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일) 오후 11시에 첫 방송되는 KBS2 새 예능 '거기가 어딘데??' (사진=KBS 제공)
또 한 편의 여행 예능이 나왔다. 각 방송사에서 한두 개쯤은 가지고 있는 장르이기에, 벌써 지루하다는 반응을 보일 수도 있지만 기존 예능과는 조금 다르다.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 아직 여행 경로로 개척되지 않은 새로운 곳에 집중한다. 그렇기에 벌어질 수 있는 예측 불가능한 사건과, 여행 대원들이 겪게 될 모험이 그대로 담긴다. '1박 2일'을 연출한 유호진 PD가 2년 만에 들고나온 신작 KBS2 '거기가 어딘데??' 이야기다.
지난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글래드 호텔에서 KBS2 새 예능 '거기가 어딘데??'(극본 정선영, 연출 유호진·안상은, 제작 몬스터유니온)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멤버 리멤버 포에버'라는 말을 만들어 냈을 정도로 멤버들의 어우러짐을 잘 포착해 '1박 2일' 제2의 전성기를 불러왔던 그가 시작하는 새 예능이라는 점에서 방송 전부터 궁금증이 높았다.
'거기가 어딘데??'는 자연의 위대함을 직접 체험하는 탐험 예능으로, 지진희를 탐험대장으로 해 차태현, 조세호, 배정남이 한 팀으로 뭉쳤다. 좀 더 여유로운 분위기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는 여행 예능과는 결이 다르다. 처음 간 곳도 만만치 않았다. 최근 이들은 오만의 아라비아 사막에 다녀왔다.
'거기가 어딘데??'는 낯선 곳을 탐험하며 막막함을 경험하는 초보 대원들이 목적지까지 닿는 과정을 그린다. 제작진의 개입은 최소화된다. 대원들이 직접 지도와 나침반을 들고 탐험대로 나선다.
(사진='거기가 어딘데??' 예고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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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개된 티저를 보면 '거기가 어딘데??'가 추구하는 방향을 알 수 있다. 잘 정비된 여행지와는 완전히 다른, '좌표'를 찍어야 알 수 있는 사막으로 간다. 몸살감기, 벌레 물린 데와 가려움증에 대비하는 약을 챙겨야 한다. 93201가지의 사건 사고가 기다리는, 예능을 찍으랬더니 탐험 중계방송을 하고 앉아있는, '갈 데까지 간' 예능이 바로 '거기가 어딘데??'다.
유 PD는 "멀고 신비로운 곳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 생활에 원래 관심이 많았고, 언젠가 그런 프로그램을 하는 기회가 오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된 정선영 작가님도 드물게 자연을 좋아하고 본인도 험지에서 느꼈던 경험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어서, 이 소중함을 시청자들에게도 공유하고 싶다는 취지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정 작가는 유 PD와 '1박2일'을 같이한 멤버다.
유 PD는 '거기가 어딘데??'가 다른 해외 로케이션 프로그램과 다른 점으로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보는 여정'과 '야생성이 극대화된 낯선 목적지'를 들었다.
보통 한 나라의 도시를 정해 명소와 명소 사이를 오가는 것이 아니라, 일단 어딘가에서 시작하면 그 지역을 연속 탐험해야 한다는 것이 첫 번째다. 이를 유 PD는 "전대미문의 자율성"이라고 표현했다.
가이드북에 나와 있지 않은, 관광 경로로 개발되지 않은 곳이다 보니 그 지역의 사회기반 시설을 거의 쓸 수 없는 것도 하나의 특징이다. 멤버들의 '야생성'이 강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첫 목적지로 오만의 사막을 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탐험가 인터뷰 중 남영호 대장님이 얘기한 사막 경관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모든 자연환경 중 인간이 거의 안 가는 땅인 것 같다. 한국 시청자들에게 '사람이 없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곳이라 사막으로 갔다"고 부연했다.
유 PD는 "살아서 온 거로 만족한다"면서도 "이렇게까지 예상 못 할 줄 몰랐다. 많은 부분이 계획과 달랐는데 계획대로 된 여행이 꼭 잘된 여행은 아니지 않나 하고 생각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는 좋았다"고 전했다.
'거기가 어딘데??'로 2년 만에 예능으로 돌아온 유호진 PD (사진=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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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험대장을 맡은 지진희는 '거기가 어딘데??'를 통해 예능 프로그램에 처음으로 고정 출연하게 됐다. "멜로 연기를 하는데 제가 너무 웃겨버리면 어떡하나. 드라마에 영향을 줄까 봐 자제했었다"는 지진희는 탐험이라는 키워드에 매료돼 합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인간 한계에 대한 시험, 다큐 같은 느낌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지진희는 "사막에 다녀온 다음 가장 크게 느낀 게 '역시 나는 미비한 존재구나'하는 것이었다"며 "가족의 소중함은 말할 것도 없고, 삶에서 어떤 게 중요한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처음 사막을 떠올렸을 때는 모래만 있고 아무것도 없을 줄 알았는데 돌밭, 풀, 계곡도 있었다"며 "내가 가진 편견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거기가 어딘데??'는 금요일 11시대에 편성됐다. 이미 고정 팬을 확보한 MBC '나 혼자 산다'와 채널A '하트 시그널' 등 위협적인 경쟁자가 자리 잡은 시간대다. 유 PD는 "잘 만들어 놓고 평가는 나중에 받겠다는 다소 무책임한 말을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면서 "시청자들이 '과연 저들은 어떻게 될까' 하는 관점으로 봐 주신다면 좀 더 궁금한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유 PD는 "'거기가 어딘데??'는 스스로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자신과 자연이 맞부딪히는 경험을 그려낸다. 이 부분이 탐험 욕구를 자극할 것이라고 본다. 또, 탐험이라는 게 생각보다 굉장한 보람을 느낄 수 있다는 걸 보여줄 것 같다"고 밝혔다.
KBS2 새 예능 '거기가 어딘데??'는 오늘(1일) 오후 11시에 첫 방송된다.
'거기가 어딘데??'의 출연진. 왼쪽부터 지진희, 차태현, 조세호, 배정남 (사진=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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