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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모델' 언급한 볼턴…북미정상회담 고의로 무산시키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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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대북 초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의 비핵화 방식으로 리비아 모델을 언급한 것은 북미정상회담을 고의로 무산시키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었다고 CNN방송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볼턴 보좌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분노를 유발할 목적으로 리비아 모델을 언급해 결국 북미정상회담을 좌초시키려 했다고 전했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 4월 29일 폭스뉴스, CBS방송 등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비핵화 방식을 설명하며 '선(先) 핵 폐기, 후(後) 보상'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리비아 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처음으로 '리비아 모델'을 언급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지난달 21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만약 김정은 위원장이 합의를 하지 않는다면 이번 사안은 리비아 모델이 끝난 것처럼 끝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원수였던 무아마르 카다피의 비참한 최후를 연상시키는 리비아 모델은 북한의 강력한 반발을 초래했다.

리비아 카다피 정권은 지난 2003년 12월 미국·영국 등과 비밀교섭 끝에 핵개발 포기선언을 한 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을 수용하는 등 2005년 10월까지 핵 관련 시설과 장비, 연구자료 등을 모두 미국에 넘겨 핵폐기를 완료했다.

2006년 5월 미국과 국교를 정상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카다피 정권은 지난 2011년 10월 아랍권에 거세게 불어닥친 재스민 혁명(튀니지 민주화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붕괴됐으며 카다피는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북한은 볼턴 보좌관과 펜스 부통령의 잇따른 리비아 모델 거론을 비난하며, '북미회담 재고' 가능성을 위협하는 담화를 발표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취소를 발표하는 상황으로까지 이어졌다.

CNN은 "볼턴 보좌관은 아마도 대화의 전 과정을 날려버리고자 했던 것"이라며 "(북미대화가) 미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시도는) 대통령뿐 아니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분노하게 했다"며 "볼턴은 적어도 현시점에서는 (회담준비) 과정, 북한 이슈에서 제외돼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볼턴 보좌관은 지난 1일 미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접견할 때 펜스 부통령과 마찬가지로 배석하지 못했다. 반면,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존 켈리 비서실장과 함께 배석했다.

앞서 CNN은 4일 기사에서 볼턴 보좌관이 '리비아 모델'을 공개 언급한 이후 폼페이오 국무장관과의 갈등이 폭발 직전의 단계로 치달았다면서 "폼페이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건의해 김영철과의 백악관 면담에 볼턴이 배석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당시 면담을 잘 아는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폼페이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영철과의 백악관 면담에 볼턴을 배석하게 하는 것은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백악관은 불화설을 부인한 바 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한 대변인은 "볼턴 보좌관과 폼페이오 장관 사이의 말다툼이 있었다는 루머는 완전히 거짓"이라면서 "볼턴 보좌관은 관계부처 합동으로 진행 중인 절차를 조정 및 통합하는 것은 물론 대통령에게 국가안보 옵션을 계속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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