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가진 살인기계 '터미네이터'가 현실이 될 수 있는 동영상이 공개돼 논란이다.
아티스트인 알렉산더 레벤(Alexander Reben)은 23일 유튜브에 '구글 발사(Google shoots)'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올렸다. 구글 스마트 스피커 구글홈에 탑재된 AI 음성비서인 '구글 어시스턴트'를 이용해 총기를 발사하는 28초짜리 영상이다.
레벤이 구글홈에 "오케이 구글, 총 작동(OK Google, activate gun)"이라고 하자 부저와 함께 공기총에서 비비탄이 발사된다. 타격을 받은 사과는 바닥에 뒹굴었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네, 총을 겨눕니다(Sure, turning on the gun)"라고 답한다.
영상은 단순한지만, AI 음성비서와 TV나 에어컨, 조명을 켜고 끄는 홈 IoT(사물인터넷) 기능이 총기와 같은 살인무기에 이용할 수 있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담고 있다.
레벤은 음성제어가 가능한 스마트 조명 장치를 이용해 구글홈과 연결한 뒤 세탁기에 사용되는 원통코일이 감기면서 방아쇠를 잡아당기도록 만들었다. 레벤은 "설치가 매우 쉬웠다"고 말했다.
레벤은 일반적인 예술 작품은 물론 AI나 인터넷 URL 등 현대 기술을 활용한 다수의 작품을 기획한 아티스트다.
레벤은 IT매체 엔가젯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장치와 관련된 담론은 물리적 존재보다 중요하다"며 "이 프로젝트에 구글 어시스턴트를 사용했지만 아마존 에코와 같은 다른 장치에서도 가능할 것이며, 동시에 발사장치는 아이스크림 제조기나 마사지 의자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엔가젯은 레벤이 구글 어시스턴트를 선택한 것은 구글의 군사 프로젝트 참여와 같은 AI 기술의 양면성과 끊임 없이 발생하는 미국내 총기사고에 대한 사회적 비판을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8일 텍사스주 산타페 고교에서 10명이 사망하고 13명이 부상을 입은 총격사건 등 잇따른 교내 총기사고로 미국 전역이 충격에 빠진데다, 최근 구글의 인공지능 기술이 미국 국방부의 군사 프로젝트(Project Maven)에 사용된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구글 내부 임직원들의 반발은 물론 시민사회단체와 학계로부터 비판을 받아온 터여서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거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