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핵실험 등으로 한동안 전쟁 위기를 겪었던 한반도에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평화적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웃나라 일본에선 전쟁 포기 선언이 담긴 평화헌법 9조를 개헌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평화를 거스르는 아베 정부의 행보를 막기 위한 노력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동참했습니다. 최경배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전범국가인 일본 헌법에는 전쟁을 포기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일본헌법 제2장 9조 1항에는 ‘전쟁 및 무력 포기’, 2항에는 ‘육해공군 등 전력을 보유하지 않음’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평화헌법을 개헌하려는 움직임이 일본 내에서 꾸준히 진행돼 왔습니다.
특히 아베 정부는 ‘자위대 보유’를 헌법에 추가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평화헌법 조항을 사실상 무력화시키려는 시도가 추진되는 가운데 이를 막기 위한 ‘국제 종교인 회의’가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렸습니다.
지난 2007년에 시작해 올해로 6회째를 맞았습니다.
[인터뷰]
노구치 요이치 / 니와노평화재단 이사장
“지금 많은 분들이 외국에서도 알고 있지만, 예전엔 해외에 있는 분들이 헌법 9조를 알지 못했기 때문에 이를 알리기 위해서 국제회의를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벤자민 솔로몬 / 독일복음선교연대(EMS) 아시아 담당 국장
"헌법 9조는 일본의 것이 아닙니다. 헌법 9조는 이웃나라들의 것이기도 하고 세계 공동체가 함께 공유하고 향유할 수 있는 것입니다. 헌법 9조를 통해서 인종, 종교, 성별에 관계없이 모두가 평화롭게 상생할 수 있다는 증거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한반도 평화조약 캠페인’을 전개해 온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평화헌법 9조 수호를 위한 국제종교인 회의에 참석한 것은 한반도 평화와 일본의 평화헌법 9조 개헌 논의가 깊이 관련돼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나핵집 목사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화해통일위원장
“일본이 전쟁할 수 있는 국가로 가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일본이 정말 사죄하고 동북아 지역에서 평화를 위해서 복무할 수 있도록 우리가 일본 사람들을 바꿔내는 일들을 세계종교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소중한 기회를 마련해서 이 자리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교회의 노력은 일본의 평화헌법 9조를 지키는 데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 위협이 사라지면 평화헌법 9조 개헌을 주장해 온 아베 정부에게 명분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성재 목사 / 일본기독교협의회(NCCJ) 총간사
“한국에서 남.북 간에 평화조약을 맺고, 그리고 미국과 북한 사이에도 그런 일이 일어나면 일본이 군사적으로 확대하는 필요성이 근거가 없어지는 겁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헌법 9조를 위한 일본 민주주의를 우리가 지킬 수 있는 것입니다.”
현재 아베 정부는 개헌에 필요한 의석수를 확보하고 있지만 일본 국민의 절반 이상이 개헌에 반대하고 있어 개헌을 강행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평화를 거스르는 아베정부의 평화헌법 9조 개헌 시도를 막기 위한 세계교회를 비롯한 종교 시민단체들의 연대움직임이 힘을 얻어가고 있습니다. 일본 히로시마에서 CBS뉴스 최경배입니다.
(장소) 제6회 일본 평화헌법 9조 수호 국제종교인 회의/ 13일~15일, 일본 히로시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