는 중진의원들이 나서서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등 정상화 작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현재까지는 4선의 정 의원과 3선의 유성엽 의원 등 다선의원 2명만 출마 의사를 보여 2파전 양상을 띠고 있다. 다만 둘 모두 전북 출신으로 사적으로 친분이 깊고 작은 정당에서 지나친 경쟁 구도나 갈등 국면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부담이 있어 치열한 레이스 대신 대화를 합의 추대가 이뤄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
한편 박·정·천 중 한 명인 천정배 의원은 이날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민주당 등을 향해 "157석을 확보한 개혁 세력이 '개혁입법연대'를 구성해 전체 상임위원장과 전 상임위 다수 지위를 확보함으로써 20대 임기 안에 개혁 입법을 성공시키자"고 제안했다.
이는 여당이 의회의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는 미국식 의회제에서 착안한 것으로 그간 여야 합의에 의해 상임위원장을 배분해 온 우리 국회의 관행과는 다른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