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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억 날리고 방 뺀 '북한인권재단'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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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추천 이사진 구성 지연되면서 재단 출범 지연
"임대관리비 등으로 15억원 손실…불필요한 재정 손실 누적돼 일단 계약 종료"
"북한 인권 정책과는 무관…재단 출범 가능해지면 다시 사무실 임차"

조명균 통일부 장관 (사진=이한형 기자)

 

여야 정치권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이사진을 구성하지 못해 표류하던 '북한인권재단'이 결국 출범도 하지 못하고 거액의 예산만 날린 채 사무실 문을 닫게 됐다.

통일부는 14일 "불필요한 재정적 손실 누적 등의 지적에 따라 오는 6월말 기준으로 '북한인권재단' 사무실의 임대차 계약을 종료할 예정이며, 지난 주말 사무실 집기 등 비품 이전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북한인권재단은 지난 2016년 9월 북한인권법 시행에 따라 북한 주민 인권 개선을 위해 만들어져야할 법적 기구다.

그러나 총 12명인 재단 이사진을 구성하지 못해 지난 21개월간 서울 마포구에 사무실만 임대해놓고 아무런 활동을 하지 못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인권재단 사무실 운영과 관련해 매월 임대료와 관리비로 6천3백여만원을 부담하고 있는데 출범이 지연되면서 재정적 손실이 가중되고 있어 당초 5년이었던 계약 기간을 단축해 임대 계약을 종료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임대·관리비와 함께 위약금 8천여만원과 1억원의 원상복구비용까지 부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초기 인테리어 비용까지 더할 경우 결국 북한인권재단은 출범도 못해보고 15억원이 넘는 혈세를 공중에 날린 셈이 됐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사태는 이사를 추천해야 할 국회가 손을 놓고 있는 바람에 벌어졌다.

전체 12명의 이사 중 2명은 일부 장관이, 나머지 10명은 여야가 각각 5명씩 추천해야 한다.

2016년 9월 법시행 이후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에서 5명, 국민의당에서 1명을 추천했는데, 2017년말에 현재 여당인 민주당이 5명의 이사를 추천하면서 11명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가 숫자를 조정해야 하는데 정권 교체로 여야 입장이 바뀌면서 이사추천 비율에 대한 협의가 제대로 되지 않아 재단 출범이 계속 지연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때문에 통일부는 모두 7차례에 걸쳐 국회에 공문을 보내 '재정적 손실 문제로 사무실 임대 종료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조속한 이사 추천을 요청했으나 국회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번 조치는 추가적인 재정 손실을 막기 위한 행정적·실무적 조치로서 북한 인권 정책과는 무관하고 북한주민의 인권개선과 북한인권재단의 조속한 출범을 위해 노력한다는 정부의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앞으로 북한인권재단 출범이 가능해지면 즉시 새로운 사무실을 임차해 재단 출범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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