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월드컵 축구대표팀이 14일(현지시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파르타크 훈련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박종민 기자)
무딘 창으로 보였던 러시아. 하지만 월드컵 무대에서 그들이 보여준 공격력은 대단했다. 머리와 발로 고른 득점을 기록하며 개막전을 '골 잔치'로 만들었다.
특히 역습 상황에서 선수들이 보여준 움직임은 단연 최고였다. 촘촘한 수비로 공을 빼앗은 뒤 빠른 공격 전환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궁지로 몰아넣었다. 러시아는 이러한 역습으로 경기 초반에서 많은 코너킥을 얻어내며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러시아 역습의 백미는 확실한 승기를 안기는 두 번째 득점 장면이다. 1-0으로 앞선 전반 43분 안렉산드르 골로빈이 공을 몰고 가다 상대 문전으로 쇄도하는 로만 조브닌에게 패스했다. 조브닌은 공을 측면에 있던 데니스 체리셰프에게 내줬고 체리셰프는 완벽한 볼터치로 수비수 2명을 따돌리고 쐐기골을 넣었다.
정확한 패스, 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 확실한 마무리까지 3박자가 제대로 맞아떨어진 장면이었다.
러시아가 선보인 역습은 한국이 스웨덴전 해법으로 생각하는 공격 전술과도 맞아떨어진다. 신체조건이 좋은 스웨덴 선수들을 상대로 공중볼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기 힘든 상황. 신태용 감독은 역습으로 스웨덴을 무너뜨리겠다는 계산이다. 이승우와 문선민을 발탁한 배경 역시 이러한 이유에서다.
실현 불가능한 시나리오도 아니다. 대표팀에는 정확한 패로 역습의 시발점이될 기성용이 중원에 버티고 있다. 이재성 역시 공간을 보는 눈과 탁월한 패스 능력을 갖추고 있다. 손흥민과 황희찬은 상대를 흔들기에 충분한 빠른 발을 자랑한다.
대표팀의 막내 이승우가 14일(현지시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파르타크 훈련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박종민 기자)
막내 이승우 역시 역습으로 스웨덴을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는 "스웨덴 선수들의 신체 조건이 좋다 보니 수비가 갖춰지지 않았을 때 역습으로 공략해야 할 것 같다"고 자신이 분석한 내용을 밝혔다.
물론 상대의 역습에도 대비해야 한다. 스웨덴은 '선 수비 후 역습' 전략을 주로 사용하는 팀이다. 한국전에서도 에밀 포르스베리를 중심으로 역습을 펼칠 전망이다.
대표팀의 측면 수비수 김민우는 상대가 공격 속도를 올리기 전에 차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월드컵에는 스피드와 기술이 좋은 선수들이 많이 출전한다. 이러한 선수들을 막기 위해서는 조직력이 중요하다. 또 숫자적으로 같은 싸움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상대가 스피드를 살리지 못하도록 최대한 막아야 한다. 그런 연구를 계속하고 있고 또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개막전에서 '역습의 정석'을 보여준 러시아. 한국 역시 이러한 역습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