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의 조카 이동형 다스 부사장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이동형 다스 부사장이 청와대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비자금 120억원에 대한 보고를 하고 칭찬을 받은 정황이 드러났다.
이 전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이 부사장을 만난 사실 자체가 없다며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통령 공판에서 이 부사장의 검찰조사 내용을 공개했다. 이 부사장은 이 전 대통령의 큰 형인 이상은 다스 회장의 아들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 부사장은 2008년 12월 다스 경영 보고서와 도곡동 땅 자금관리 내역이 담긴 문건을 청와대에서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 부사장은 "청와대 관저에서 (이 전 대통령과) 1대 1 티타임을 가졌는데, 도곡동 땅 자금 내역과 120억원을 잘 처리했다고 보고했다"며 "이 전 대통령이 '동형이 잘 했네, 너 혼자 다 해도 되겠다'고 칭찬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칭찬 받는 일은 극히 드문데 나를 칭찬해서 기억에 남는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이 부사장이 말한 120억원은 다스 회계직원 조모씨가 횡령한 것으로 정호영 특검에 의해 밝혀진 돈이다. 이 자금을 돌려받은 다스는 회계 처리하는 과정에서 31억원 상당의 법인세를 포탈했고,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지시로 이 같은 범행이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통령 변호인은 "이 전 대통령은 (청와대) 관저에서 이동형을 따로 만난 적 없다고 한다"며 "청와대 경호실에 이동형이란 사람이 관저에 혼자 온 적 있는지 확인해 보겠다"고 맞섰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이어 "관저에는 경호하는 사람이 있다. 이동형이 대통령과 상관없는 도곡동 땅과 120억원에 대한 회계처리 보고서를 들고 와 경호에서 (문건을) 확인하는 상황을 만들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씨의 횡령에 대한 회계 처리 지시는 이동형이 했다"며 "이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서 처리했다는 진술이 (어디에도)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