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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진출하는 해외 블록체인 기업…韓 떠나는 국내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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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기술 흡수력 높고 이용자 반응 빨라…바이올라AI·스팀잇·IOS 등 국내 진출
"국내 기업은 규제에 발목"…"韓 블록체인 기술 발전 걷어찬 셈"

 

NOCUTBIZ
해외 블록체인 기업들이 우리나라로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한국의 빠른 신기술 흡수력과 높은 투자 열기 등을 발판삼아 글로벌 시장 선점을 노리겠다는 목표다.

반면, 국내 기업들은 가상통화와 블록체인 사업 진출을 위해 해외로 떠나고 있다. 정부의 ICO 전면 금지 조치로 국내 블록체인 기업을 해외로 내쫓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 "프로필 조작·연애 사기 방지" 세계 최초 블록체인 AI 데이팅 '바이올라 AI' 韓 상륙

동남아 최대 데이팅 앱 기업 '런치 액츄얼리 그룹'은 지난 25일 블록체인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한 데이팅 주선 서비스 '바이올라 AI' 출시를 선언했다.

블록체인과 AI를 활용해 가짜 프로필과 러브 스캠(연애 빙자 사기) 등을 막고 맞춤형 연애 코칭을 해주는 '스마트 동반자'를 목표로 한다.

'바이올라 AI'는 '리얼 ID 인증'을 통해 사용자 프로필과 소셜 미디어상의 정보를 검토한다. '리얼 ID 인증'은 블록체인과 함께 이미지 인식 기술을 적용했는데, 인증된 정보는 블록체인 상에 등록된다.

완전히 암호화되면서도 분산화된 개인 데이터는 사용자 모바일 기기에 안전하게 저장된다. 이같은 과정을 거쳐 사진 도용이나 가짜 프로필 조작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제이미 리 공동창업자는 "상대방이 현재 싱글인지, 교제 중인지 결혼 여부 등에 검증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 REL-등록(Relationship Registery)기능을 통해 사용자는 러브 스캠 걱정 없이 안심하고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데이트 앱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다. 그럼에도 한국에 서비스 출시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 한국의 높은 시장성과 빠른 기술 흡수력을 들었다.

제이미 리는 "한국은 온라인 데이팅 시장 규모 면에서도 매년 40% 이상의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블록체인 같은 신기술도 빨리 받아들인다. 다른 국가보다 성장세가 높은 국가에서 가짜 프로필, 연애 빙자 사기 등 온라인 데이팅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 스팀잇·IOS 등 국내 진출…"투자 열기 높고 이용자 반응 빨라"

글로벌 블록체인 스타트업들도 잇따라 국내에 진출했다. 소셜미디어 업체 스팀잇은 최근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고팍스와 손잡고 국내 콘텐츠 확보에 나섰다.

2016년 4월 출범한 이 업체는 게시물을 올린 창작자에게 가상화폐로 보상하는 플랫폼이다. 올해 안에 다른 플랫폼에도 적용할 수 있는 가상화폐 시스템을 구축해 각 커뮤니티가 자신만의 가상화폐를 발행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신생 스타트업 IOS(아이오에스)는 게임, 메신저 등에 적용 가능한 차세대 블록체인 플랫폼을 앞세워 한국에 진출한다. 올해 상반기 중 국내 복수의 블록체인 업체들과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영국 스타트업 에너지 마인도 최근 한국에 사무소를 열고, 대기업·대학교·정부기관 등과 사업 협력을 논의중이다. 에너지를 절감하면 가상화폐를 주는 모바일 앱을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이들 기업 역시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높은 관심과 탄탄한 IT 인프라를 한국 진출 이유로 꼽는다.

네드 스콧 스팀잇 CEO는 지난 3일 열린 방한 간담회에서 "한국 시장은 블록체인 기술과 가상화폐에 빨리 적응한 얼리어답터"라며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IOS 지미 정 CEO도 "한국은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를 갖췄고, 인재들도 많다"고 높이 평가했다.

한국의 투자 열기는 지난해 비트코인 열풍을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토큰 세일' 등을 통해 투자금과 사업 발판을 확보하려는 목적이 크다는 게 국내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여기에 한국은 이용자의 반응이 빠르고, 시장 규모가 작아 신사업의 '테스트 마켓'으로 적합하다는 점도 한몫했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등 더 큰 시장에 진출하기 전에 사전 테스트를 위해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목적이 커 보인다"며 "한국은 마케팅 비용이 적게 드는 데다 이용자의 피드백도 빨라 해외 스타트업에는 더할 나위 없는 테스트마켓"이라고 말했다.

◇ 카카오·네이버 日 설립…"정부 규제·지원 부족, 韓 블록체인 발전 기회 걷어찬 셈"

이처럼 해외 기업들이 앞다퉈 국내 시장으로 뛰어들고 있지만, 정작 국내 기업들은 모호한 규제에 발이 묶인 상태다.

국내 최대 인터넷과 모바일 업체가 가상통화와 블록체인 사업에 진출하면서 나란히 한국을 떠났고 지난해 말부터 쏟아진 정부 규제로 국내 가상화폐 시장은 급격히 위축됐다. 국내 블록체인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 역시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달 27일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해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한 카카오는 블록체인 사업의 거점을 국내가 아닌 일본을 택했다. 연내 아시아 대표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을 목표로,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를 일본에 설립한 것이다.

네이버도 지난 1월 말 가상통화 사업 계획과 함께 일본에 자회사 '라인 파이낸셜'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라인은 일본 정부에 가상통화거래사이트 허가를 신청했고, 곧 홍콩과 룩셈부르크에서도 가상통화 사업을 운영할 계획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국내 블록체인 기업들이 한국을 떠나는 이유는 정부의 'ICO 전면 금지 조치'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9월 금융당국은 "기술·용어 등에 관계없이 모든 형태의 ICO를 금지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유사수신 등 사기위험이 높고 소비자피해 확대 등의 부작용을 우려해 ICO 금지 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정부의 의도와는 달리 국내 블록체인 기업을 해외로 내쫓고, 블록체인 기술 발전을 막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는 지적이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들은 한국을 주시하고 있는데 정부가 오히려 기회를 걷어찼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김철환 정책실장은 "옛날식의 규제가 아니라 문제가 되는 부분만 골라내는 '스마트'한 규제가 필요하다"며 "정부가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은 규제하고, 나머지는 규제를 풀어 국내 기업이 사업을 할 길을 터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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