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균 남쪽 수석대표(왼쪽)와 안익산 북쪽 수석대표가 14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장성급 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남북 장성급 회담은 2007년 12월 이래 10년 6개월여만에 열렸다. (사진공동취재단)
14일 오전 10시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남북 수석대표의 덕담 속에 제8차 남북장성급군사회담 전체회의가 시작됐다.
북측 수석대표인 안익산 중장은 모두 발언에서 " 비 맞으며 분리선을 넘을 생각을 하니 걱정했는데 남측 대표단이 넘어올 때 한방울도 떨어지지 않으니까 주인으로서 안도감을 가지게 된다"며 "아마 남측 대표단이 좋은 것을 가지고 오니까 하늘도 알아본 것 같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에 김도균 남측 수석대표는 "서울에 비가 많이 와 걱정했는데 다행이 판문점 지역 오니까 비가 그쳐서 걸어서 회담장까지 올 수 있었다"며 "오늘 회담이 성과있게 진행되겠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화답했다.
북측 안익산 수석대표는 또 "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문제를 토의하기 위해서 북과남 군부당국이 이렇게 마주 앉았다고 생각하니 감개무량하다"며 "남측 대표단을 오래간만에 만나고 보니까 여러 측면에서 반가운 마음 앞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오늘 이 장성급군사회담을 되돌아보니까 햇수로 11년만이다. 오랜만에 개최되는 회담인 만큼 성과있게 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또 지난주 곡식의 종자를 뿌리는 절기인 망종을 언급하며 "남북 군사당국이 한 자리에 모여 가을 수확을 기대하면서 이런 회담을 가지게 된 것에 대해 굉장히 의미있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북 대표단이 이날 회담장에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때 노무현 대통령이 기념식수한 소나무 사진을 찍어와 눈길을 끌었다.
안 대표는 "지난 4.27 판문점 선언때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이 심은 소나무가 잘 자라고 있느냐"며 "남측에서 회담하면 넘어가서 그 나무에 물도 주고 복토도 하고 김도 메주고 사진도 찍고 할 계획이었는데 북쪽에서 하다보니 그 소원을 이루지 못했다.남측 대표단 돌아가시는 길에 소나무 돌아보고, 우리 마음을 담아서 가꿔주면 고맙게 생각하겠다"고 언급했다.
안 대표는 이어 "우리도 회담을 준비하면서 여러 생각했다. 10.4 선언에 대해 생각했다. 우리 고 노무현 대통령께서 김정일 국방위원장 동지와 탄생시킨 선언"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대성산 식물원에 있는 노무현 대통령께서 직접 심으신 나무를 돌아보고 왔다"고 밝히고 찍어온 A4 용지 크기의 소나무 사진을 공개했다.
안 대표는 그러면서 "우리 군부가 어렵사리 마주 앉았는데, 소나무처럼 풍파 속에서도 그 어떤 외풍과 역풍 속에서도 북남 공동선언을 이행하는 길에서 자기 초지를 굽히지 말자는 말씀을 드린다. 이것이 민족자주정신이자 자존정신, 판문점선언의 일관된 정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군사회담에서 남측은 우선 군 통신선의 완전한 복원, 군사회담 정례화, 군 수뇌부 간 핫라인 개설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현충일 추념식 때 언급한 '비무장지대(DMZ) 6·25 전사자 유해 공동발굴'을 북측에 제안할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은 '한미연합훈련 중지'를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등을 근거로 오는 8월로 예정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비롯한 한미연합훈련의 중단을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