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황진환 기자/노컷뉴스)
'블랙리스트 타파와 공공성 회복을 위한 연극인회의'(블랙타파)가 한국연극협회 이사장을 향해 재차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블랙타파는 1일 '정대경 이사장은 더 이상 거짓말 하지 말고 사퇴하라'는 논평을 통해, 정 이사장이 언론 등을 통해 밝힌 해명이 '거짓'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29일 블랙타파가 "한국연극협회 이사회는 정대경 이사장을 탄핵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자, 이후 정 이사장은 언론을 통해 "예술위 안에서 지원 배제를 막기 위해 가장 열심히 싸웠다"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알고부터 이를 원만하게 해결하게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 억울하다"고 호소하며, 자신사퇴를 거부했다.
블랙타파는 "정 이사장의 입장은 이미 밝혀진 사실을 왜곡하는 행위"라고 말하는 동시에 언론을 향해 "더 이상 정대경 이사장의 거짓말을 실어나르지 말라"고 주장했다.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의 진상조사(진상조사위) 결과, 정 이사장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으로서 임무를 수행하던 기간에 블랙리스트 실행을 묵인 방조하고, 블랙리스트 피해자 배제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연극인이 더욱 분노하는 지점은 그가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선거에 문체부 등에 요청하여 관권을 개입시킨 범죄사실이다.
블랙타파는 "진상조사위가 지난 8일 발표한 종합결과보고 자료집에는 정대경 이사장이 예술위 위원의 직위를 이용해 문체부, 예술위에 선거 개입을 요구한 사실이 적시되어 있다"며 "정 이사장의 선거개입 요청에 대한 다수의 진술이 있으며, 정대경 이사장은 블랙리스트 실행을 막기 위해 양해조치를 요구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것이 선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스스로 진술하였다"고 했다.
이어 블랙타파는 "블랙리스트 묵인, 방조, 협조 등의 행위도 문제적이지만 선거에 관권을 끌어들인 행위는 그 자체가 범죄행위"라며 "자신의 당선을 위해 민간협회 독립성을 스스로 무너뜨린 파렴치한 행위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블랙타파는 정 이사장을 향해 "지난 과오를 반성하고 사죄하며 최소한의 책임이라도 다하는 것이 연극인으로서 자신의 명예를 지키는 일이다"고 충고하고, 한국연극협회에 "정 이사장의 범죄 사실에 대한 정확한 입장을 밝혀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블랙타파는 지난해 4월, 120개 단체와 600여 명의 연극인·예술가의 지지를 통해 결성된 단체이다. 블랙타파는 정 이사장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거나, 이사회가 그를 탄핵하지 않을 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공범 및 직무유기죄 등으로 형사고발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