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재판을 흥정 수단으로 삼아 청와대와 교류했다는 의혹에 대해 전국법관대표회의 최기상(49) 의장이 엄정한 조취를 촉구해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국법관대표회의 측은 최 의장이 지난 28일 법원 내부 전산망인 코트넷에 게시한 입장문 전문을 30일 공개했다.
입장문에 따르면 최 의장은 "사법부의 사법행정권 남용행위로 직접 고통을 겪으신 분들과 사법부와 법관에 대해 신뢰를 보내주신 국민들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최 의장은 "잘못된 과거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이에 상응하는 조치 없이는 더 이상 국민 여러분의 신뢰를 받는 사법부의 미래를 기약하기 어렵다"며 "전국법관대표회의 의장으로서 대법원장께 헌정유린행위의 관련자들에 대하여 그 책임에 상응하는 엄정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겠다"고 부연했다.
최 의장은 특별조사단의 조사결과 발표에 대해서도 평가했다.
그는 "조사보고서에 국민 여러분께 차마 고개를 들기 어려울 정도의 사실마저 적시돼 있었다"며 "법원행정처가 재판을 정치적 거래나 흥정의 대상으로 삼아 주권자인 국민의 공정한 재판에 대한 기대와 사법권의 독립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부정했다"고 정리했다.
이어 "언론에 따르면 KTX 승무원 사건의 원고 중 한 분은 패소 판결을 받은 후 절망감과 빚 부담으로 힘들어하다가 직접 생을 마감했다"며 "도대체 누가 고인의 극단적인 선택과 어린 딸의 엄마 없는 삶을 보상할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다음달 11일 회의를 열고 특별조사단의 조사결과와 관련한 향후 제도개선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