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4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 사퇴를 발표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자유한국당은 14일 홍준표 대표가 6‧13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뒤 김성태 원내대표의 '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긴급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저도 전혀 준비되지 않은 가운데 당 (대표) 권한대행으로서 앞으로 당을 수습하고, 보수 재건과 당의 혁신과 변화 이끌어갈 수 있는 여러 가지 준비를 지금부터 착실히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되느냐는 질문에 "내일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겠다"며 "모든 걸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답했다. 한국당은 향후 비대위 전환 여부에 대해 15일 의원총회에서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김 원내대표는 "우리 당의 진로에 대해서, 당 체제에 대해서, 이번 선거를 통해서 성난 국민의 분노에 저희들이 어떻게 답할 것인지 냉정하고 치열한 논쟁과 결과를 갖고 명확하게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 대행체제는 홍 대표의 사퇴에 따른 것이다. 한국당의 당규는 당 대표 궐위 시 원내대표가 당직을 승계하게끔 돼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를 거치면서 당 지도부는 사실상 해산 수순에 들어갔다. 김 원내대표를 제외한 최고위 구성원으로 함진규 정책위의장 한 사람만 남았다.
홍 대표가 사퇴하면서 염동열·이재영 최고위원, 강효상 당 대표 비서실장, 장제원 수석 대변인 등도 줄 사퇴 처리됐다. 선출직 최고위원들 중 김태흠 의원은 이날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이철우 경북지사, 이재만 전 최고위원 등은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선거 전 사퇴했다.
앞서 홍 대표는 최고위 모두 발언을 통해 "우리는 참패했고, 나라는 통째로 넘어갔다"며 "모두가 제 잘못이고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 밝힌 뒤 당 대표 직에서 물러났다. 홍 대표로선 지난 2011년 한나라당 당 대표 재임 당시 디도스(DDos) 사건의 역풍으로 물러난 뒤 두 번째 불명예 퇴진이다.
한국당을 기준으론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6년 탄핵당한 뒤 새누리당을 해산, 한국당으로 당명을 바꾼 뒤 홍 대표를 앞세워 대선을 치렀지만 대선과 지방선거를 연이어 패하면서 또 다시 지도부 공백 사태를 맞이하게 됐다.
비상사태 수습 방안에 대해선 조기 전당대회를 통한 정상적인 당권 이양, 외부 인사 수혈에 의한 비대위로의 전환 등의 대안이 거론되지만, 기존의 혁신 수단이 대안이 되기엔 이번 참패가 전례가 없는 상황이어서 마땅한 대안이 아니라는 반론이 당 안팎에서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