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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현백 장관 "남혐 여혐? 소통하면 풀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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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후 5개월, 굉장한 '역사적 진전'
사회적 인식 높아지고 제도도 마련돼
성폭력 신고, 부처 간 협력으로 개선
2차 피해, 기관장에게 책임 물을 것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현백(여성가족부 장관)

미투 운동, 남혐, 여혐 논란, 몰카 같은 여성 대상 범죄... 다 올해 큰 반향을 일으켰던 여성 관련 이슈들이죠. 그 촉발점이 된 게 5개월 전의 미투 운동입니다. 미투 5개월. 우리 사회를 돌아보는 기회, 우리가 함께하고 있는데요. 어제는 서지현 검사의 '미투 그 후'를 돌아보는 인터뷰 보내드렸고요. 오늘은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을 만나보려고 합니다. 최근 여성 관련 이슈들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장관이 생각하는 대책은 뭔지 오늘 좀 짚어보도록 하죠.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입니다. 장관님, 안녕하세요.

 

◆ 정현백>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요즘 여성 관련 이슈들이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고 있어서 여성가족부 장관님도 정신이 없으실 것 같아요.

◆ 정현백>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중에서도 우리가 돌아봐야 될 것, 하나하나 좀 보죠. 우선 서지현 검사 성희롱 폭로부터 시작이 된 이른바 미투 운동. 이제 봄을 지나서 여름까지 왔습니다. 돌아보면 미투 운동이 남긴 것. 어떻게 평가하세요?

◆ 정현백> 저는 우선 미투 운동을 통해서 굉장한 역사적 진전을 봤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여성들 모임이 있어서 제가 한번 물어봤어요. 미투 운동으로 인한 그래도 변화가 있느냐. 그래도 긍정적인 발전이 있느냐 하고 물어봤더니 많은 여성들이, 대다수 여성들이 손을 들었어요.

◇ 김현정> 바뀌었다?

◆ 정현백> 네, 나아지고 있다.

◇ 김현정> 무엇이 바뀌었다라고 구체적으로 얘기하던가요?

◆ 정현백> 국민들 일반의 미투 운동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졌고 여성 피해자들이 발언을 하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여러 제도적인 장치도 상당히 마련을 하고 있어서 여성들이 과거보다 많이 나아졌다. 우리가 이제는 혼자가 아니다 하는 생각을 하는 것. 저는 그건 굉장히 중요한 일인 것 같은데요.

◇ 김현정> 사회적인 인식이. 이게 여성들이 싫어할 수 있는 일이구나를 깨우치기만 했다고 해도, 그것만으로도 이건 큰 성과인데 이번에 그것을 이뤄낸 것 같다, 이런 말씀이세요?

◆ 정현백> 네.

◇ 김현정> 그런데 사실은 굉장히 뜨겁게 시작했는데 끝이 좀 흐지부지된 측면이 있어요, 미투 운동이.

◆ 정현백> 성희롱, 성폭력 관련한 문제가 단숨에 해소되는 건 쉽지 않죠. 그렇지만 저희가 특별신고센터를 통해서 신고를 계속 받고 있고요.

◇ 김현정> 특별신고센터를 운영하고 계세요?

◆ 정현백> 여성가족부가 특별신고센터를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고요. 문화체육관광부, 교육부, 고용노동부도 따로 신고센터가 있어서 신고를 받고 상담과 지원 그리고 2차 피해를 방지하는 작업까지를 지금 진행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사실은 이번 미투 국면에서 여성가족부가 보이지 않는다, 여가부가 어떤 역할을 했는가 이런 비판들도 많이 나왔는데요.

◆ 정현백> 성희롱, 성폭력 있었을 때 신고를 할 경우에 사실 민간 부분에서 발생하는 성희롱, 성폭력은 고용노동부가 담당하고 있고요. 문화체육예술계는 또 문화체육부에서 담당하고 있고 조사는 국가인권위에서 이루어지고 있고요. 그래서 부처 간 협력이 중요하다 하는 견해가 높아져서 10개 부처가 같이 '성희롱,성폭력 근절 범국민 협의회'를 구성했고요. 점검추진단이 생겼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직장에서 벌어진 성희롱, 성추행. 그러니까 성폭력 문제라면 노동부가 담당하고 여성부가 거기 끼어들 수 없었고.

◆ 정현백> 여성부는 공공부문만 담당했습니다.

◇ 김현정> 연예인들, 배우들이 성폭력 당한 문제에 대해서는 또 문화부가 나서서 뭔가 해야 되는 거였고 여성부는 또 뒤처져 있어야 됐고. 이런 것들이 이제 통합이 됐다 이 말씀이세요.

여성가족부 정현백 장관

 

◆ 정현백> 네, 대략 1200건 이상의 신고가 들어와서 그 신고에 대한 상담도 하고 있고요. 치료 과정이라든가 법률 서비스 그런 것들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신고한 피해자가 2차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하는, 피해자를 지원하는 이런 사업들을 원스톱 서비스로 진행하는 걸 지금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예, 또 하나는 미투 국면에서 사실은 후유증처럼 앓고 있는 것이 뭐냐 하면 여성과 남성. 성의 갈등이 벌어지고 있어요. 이른바 여혐, 남혐, 워마드 논란... 메갈 논란 이런 것들 많이 들어보셨을 거예요, 여러분들. 그러니까 남자들이 이제는 우리가 피해자다. 여성이 나 성희롱 당했어, 나 성추행 당했소라고 얘기하는 순간 남자들은 다 무조건 가해자가 돼야 하는 것이냐. 그중에는 무고하게 신고를 당하는 남성들도 있고. 이런 얘기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여성이 남성을 증오하고 남성이 여성을 증오하는 이런 문화들이 서서히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이거 어떻게 보세요, 장관님?

