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각)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예선 F조 대한민국과 스웨덴 경기에서 조현우가 후반 스웨덴 안드레스 그란크비스트에게 패널티킥으로 실점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의 수문장 조현우가 신들린 선방쇼를 선보였다. 페널티킥에 의한 실점은 있었지만 성공적인 월드컵 데뷔전이었다. 패배 속에서 유일하게 빛난 조현우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8일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1차전에서 스웨덴에 0대1로 패했다.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경기. 신 감독은 깜짝 카드를 꺼냈다. 장신 공격수 김신욱을 최전방에 매치했다. 그리고 조현우에게 골키퍼 장갑을 맡겼다.
김승규의 출전이 유력해 보였던 상황에서 조현우가 경기에 나섰다. 조현우의 월드컵 첫 출전이다. 김승규는 2014 브라질 대회 때 이미 월드컵을 경험했다.
최근 보여준 경기력의 차이가 컸다.
김승규는 지난 1일 출정식을 겸해 열린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경기에서 3실점 하며 체면을 구겼다. 반면 조현우는 온두라스와 평가전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지난 11일 세네갈과 비공개 평가전에서도 90분 풀타임을 소화해 월드컵 출전 가능성을 높였다.
월드컵을 보면서 축구 선수 꿈을 키웠다는 조현우. 묵묵히 최선을 다한 끝에 결국 꿈에 그리던 무대까지 밟게 됐다.
긴장감이 가득할 수밖에 없는 경기. 조현우는 흔들리지 않았다.
조현우는 경기 시작 휘슬과 함께 서서히 경기장에 적응을 시작했다. 수비진과 대화를 통해 간격을 조절하는 모습도 보였다.
완벽한 판단력으로 실점까지 막아냈다.
전반 20분 혼전 상황에서 한국 수비 진영이 흐트러졌다. 공은 우리 페널티 박스 안에 있던 마르쿠스 베리에게 전달됐다. 모두가 오프사이드라고 착각할 수 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조현우는 슛을 막는 데 집중했다.
조현우는 몸을 날려 베리의 슛을 막아냈다. 이어 높게 떠오른 공까지 펀칭하며 위기를 지워냈다. 조현우는 이후 코너킥 상황에서도 완벽한 타이밍에 뛰어나와 공을 잡아채는 과감함도 보여줬다.
18일(현지시각)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예선 F조 대한민국과 스웨덴 경기에서 조현우가 볼을 잡아내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신들린 선방은 계속됐다. 후반 11분 황희찬의 불필요한 파울로 한국은 측면에서 프리킥을 내줬다. 공은 문전으로 올라왔고 조현우는 스웨덴의 올라 토이보넨의 헤딩슛을 막아내며 한국을 구해냈다.
그러나 그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후반 20분 비디오판독(VAR) 끝에 수비수 김민우의 파울이 밝혀지며 페널티킥을 내줬다. 페널티킥은 조현우도 어찌할 수 없었다. 결국 스웨덴의 주장 안드레아스 그란크비스트에게 실점했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던 조현우에게 페널티킥은 너무나 가혹했다.
선방쇼로 한국의 골문을 든든하게 지킨 조현우. 그의 월드컵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