◆ 정현백> 저는 이거를 그냥 단순한 문화적 원인이라기보다는 사회적 위기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을 해요.

◇ 김현정> 사회적 위기요.

◆ 정현백> 위기. 예를 들면 불황이나 실업 등 개인이 겪는 이런 여러 가지 위기상황이 있잖아요. 그래서 그 위기를 약자에게 그 원인을 돌리는 데서 기인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그 대표적인 것이 저는 여성 혐오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런저런 분야에 여성들이 많이 진출하면서 오랫동안 누려왔던 것들을 빼앗긴, 그러니까 자신들의 권위와 혜택이 위협받는다는 위기감이 사실은 심각한 여성 혐오 현상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여성들이 빠른 속도로 성평등 의식이 높아진 데 비해서 사회 저변의 문화는 굉장히 격차가 있는 것 같아요. 이 과정에서 저는 남성들의 참여가 절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바로 그 부분인데요. 그런데 아마 이걸 들으면 많은 남성들이 상당히 비판적으로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면 우리가 지금 이야기하는 게 우리가 지금 불황 속에서 열등감 때문에 이렇다는 얘기냐, 여자들에게 밀려서 그런 불안감에서 이런 얘기를 한다는 것이냐. 우리는 그런 게 아니다. 우리가 피해를 보고 있다, 역차별 당하고 있다." 이런 얘기들 하거든요. 이거 어떻게 풀어야 됩니까?

◆ 정현백> 일단 남성과 여성이 서로에게 말 걸기를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 김현정> 소통. 터놓고 얘기하기.

 

◆ 정현백> 예, 여성과 남성이 서로에게 말 걸기 같은 이런 행사도 하면은요, 작년에 이 행사는 400명 이상의 젊은 남성, 여성이 왔어요. 그래서 서로 얘기하면서 혐오에 대한 오해가 어디에서 오는가 하는 걸 짚어보는 게 중요한데 예를 들면 요즘 검사 새로 임명하면 여성이 60%다, 막 넘고 이러잖아요. 여성이 굉장히 진출해 있다고 생각하시는데요. 지난 거의 한 10년, 20년 사이에 여성의 사회적 진출은 늘었어요. 그런데 대부분의 여성은 저임금, 비정규직에 몰려 있습니다, 사실은. 그리고 여전히 성인 여성의 절반은 경력 단절을 겪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서 이런 우리가 갖고 있는 사회적 위기는 남성과 여성이 같이 풀어가야 되는 것, 서로 협력하면서 같이 풀어가야 되기 때문에 서로에게 말 걸기가 저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서로 대화를 통해서 이 부분은 풀어야 한다... 알겠습니다. 여성가족부 정현백 장관 지금 여러분 만나고 계십니다. 다시 이야기를 미투 운동으로 좀 돌려볼게요. 아까 이제 지금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에 시달린 사람들은 그 신고센터로 가서 상담을 받으면 된다고 하셨는데 이런 2차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어떤 구제가 필요할까요?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 정현백> 예, 2차 피해에서 굉장히 중요한 건 기관장의 책임입니다.

◇ 김현정> 기관장.

◆ 정현백> 2차 피해를 겪게 돼서 직장을 그만둔다거나 직장에서 왕따를 당하거나 하는 것은 그 직장의 기관장의 책임이라고 생각을 해서 이번에 발표된 대책에서는 기관장의 책임을 엄중하게 묻고 경우에 따라는 징역형에까지 이르는 책임을 묻는 법 개정 준비하고 있고요.

◇ 김현정> 공공기관이면 모르겠습니다마는 무거운 처벌이라는 것이. 민간 학교라든지 어떤 민간 기업에 대해서는 법안을 바꾸지 않고는 어려운 것 아닌가요?

◆ 정현백> 거의 130여 개 이상의 법안들이 미투 운동 관련해서 지금 나와서 그걸 좀 조정해서 하고 있고요. 그렇더라도 공공부문 뿐 아니라 학교 혹은 기업에서도 이것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은 저희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진행을 하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또 피해자들이 겪는 고통의 하나가 무고죄, 혹은 명예훼손죄로 가해자에 의해서 고소를 당하는 것입니다. 저희들이 법무부나 검찰과 여러 형태로 논의를 했고요. 예를 들면 성희롱, 성폭력 피해자가 가해자로부터 다시 무고죄로 고소를 당할 경우에는 성희롱, 성폭력 관련 수사가 끝날 때까지는 그것에 대한 수사는 진행하지 않도록 하는 그런 방식의 수사지침을 이미 검찰이 내보냈습니다.

◇ 김현정> 물론 정말로 무고죄에 해당하는 여성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일단은 피해자 중심으로 수사를 다 마치고 나서 무고에 대한 수사에 들어가는 것이지 동시에, 그러니까 압박 수단으로 무고죄를 휘두르는 경우는 없게끔 하겠다, 이 말씀이시군요.

◆ 정현백> 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미투 운동 한 번 떠들썩하게 하고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잊혀지는 것이 아니라 제도적으로 여성들을 보호할 방안을 마련하고 실행해 가는 것. 이제 장관님 어깨가 무거우시네요.

◆ 정현백> 네, 지금 한 번에 들끓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런 피해자에 대한 보호가 하나의 상시체계로 계속 존속하면서 그들을 지원하는 이런 방향으로 저희가 노력하고 있고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리고 여혐, 남혐 이런 문화...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 자리잡을까 봐 저는 걱정이 커요. 아까 소통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그 장치를 여성가족부가 나서서 단단하게 마련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 정현백> 그렇게 하겠습니다.

◇ 김현정> 대단히 고맙습니다.

◆ 정현백> 고맙습니다.

◇ 김현정>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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